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IB> 11년만의 코스피 스팩··· 1조 이상 '유니콘'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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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1-04-16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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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10년 이후 11년만의 유가증권시장 스팩 상장​

  • 합병 성공 시 최초 사례··· 비상장 유니콘 기업 주 타깃

[자료=한국거래소 제공]



코스피 입성을 준비 중인 엔에이치기업인수목적(NH스팩)19호가 상장 9부 능선을 넘었다. 11년 만에 등장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이며, 향후 합병에 성공할 경우 국내 증시 역사상 첫 사례라는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향후 NH투자증권 측은 코스피 상장을 계획하는 대형 유니콘 기업 등을 합병 대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전날 NH스팩19호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오는 5월 6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 희망가격은 2000원으로 총 800억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스팩은 기업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설립된 명목상 회사(페이퍼컴퍼니)로, 상장 이후 비상장기업을 발굴해 M&A로 상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신규 상장 이후 합병 대상을 물색하는 기간은 3년간이다.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할 경우 원금에 이자를 더해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

NH스팩19호는 11년 만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스팩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대우증권스팩, 동양밸류스팩, 우리스팩1호 이후 네 번째다. 앞서 상장한 스팩들은 제도 도입 직후인 2010년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으나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상장폐지됐다. 만약 NH스팩19호가 상장 이후 합병까지 완료한다면 우리 증시 역사상 첫 번째 사례가 된다.

NH투자증권이 대형 스팩 상장이라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린 데에는 지난해부터 미국 증시에 일었던 '스팩 열풍'이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뉴욕 증시에 상장한 450개 기업 중 248개가 스팩과 합병을 거쳤다. 올해 역시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1분기까지 미국 증시에 약 300개의 스팩이 상장됐다. 공모 자금도 900억 달러에 달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스팩 상장과 합병 대상 선정 등에 있어 증권사들의 자율성이 국내보다 훨씬 많이 보장되는 편"이라며 "이 때문에 오히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에서 스팩 투자 과열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의 경우 미국과 달리 과열을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 여전히 80억~120억원 규모의 중소형 스팩들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모두 코스닥시장에 상장되는 추세다. 수백억원 규모의 대형 스팩은 사실상 미개척 영역에 가깝다. 상장을 주도한 NH투자증권 ECM2부 역시 이에 착안, 선제적으로 대형 스팩 시장 개척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향후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업이 합병 대상으로 검토될 전망이다. 통상 스팩 합병 비율이 1대10 수준인 데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단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비상장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벤처기업)이 유력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생각하고 있는 유니콘기업 등이 주된 합병 대상 기업군이 될 것"이라며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운용사(PE)들이 투자 이후 자금회수(엑시트)를 저울질하고 있는 회사들도 향후 합병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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