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여름 테마] 증시는 벌써 가을?...폭염 관련주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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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1-07-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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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가장 덥다는 절기상 대서(大暑)인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북악팔각정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붉게 물들어 있다. 열화상 카메라 사진은 온도가 높은 곳은 붉은색, 낮은 곳은 푸른색으로 표시된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불볕 더위에 요동치던 폭염 테마주가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무더위가 이번주 최정점을 찍고 다음주부턴 다소 하강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테마가 다소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22일은 절기상 가장 덥다는 '대서'로 낮 최고기온이 38도 이상까지 치솟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주 아침 기온은 23~26도, 낮 기온은 30~35도로 예측됐다. 대기 중상층부에 뜨거운 공기가 마치 돔에 갇힌 것 같은 열돔현상이 다소 사그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동안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겹쳐 정체하며 폭염이 지속됐지만, 앞으로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각각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 2018년 당시처럼 40도를 육박하는 무더위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여름 테마주에 대한 관심도 한풀 꺾인 기색이다.

다소 주춤했지만 열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폭염 테마주를 향한 관심이 누그러진 데 대해 일반적인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계절 테마주는 해당 계절이 돌아오기 2~3개월 전 선취매하는 것이 공식처럼 여겨진다. 길게는 반년이나 1년 전부터 대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기준 효성중공업은 전거래일 대비 500원(0.64%) 오른 7만8500원에 장 마감했다. 현대일렉트릭(0.23%), 대원전선(0.2%) 등도 소폭 상승 마감했다. 다만 대한전선은 전일보다 45원(1.69%) 내린 2615원에 마감했다.

앞서 이들 전력설비 관련주는 전력 사용량 증가에 따른 수급난이 예상되면서 급등세를 나타낸 바 있다. 지난 15일 기준 효성중공업은 전거래일보다 4.69%(3700원) 오른 8만2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한신기계 등 일부 종목은 정부의 원자력발전(원전) 재가동 방침에 힘입어 급등세를 이어갔다. 원자력발전소용 공기압축기를 공급하는 한신기계는 23일 기준 전거래일보다 8.18%(350원) 오른 463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계획예방정비 등으로 정지 중이던 원전 3기(신월성 1호기, 신고리 4호기, 월성 3호기)를 이달 중 순차적으로 재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월성 1호기(1GW)가 지난 18일 가동하기 시작한 데 이어 21일 신고리 4호기(1.4GW) 가동을 재개했다. 월성 3호기(700MW)도 재가동한다.

국내 선풍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신일전자도 23일 기준 전일보다 70원(2.67%) 내린 25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일전자는 앞서 19일 전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29.80%)까지 치솟았던 종목이다.

실외기와 에어컨을 하나로 합친 창문형 에어컨을 생산하는 파세코 역시 23일 현재 전일 대비 4.1%(1000원) 밀린 2만3400원에 장 마감했다. 냉장고·에어컨 부품을 생산하는 에스씨디(-3.07%)도 하락 마감했다.

초복(11일), 중복(21일)이 지나고 다음달 10일 말복만 앞둔 시점이라 계육 관련주도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계육전문업체 하림은 23일 기준 전일 대비 0.94%(30원) 상승한 3205원에 마감했다. 하림과 함께 양대 계육업체로 꼽히는 마니커는 같은 기간 0.43% 하락 마감했다.

마니커는 개별 이슈에 따른 타격도 함께 입었다는 분석이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마니커의 사모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BB에서 BB-로 한 단계 내려 잡았다. 영업실적 악화로 현금흐름이 둔화됐고 손실이 누적돼 자본 완충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빙과류·음료·주류업체 등 음식료 업종, 드라이아이스 제조업체, 장마·태풍, 가뭄, 산불 등 여름성 자연재해 관련주도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주류판매기업인 하이트진로는 전거래일보다 0.99%(350원) 내렸고 액체탄산 및 드라이아이스 공급업체인 태경케미컬도 같은 기간 0.26%(50원) 하락 마감했다. 장마·태풍 후 나오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업체인 코엔텍 역시 동 기간 0.42%(40원) 하락 조정됐다.

폭염이 한풀 꺾인 시점이라 다가오는 가을 테마주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가을이면 추석과 연관된 종목들이 주목받기 시작한다. 택배·포장주가 대표적이다. 국내 대표 종합물류업체로는 CJ대한통운이 있고, 한익익스프레스, 한진 등도 동종 사업을 영위한다. 포장 재료를 제조·판매하는 기업은 태림포장, 대영포장 등이 있다.

이 밖에도 TV·인터넷·모바일 등 플랫폼을 활용,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쇼핑주, 예컨대 GS홈쇼핑이나 현대홈쇼핑 등이 추석선물 관련주로 분류된다.

정관장의 모회사인 KT&G, 건강기능식품과 완제의약품 사업을 영위하는 종근당홀딩스도 대표적인 추석 선물 테마주다. 가을 테마주는 늦여름부터 서서히 오르다가 10~11월 주가, 거래량이 급등하는 특성이 있다.

추석 연휴마다 관람객, 여행객 증가 등으로 특수를 누려온 영화·항공주 등은 델타 변이 출현 등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올해도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올해 추석 연휴는 9월 20~22일인데, 정부는 11월까지 집단면역에 이르겠다는 목표를 잡아두고 있다. 11월 말이면 2차 접종까지 더해 전 국민의 70%가 접종을 완료하게 되리라는 기대다.

지난달까지 소강 상태를 보여온 코로나19는 이달 초부터 다시 번졌다. 23일 0시 기준 일일 확진자 수는 1630명에 달한다. 불과 한 달 전(6월 23일 0시 기준) 확진자 수(645명)보다 152.7% 급증했다.

한편 이 같은 계절 테마도 전반적인 증시 하강 국면엔 형성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따른다. 23일 현재 코스피는 3250선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 초 고점(3305.21) 대비 1.5% 하락한 수치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계절 테마가 실제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확신하기 어려우므로, 기술적 반등(증시의 하향 추세 기간 중에 나타나는 일시적 가격 상승)을 기대하면서 트레이딩 관점을 견지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테마가 실제 실적으로 연결될 것인지는 예측이 힘들다"면서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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