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시니어 모델 김칠두의 나이에 굴하지 않는 도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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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1-06-1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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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뭘 하겠어”라는 말은 시대가 지나도 어김없이 들리는 말이다.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된다고 미루다가 어느덧 은퇴를 하고 꿈은 뒷전으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 67세 모델 김칠두 역시 20대에 모델과 디자이너를 짧게 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모델의 꿈은 접고, 순대국 식당을 했지만 접게 됐다. 시간이 흐르고 딸의 권유로 60대에 다시 모델을 시작한 그는 새로운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그와 함께 늦은 도전을 통한 깨달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티에스피모델 제공/ 모델 김칠두]



Q. 늦은 나이에 모델을 비롯해 뭔가에 도전을 하면서 깨달은 건 뭔가요?

A.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늦은 나이에 모델을 한다는 게 사실 모험이었거든요. 가족의 든든한 믿음으로 시작했지만 불안하기도 했어요. 지금 뒤돌아보니 내가 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내 이름 3글자 ‘김칠두’를 대한민국에 알린 성취감에 뿌듯해요.

Q. 모델로 산다는 건 어떤가요?

A. 장사를 할 때나 모델 일을 할 때나 즐거울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어요. 그래도 모델 일을 할 때는 매번 반복되는 일이 아닌 새로운 브랜드와 그 컨셉에 맞게 다양한 모습 때문에 스케쥴이 잡힐 때 촬영이 어떻게 진행될 지가 너무 궁금하고 기다려져요.

Q. 요즘 패션 포인트는 뭔가요?

A. 복고 스타일을 좋아해요. 옷을 입는데 약간의 레트로 느낌을 내는 것이 무엇보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도 더 잘 어울리게 맵시나게 입을 수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하거든요..

Q. 사람들은 본인을 보면 뭐라고 하나요?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있나요?

A. “멋있다”, “수염은 언제부터 기르셨냐”. “몸매관리는 어떻게 하시냐” 라는 말들을 제일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제일 궁금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 하는데 수염은 장사를 바쁘게 하다 보니 자를 틈도 없어서 기르게 됐어요. 그리고 몸매는 20년 전 의상도 지금 입고 다니는데 타고난 것 같아요.

Q. 안 해본 일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순대국집, 생선, 연탄, 쌀 등 여러 가지 많이 했는데 그 경험들이 지금 하는 일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줬나요?

A. 안 해본 일 없이 정말 많은 일을 해봤어요. 그래서 모델 일도 그런 일중 하나 뿐이라는 생각으로 부딫혔어요. 제 자신감의 근원이 되었던 것 같아요.

Q, 20대에 짧지만 모델 경험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모델을 다시 하면서 그때와 무엇이 달랐나요?

A, 20대에 모델선발대회를 출전만 해보고 입상을 했었지, 모델 경험을 해본 것은 아니에요. 당시 입상 후 한 기업의 모델로 될 수 있었지만 입상 후에도 모델의 기본을 배우기 위해서는 금전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20대 당시에는 모델 일을 해보지 않았지만 지금 모델 일을 하면서 그때 해봤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가끔해요.

Q. 패션이란 무엇이며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이 뭔가요?

A. 패션이란 또 다른 나인 것 같아요. 옷을 통해 그 사람이 보여진다는 옛말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니거든요. 별다른 감각보단 내 몸 내 사이즈에 맞게 옷을 입는 편이고 색상 조합을 비슷한 톤으로 맞춘다던지 흔히 말해 깔맞춤을 좋아해요.

 

[사진= 티에스피모델 제공]


Q. 남대문과 동대문에서 옷장사를 하면서 옷을 고를 때와 나이가 들어 패션모델을 하면서 옷을 고를 때 중요시 하는 게 어떻게 다른가요?

A. 옷 장사 할 때는 당연히 잘 팔리는 것들 위주로 사람들이 자주 찾거나 대중화된 것들 위주로 옷을 봤다면 지금은 내가 옷을 통해 돋보일 수 있는 의상으로 많이 찾아 입어요. 모델 일을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잠깐 앞에 나갈 때도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옷을 구입하기 전에 나에게 어울리는 색감이나 의상의 기장을 중요시 하는 것 같아요. 자신의 몸에 너무 길어도 너무 짧아도 멋이 없기 때문에 나에게 어울리는 기장감을 찾아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다른 사람이 뭐가 잘 어울리는지 알아도 내가 잘 어울리는 건 뭔지 잘 몰라요. 평생 내가 누군지 잘 모르면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선생님께서는 본인이 누군지 어느정도는 알게 됐나요?

