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나라는 해외여행 줄줄이 문 여는데...우리만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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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1-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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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괌·하와이 여행 전 음성판정땐 자가격리 면제

  • 발트 3국 비격리 여행…뉴질랜드·호주도 19일 시작

  • 여행업계 영업 채비하는데 확산세 안잡혀 조바심

[사진=아주경제 DB ]

태국 정부가 나서서 '격리 골프여행' 상품을 출시했던 그때, 전 세계는 열광했다. 코로나19 여파에 하늘길이 막히며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던 상황에서 나온 '파격적 상품'에 여행객들은 '호응'으로 응답했다.
그렇게 서서히 풀리기 시작한 해외여행 빗장은 이달 들어 더욱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상용화하며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정책을 완화하고, 방역 우수국 간 '비격리 여행권역' 실행 계획을 밝힌 나라도 여럿이다. 우리 정부도 백신여권 개통을 비롯해 주변국과 비격리 여행권역 도입을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격리여행으로 해외여행 본격 '물꼬'

'관광'이 주된 수입원인 태국은 올해 초 '골프 격리여행' 상품을 전 세계 최초로 내놨다. 40여명의 한국인은 지난 2월 18일 태국 방콕 아티타야 CC에서 골프 격리에 돌입했고, 3월 6일부터 태국 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골프 격리의 경우 처음 사흘간 방 안에서 격리한 후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 4일 차부터 골프를 즐길 수 있다. 국내 골프 전문 여행사들은 4월부터 매주 목요일 출발하는 태국 골프 격리 상품을 판매 중이며, 여름 휴가철 골프 조기 예약도 받고 있다.

태국은 격리여행을 다양화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고급 빌라와 요트를 활용한 고급 격리상품을 선보였다.

이미 미국, 캐나다 등에서 온 58명의 여행객이 푸껫의 고급 빌라 단지에서 빌라 격리 시범 운영에 참여했으며, 3월 8일부로 격리가 해제된 상태. 현재 빌라 격리는 푸껫 지역에 한해 운영 중이지만, 향후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디지털 요트 격리'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태국관광청 측은 "개인 소유의 요트를 이용해 푸껫 해안가 10㎞ 인근에 머무르는 방식의 격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요트 격리 대상자는 입국 후 맥박과 혈압, 체온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디지털 추적기를 착용해야 한다. 

◆백신 접종 시작··· '음성' 결과 제출하면 격리 면제

여행 전에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후 음성 판정을 받으면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는 나라도 속속 눈에 띈다. 휴양 여행지인 '괌'과 '하와이'가 대표적이다.

미국령 괌은 오는 5월 1일까지 지역 내 성인 인구 백신 접종률이 50%에 도달하면 격리를 면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괌을 방문하는 모든 여행객은 '14일 격리 조치'를 준수해야 하지만, 접종률이 목표치에 도달하면 격리 요건을 변경, 향후 비행기 탑승 전 72시간 이내에 발급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고 격리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다만 여행객들은 추후 공공 보건에 대한 점검과 증상 보고를 위해 괌 코로나19 경보 앱과 공중보건 점검을 위한 사라 경보 앱을 반드시 내려받아야 한다. 

미국 하와이주는 지난 2월 5일부터 한국을 대상으로 '방문객 사전 검사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하와이주와 업무 협약을 맺은 국내 지정 병원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음성 결과지를 소지하는 방문객들에 한해 10일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해 주는 내용이다. 하와이안항공은 하와이 입국 시 대기시간을 줄여주는 사전 등록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도 했다. 

◆격리 없이 '여행'··· 비격리 여행 권역

코로나19 상황에서 격리 없이 해외여행을 하는 최적의 방법은 비격리 여행 권역(트래블버블)이다. 비격리 여행 권역은 지난해 7월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발트 3국이 상호관광을 위해 도입했으며, 싱가포르와 홍콩도 지난해 12월 도입에 합의했다가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시기를 미뤘다.

