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클라스터' 지속 증가...연구단지 '대전·오송', 수출 기지 '송도'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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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
입력 2022-08-3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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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K-바이오'가 급부상하며 연구개발(R&D) 단지와 생산 전초 기지가 몰려있는 바이오 클러스터가 증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형성된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는 WHO(세계보건기구)가 지난 2월 백신 및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 교육을 훈련하는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지정하는 등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특히 송도와 마곡, 판교 등 국내 주요 핵심 바이오 클러스터가 주목을 받고 있다.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2 한국바이오 소개와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클러스터는 지속 늘어나는 추세다. 2004년 송도와 원주 두곳에 불과했던 바이오 클라스터는 올해 기준 15개 시도에 총 25개로 늘었다.
 
바이오클러스터란 혁신적인 바이오 연구를 위한 대학, 비즈니스 개발을 위한 기업, 연구와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병원 등이 지역 기반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결합체를 말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바이오 선진국에서는 보편적인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 WHO, 韓 바이오 클러스터 '글로벌 바이오 인력 허브' 지정
 
한국의 바이오산업 중심지로 대전, 송도, 오송, 판교, 마곡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송도는 글로벌 바이오 인력 교육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바이오 교육생들은 지난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바이오 기업·기관 7곳을 견학했다. 지난 2월 WHO가 한국을 백신 및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 교육을 훈련하는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WHO가 미국이 아닌 한국을 선택하며 'K-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스텐다드에 근접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천 송도는 2018년 단일도시 기준 세계 최대(56만L)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를 구축해 샌프란시스코(44만L), 싱가포르(27만L)를 제치고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인천시는 지난해부터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확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2030년까지 신규 매립지인 11공구에 부지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바이오 클러스터가 확대 조성되면 유치 기업은 현재 60여개에서 700여개로, 고용인원은 5000여명에서 2만여명으로, 매출규모도 10조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도 100만L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오송생명과학단지는 바이오 및 의료산업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광역경제권 조성 전략에 따라 세계적인 바이오 의료 R&D 허브로 기능하도록 산업, 교육, 연구, 공공기관 인프라를 충실하게 갖췄다. 기업에 필요한 지원이 폭넓고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비임상지원센터 등이 자리잡았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질병관리청 등이 이전하여 관련 행정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테크노벨리에는 생명공학기술(BT) 기업이 대거 입주해 있다. 판교테크노밸리 입주기업 중 BT 기업은 228개(13.4%)에 달한다. 판교테크노밸리는 ICT와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통해 혁신 기술이 탄생하기에 적합한 여건을 갖췄다. 바이오기업은 48개가 있으며 DNA 사슬 모양을 딴 코리아바이오파크가 완공돼 바이오 벤처기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서울 창동 일대 추가 바이오 클러스터 추진...클러스터 성과 '뚜렷'
 
또 서울시에도 바이오 클러스터가 늘어나는 추세이며 꾸준히 성과도 내고 있다.
 
서울시는 홍릉 일대를 바이오 및 의료산업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2017년 ‘서울바이오허브’를 개관했고 다양한 기업을 유치했다. 2021년 기준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하거나 거쳐 간 기업은 147개로 이 기업들은 2017년~2021년까지 5년간 3721억원의 투자유치, 1260명 신규고용 창출, 504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서울바이오허브 인근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등과학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경희대학교병원 등 주요 연구기관과 병원이 몰려 바이오 기업을 창업하는 데 최적의 요건을 갖췄다.
 
최근에는 서울 노원 인근에 신규 바이오 클러스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서울 노원 창동차량기지 일대에 ‘서울대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 부지에는 노원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세계 유수의 제약회사, 의료분야 연구기관 등이 들어서 바이오 의료생태계를 갖춘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메디컬 복합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서울대병원은 물론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차 바이오그룹 등 바이오 기업과도 긴밀히 협의 중에 있다”며, “서울대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조성은 바이오 단지를 필두로 컨벤션, 호텔, 쇼핑센터 등 8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글로벌 최대 규모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는 어떻게 성공했나?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가 성장세를 타고 있지만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의 성공 사례를 배워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은 보스턴·샌프란시스코·샌디에고를 비롯, 17개 지역에 바이오 클러스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 보스턴이 핵심지역으로 꼽힌다. 1980년대 하나둘 모여들던 바이오기업이 현재 존슨앤드존슨·노바티스·GSK 등 초대형 제약사를 포함해 10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미국에서 가장 낡은 도시였던 보스턴은 이제 첨단 바이오산업단지로 변모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중요한 초기 백신이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에서 나오며 세계에 보스턴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의 본사가 보스턴 찰스강 북쪽 케임브리지에 있고 존슨앤드존슨의 제약사업 자회사 얀센은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의대 연계 병원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병원(BIDMC)과 1회 백신 '얀센'을 개발했다.
 
이런 이유로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최신 기술과 풍부한 자본이 한데 모이는 곳이라는 평가다. 
 
또한 보스턴 지역이 바이오클러스터로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하버드대·MIT 등 인근에 밀집된 명문대학과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등 대형 병원도 있다. 대학과 병원이 바이오산업을 육성하는 탄탄한 인프라 역할을 한 것이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이 바이오 벤처 침체기인 것과는 다르게 미국 바이오 클라스터에는 지금도 벤처캐피털 자본이 대거 몰리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최대 수혜 기업 다수가 미국에 몰려있고 기업들의 향후 전망도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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