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내 엇갈린 금리인상 전망… 조기 긴축 불확실성만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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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6-1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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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준 대표 '비둘기' 불러드 "내년 말 첫 금리인상 전망"

  • 카시카리 총재 "고용불안 여전 '제로'금리 유지해야"

  • "연준, 조기 긴축 불안만 키운 'FOMC 점도표' 없애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둘러싼 조기 금리인상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연준 주요 인사들의 금리인상 전망이 엇박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대표 비둘기파(dove·온건파)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2022년 말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며 시장의 긴축 우려를 키웠다. 반면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2023년까지 현재의 제로금리(0~0.25%)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건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불러드 총재는 이날 CNBC와 대담(인터뷰)에서 2022년 말 첫 금리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물가상승 속도가 이전보다 빠르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불러드 총재는 "경제(활동) 재개가 잘되고, 좋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물가상승률이 더 높다"라면서 "우리가 물가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여기서 좀 더 '매파적(hawkish·강경파)'이라고 불리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CNBC는 "(불러드 총재의 발언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성명에 담긴 수정된 물가상승률 예측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 16일에 끝난 FOMC 정례회의 성명에서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 전망치를 지난 3월의 2.4%에서 3.4%로 상향 조정했다. 또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 PCE 지수 전망치도 2.2%에서 3%로 높였다. 아울러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치도 6.5%에서 7%로 올렸다.

불러드 총재는 FOMC 성명에 담긴 경제성장, 물가상승 전망치에 대해 "전반적으로 매우 좋은 소식이다. 우리는 경제가 이만큼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좋아하고, 이런 경제 개선 방식으로 고용시장이 회복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내년에 금리인상을 시작하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FOMC 성명보다 낮은 3%로 제시했다. 이어 내년 물가상승률은 2.5%로 제시, 연준의 정책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사진=CNBC 누리집 갈무리]


불러드 총재는 "이처럼 양호한 경제성장은 예상보다 빠른 인플레이션을 촉발한다. 특히 몇몇 지표는 지난 1980년대 초 이후 최고 수준까지 좋아지고 있다"라며 '상방 리스크(위험)' 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연준이 곧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며 그 과정에서 몇 개월 정도의 논의 과정이 있을 것으로 봤다. 현재 연준의 통화긴축 수순은 '자산매입축소 발표→자산매입축소 시행→기준금리 인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불러드 총재는 "2022년 말까지 물가상승률이 2.5~3%에 이르는 두 해를 보내게 될 것이다. 그것은 일정 기간 목표치를 넘어서는 인플레이션을 허용할 것이라는 우리의 새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라며 내년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첫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현재 일정 기간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잡고, 실제 물가상승률이 이를 넘어설 경우 기준금리 인상 등의 통화긴축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불러드 총재의 이날 발언은 앞서 FOMC 점도표에서 확인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 예상 시점을 2023년에서 2022년으로, 또 1년 앞당긴 것이다. 지난 3월 연준은 오는 2023년까지 0~0.25%의 제로(0) 수준 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었다.

불러드 총재 발언 이후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달 21일 이후 최고치인 20.60까지 치솟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33.37포인트(1.58%) 하락한 3만3290.08을 기록,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사진=CNBC 누리집 갈무리]


불러드 총재가 돌연 조기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사이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조기 금리인상 반대 의견을 내놨다.

카시카리 총재는 이날 로이터통신과 대담에서 "노동시장이 코로나19 이전의 강세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적어도 2023년 말까지 현재의 제로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라며 "대부분의 미국인은 일하기를 원한다. (현재 경제 상황은) 그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고용시장이 연준이 제시한 '완전 고용' 수준으로 개선될 때까지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물가 급등은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기존 입장을 내세우며 현행의 금리를 유지해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는 것을 더 지원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CNBC는 "카시카리 총재의 발언은 점점 매파적으로 변하는 연준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지난 16일 공개된 FOMC 점도표에서 FOMC 위원 18명 중 11명이 2023년 말까지 최소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전망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카시카리 총재는 "FOMC 점도표는 비둘기파적으로 나아간다는 지침을 제공하기 위한 도구였다. 그러나 이제 점도표는 매파적으로 가겠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나는 연준이 점도표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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