[인터뷰] 김흥규 "칩4, 동맹·기구 수준 아냐···中 경제보복 하겠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성휘·김정훈 기자
입력 2022-08-10 00: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 인터뷰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취임 후 처음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칭다오에서 회담했다. 우리 정부가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예비회의에 참여하기로 방침을 정한 뒤 처음으로 한·중 고위급 인사가 대면하는 자리로,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교환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칩4는 동맹이나 기구가 아니라 현재는 반도체 공급망 안정성을 위해 초보적 논의를 시작하는 수준"이라며 "중국에 설명할 것은 설명하고 또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이 있으면 지키면 된다"고 강조했다. 칩4 가입 혹은 불참에 지나친 의미부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반도체 강국인 우리 스스로 목을 조일 필요는 없다"며 "(칩4 예비회의 참여는) 지금 어떤 논의를 하는 것인지 들어보기 위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며, 논의가 전개되는 방향에 따라 대응책을 생각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소장은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소비국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칩4가 목표하는 '공급 안정성'은 결국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의 '소비 안정성'과 동전의 양면 같은 관계다. 
 
그는 "우리도 그렇지만 미국이나 대만도 (중국에 반도체를 판매해야 하니) 무작정 적대할 수는 없다"며 "(국제경제를) 지나치게 이분법적으로 적이냐 우군이냐 바라보는 것은 현실과는 좀 동떨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제보복' 우려에도 "현실적으로 칩4에 아무 내용이 없는데 무슨 보복을 하겠나. 충분히 앞으로 계속 소통해 나가야 한다"며 "대립적인 방향으로 끌고가면 오히려 국민과 우리 경제가 고통을 받는다"고 말했다.
 
다만 김 소장은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가 변화의 시점을 맞았다고 진단했다. 미·중의 전략적 협력관계가 패권경쟁으로 흔들리고, 한·중의 경제 관계가 상호 보완 관계에서 경쟁 관계로 전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국과 수교한 이후 한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3개월 연속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그는 "큰 틀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30년을 위해, 어떻게 우리가 서로 상호 보완적이고 협력적으로 공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소통과 논의들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박 장관은 왕 위원과의 회담 외에도 숙소인 산둥성 칭다오 지모고성군란호텔에서 화상으로 재중 교민·기업인 간담회, 중국지역 공관장 회의 등을 진행했다. 박 장관은 "상호존중에 기반해 한·중 관계를 공동이익의 바탕으로 발전시켜나가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1개의 댓글
0 / 300
  • 전문가가,저렀게 무지해서야

    공감/비공감
    공감:0
    비공감: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