A.나라는 사람 ‘김칠두’가 무엇인가를 하는 사람. 그리고 열정을 갖고 원하는 바를 하는 사람이라는 걸 뒤 돌아 보니 이제야 알게 됐어요.

Q. 김칠두가 가진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는 뭔가요?

A. 실버색의 자연 곱슬 머리와, 수염이에요. 머리와 수염은 장사할 때부터 시간이 부족해서 기르게 된 것이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멋스러운 실버색이 될지 저도 예상 못했어요. 어떻게 보면 장사할 때부터 제 길은 이미 정해져있지 않았나 라는 우스갯소리도 한번 해 봅니다.

Q. 인생 2막으로 시니어, 모델을 선택할 때 무엇을 중요시해야 될까요?

A.자신의 이미지와 개성이라고 생각해요. 모델이란 키가 커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많이 사라진 추세거든요. 이제는 이미지와 자신의 개성을 더 중요시 여기는 것 같아요. 자신이 고집한 스타일에 반응이 없을 때는 과감한 시도도 도전을 해봐야 돼요. 저도 긴 머리와 긴 수염의 타이틀이 진부해 질 땐 스타일 변화를 할 생각도 있어요.

 

[사진= 티에스피모델 제공]



Q. 나이가 든다는 건 뭘까요? 어떻게 하면 멋있게 잘 늙을 수 있을까요?

A. 제게도 숙제인 부분이에요. 66세 나이라는 숫자만 존재하는 것 같아요. 오히려 지금에서야 더 젊은 친구들과 소통도 하고 아들이 입을 법한 옷을 더 자주 입게 되고 더 젊어져 간다고만 느끼는데 나이라는 장벽이 생기더라고요. 나이가 든다는 것은 더 살아갈 삶에 예습이 아닌가 생각해요. 패션으로 예를 들어 유행은 돌고 돌아 지금 패션이 반영이 되고 재유행이 되는 것 처럼요.

Q. 삶에서 지키고 싶은 태도가 있나요?

A. 젊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젊은 대표님들과 일을 하면서 신세대 용어들을 많이 알게 되었는데 흔히 말하는 꼰대는 되지 말아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그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도 잘 몰랐는데 시대가 바뀜에 따라 저도 변화해야겠더라고요.

Q. 요즘에는 뭘 할 때 제일 행복하세요?

A.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터짐에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피해를 보고 계실텐데 요즘 저는 스케쥴 연락 올 때가 제일 행복해요.

Q. 오랜 꿈을 이뤘습니다. 꿈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뭔가요?

A. 하고자 하는 일에 두려움이 적었어요. ‘이걸 해서 안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보다 ‘해보자’, ‘내가 뭐 어때서? 나 정도면‘ 이라는 도전정신으로 한 걸음을 내딛었어요. 아직 꿈은 더 다양하게 많지만 꿈이라고 할 수 있는 조각은 이룬 것 같아서 뿌듯해요.

Q. 도전을 망설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지금 당장 앞이 캄캄하다고 꿈을 포기하지 마세요. 인생은 길고 살아갈 날도 길기 때문에 아무리 오래 걸려도, 기회는 결국, 꿈을 꾸고 있는 사람에게 옵니다.

Q. 모델로 인생2막의 꿈을 이뤘습니다. 앞으로 뭘 도전해보고 싶으신가요?

A. 모델 일을 할 수 있는 것에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2막을 열었다고 생각해요. 아직도 저의 얼굴은 알아보시지만 김칠두 라는 이름을 석자를 모르시는 분도 많아요. 앞으로 더 저를 알리고 이름만 말해도 알 수 있는 모델 김칠두가 되고 싶어요.

 

[사진= 티에스피모델 제공]


Q. 어떤 완생을 바라세요?

A. 앞으로 모델이라는 직종이 어떻게 될 진 모르겠지만 시니어모델계의 김칠두라는 이름이 남겨졌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인생 2막을 걱정하며 도전을 망설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저희가 살아왔던 지난날들에 비하면 지금 생각하고 있는 당신의 도전이 나에게 주는 큰 선물이 될 지도 모릅니다. 어떤 의미로 다가오게 될지 알 순 없지만 그래도 도전을 했다는 성취감에 행복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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