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는 경제 지표, 연준 테이퍼링 속도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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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7-2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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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등으로 미국의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오는 27~28일(이하 현지시간) 예정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 본격화가 논의될지 여부가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 위기 대응을 위해 연준은 매달 국채 80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400억 달러 등 1200억 달러의 자산을 매입해왔다. 이를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경기 위축을 막겠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백신 배포와 경제재개 등으로 경기회복이 본격화하면서,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선 사들여왔던 자산을 줄여나가는 등 시장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연준은 자산매입 축소에 나서기 위해서는 경제에 있어서 충분한 추가적 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들어 일각에서 경기회복이 주춤하는 지표들이 일부 목격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2일 발표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증가했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지난 17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5만1000명 증가한 41만9000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35만명을 크게 웃돈 것이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 추이와 미국 인플레이션 상황.[그래픽=아주경제 DB]


고용시장의 부진은 경기가 예상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준은 물가보다는 일자리 회복을 통화정책 변화의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5월에 3.4%까지 올랐다. 이는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그러나 연준은 이 같은 물가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와 생산의 불균형이 맞춰질 경우 물가는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연준은 고용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전까지는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보고 있지 않다. 지난 12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미국 경제가 아직 (고용 회복)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주 발표된 경제 지표도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6월 전미 활동 지수는 0.09로 집계되면서 전달의 0.26보다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 0.3도 밑돌았다.

미국의 민간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6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7% 상승한 115.1을 기록했지만, 전월 상승률 1.2%보다 둔화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8% 상승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경제 지표가 다소 부진하게 나오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다시 하락했다.

일단 연준은 테이퍼링을 시작하기 전에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7월이나 9월 회의에서 테이퍼링이 당장 시작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또 경제 지표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장 테이퍼링과 관련한 결론을 내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여름 후반 잭슨홀 회의(8월 26~28일)나 9월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만약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할 경우 당장 올해 말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도 있다.

문제는 연준 내에서도 향후 테이퍼링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 일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연준이 빠르게 테이퍼링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불러드 총재는 경제 지표가 앞서 테이퍼링이 이뤄졌던 2013~2014년보다 훨씬 더 변동이 심하다고 지적하면서, 매입 자산 규모를 줄이는 속도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 등은 너무 일찍 긴축에 나설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면서 물가상승 목표치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한편, 미국 국채시장은 최근 시장 흐름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8일 1.2%대로 접어든 뒤 일주일 내내 1.3% 미만에 머물고 있다. CNBC는 "채권 시장은 최근 코로나19 이후 활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경기 회복이 둔화하고 가격은 급등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21일 지적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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