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영화 전멸한 여름 극장가, '발신제한'으로 활기 되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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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1-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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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 주연 '발신제한' 제작보고회 [사진=CJ ENM 제공]


올해 여름 극장가는 영화 '분노의 질주9' '크루엘라' '컨저링3' 등 외화들이 강세를 띠고 있다. 극장이 조금씩 활기를 찾기 시작한 5월~6월에 한국 영화는 거의 전멸하다시피 한 상황. 아쉽게도 개봉작도, 흥행작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가운데 조우진 주연 '발신제한'이 6월 23일 개봉을 결정,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여름 극장가를 찾는다. '발신제한'은 극장가, 한국 영화 가뭄을 해소하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위치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발신제한'(감독 김창주) 언론·배급 시사회가 진행됐다.

영화는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 분)가 아이들을 태우고 출근하던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라는 의문의 전화를 받으며 위기에 빠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사회 직후 취재진과 업계 관계자들은 탄탄한 구성과 완성도, 편집 등을 언급하며 한국 대표 범죄 스릴러 장르라 불리는 '더 테러 라이브' '끝까지 간다' 등의 아성을 잇는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발신제한'으로 상업 영화 데뷔한 김창주 감독은 '더 테러 라이브' '끝까지 간다' '터널' 등 편집을 맡은 편집 감독 출신. 특유의 화려하고 긴박감 넘치는 화면 구성과 매끄러운 호흡으로 영화의 긴장감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김창주 감독은 "항상 편집실에서 영화를 완성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이렇게 직접 연출한 영화를 보여드리게 돼 놀랍고 특별하다"라며 데뷔작을 내놓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편집 감독 때와 가장 달랐던 것은 배우의 연기 호흡을 같이 느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엄청난 힘을 뽑아낼 수 있었다. 실제 편집도 배우의 연기와 에너지에 따라 흘러가게 되더라. 촬영 때부터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편집할 때도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영화가 완성된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의 한계점을 넘을 수 있었던 건 주연 배우 조우진의 덕도 컸다. 극 중 성규 역을 맡은 조우진은 인물이 느끼는 감정 변화를 입체적으로 표현, 인물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데뷔 22년 만에 처음으로 단독 주연을 맡게 된 그는 "기적"이라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조우진은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는데) 내가 왜 이렇게 많이 나왔나 싶다"라며 너스레를 떤 뒤, "오늘 해주시는 어떤 말이든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라고 진지한 태도로 임했다.

이어 "살면서 이런 부담과 긴장감을 안고 촬영에 임했던 적이 없었다. 조우진이라는 사람이 느꼈을 만한 긴장감과 부담감보다는 성규가 안고 있는 감정과 상황이 더 깊고 넓고 컸다. 그 마음을 달랠 길은 오로지 성규라는 인물에 몰입하는 수밖에는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는 철저히 성규의 시선과 감정 변화를 통해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조우진 역시 '감정 이입'을 최우선으로 연기했다고.

그는 "감정이입을 하려고 노력했다"라며, "그것밖에 없더라. 자꾸 생각이 많아질수록 감정도 복잡해지고 해결책이 안 나왔다. 그걸 해결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단순하게 '성규에게 모든 것을 던져버리자'라는 것이었다. 조우진이라는 사람은 성규한테 다 맡기고 던지자는 마음이었다"라고 말했다.

조우진 주연 '발신제한'[사진=CJ ENM 제공]


영화는 소재상 여러 한계를 가진 작품이다. 적은 등장인물과 차 안이라는 공간적 한계를 넘어야 한다는 점. 김창주 감독은 "카메라를 노면에 대고 300km를 달리는 느낌으로 찍고 싶었다. 차의 엔진이 해낼 수 있는 가장 강렬한 힘이 표현됐으면 했다"라며 자동차 추격 활극의 주안점을 언급했다.

직접 자동차 추격신을 찍은 조우진은 "자동차가 주는 느낌이 있었다. 저는 자동차가 제2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다. 자동차라는 공간이 주는 느낌과 안팎에서 넘치는 속도감, 타격감 등이 영화적인 요소들이 있다. 큰 역할을 하는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함께, 한 몸이 되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촬영 후 폐쇄공포증까지 생겼다고. 조우진은 "완전히 닫힌, 밀폐된 공간에서 촬영하는 것이 불안하더라.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잠깐 차에서 내렸다가 다시 타고 그랬었던 기억이 난다"라고 털어놓았다.

또 여름 영화답게 아름다운 부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자동차 추격전이 인상 깊다. 영화의 모든 장면이 부산 현지에서 촬영되었으며 김 감독과 프로듀서가 촬영 시작 2년 전부터 장소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해운대는 가장 아름다운 관광지이고 세련된 공간이다. 아름다운 해변도 있는데 그곳에서 인간이 느끼는 가장 두렵고 극한 상황을 표현하면 역설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제작진이 많이 노력했고 해운대 관공서, 경찰 등 협조를 받아 촬영 허가를 받았다. 덕분에 잘 만들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조우진 외에도 딸 혜인 역의 이재인, 의문의 발신자 진우 역의 지창욱 등의 연기도 인상 깊다.

조우진은 "지창욱 씨와 10년 만에 한 작품에서 만났다. 여전히 밝고 바르고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있더라. 좋은 배우이기도 하지만 좋은 사람이었다. 맞은 편에 있는 상대가 지창욱 씨여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이재인 씨가 없었다면 버틸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제가 버틸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딸의 존재였다. 저는 실제 딸아이의 아빠기도 한데, 제 딸이 없었다면 (인물을) 표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인사했다.

김창주 감독의 데뷔작이자 조우진의 첫 단독 주연작인 '발신제한'은 긴장감과 타격감 등 여름 영화로서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

조우진은 "지금부터 펼쳐지는 모든 일은 1999년 단돈 50만원을 들고 상경했던 제게 기적"이라며, 애정을 담아 촬영에 임했음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과 조우진은 "혼을 담아 임했다"라며, "극장에 오시던 분들, 또 극장 가는 법을 잃어버린 분들도 오셔서 즐겁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인사했다. 6월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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