올해는 대만과 남태평양 팔라우가 비격리 여행 권역 실행에 합의하고, 4월부터 팔라우 입국자만 자가 격리 없이 입국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3박 4일 혹은 4박 5일 일정의 묶음 여행상품(패키지 투어)을 이용하는 경우에 한정했다. 패키지는 '여행자들의 동선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10월 제한적으로 국경을 개방한 호주와 뉴질랜드는 이달 19일부터 비격리 여행 권역을 본격 실행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을 제외하고 양국 간 완전한 형태의 비격리 여행 실행은 타이완과 팔라우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뉴질랜드인들은 호주 대부분의 지역을 격리 없이 방문할 수 있었지만, 뉴질랜드 입국 시에는 자가격리가 필요했었다.

영국은 위험도에 따라 국가를 분류해 단계적으로 국경을 개방할 계획이다. 지난 12일 레스토랑, 상점, 야외 관광지 등의 문을 다시 연 영국은 5월 17일 본격 해외여행 재개가 목표다.

현재 영국 정부는 해외 각국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적색·황색·녹색 3가지로 구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녹색 국가에서 온 방문객은 출발 전과 도착 후 코로나19 검사를 거치기만 하면 격리를 면제 받을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국경 개방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전제했다. 

인도네시아는 범위를 더 좁혔다. 인도네시아 대표 여행지인 발리섬에서는 특정 지역에 한해 외국인 여행을 허용키로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오는 7월부터 발리섬 누사두아와 사누르, 우붓 세 지역에 외국인 여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서서히 열리는 각국 하늘문··· 우리나라 여행문은 언제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전 세계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각지에서 해외여행 재개 움직임이 속도를 내면서 국내에서도 해외여행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블록체인(공공기록장부) 기반 백신여권 출시를 앞두고 있고, 주변국과 비격리 여행 권역 체결국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질병관리청이 출시를 예고한 블록체인 기반 백신여권은 코로나19 백신접종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기능이다.

코로나19 검사 음성 사실은 물론, 백신접종을 증명해 해외여행까지 보장할 수 있다. 질병청은 자료(데이터) 위·변조를 막을 수 있고,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백신접종증명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한국형 백신여권은 당초 7월 출시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앞당겼다. 정부는 블록체인 기반 백신여권을 이번 주 중 공식 개통한다고 발표했다. 백신여권의 국내 사용처도 개통 시점에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여행업계도 속속 영업 재개에 나섰다. 

하나투어는 근무 인력을 종전보다 20% 이상 늘렸다. 당초 오는 6월까지 무급휴직을 3개월 연장한 하나투어는 대리점과 소규모 여행사 등 항공 판매 협력사를 대상으로 항공 상담 서비스도 재개했다.

모두투어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여행을 선물하세요' 캠페인을 준비 중이다. 태국 치앙마이 등 동남아 휴양지 현지 입국 제한 조치가 풀리는 시기에 맞춰 상품을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직원 70여명을 투입, '희망을 예약하세요' 캠페인으로 업계에서 가장 먼저 해외여행 선 판매에 나선 참좋은여행은 최근 롯데호텔, 롯데면세점과 올해 하반기 전세기 9편을 띄우는 괌 신혼여행 상품도 출시했다. 예약 인원만 5만명을 웃돈다.

인터파크투어도 필리핀과 베트남 외에 동남아 지역으로 선판매 상품 확대를 추진하는가 하면, 업계 최초로 실시간 항공권 가격을 동결해 판매한 '얼린 항공권'은 구매고객 1만2000명을 넘겼다. 

◆거세지는 확산세··· 해외여행 재개 시기상조 우려도

다만 최근 들어 국내에서 또다시 거세지는 코로나 '확산세'가 문제다. 14일 정부가 발표한 신규 확진자 수는 731명으로, 전날보다 200명 가까이 늘었다. 현재 백신 접종률도 2% 약간 넘는 수준이어서 오는 11월 집단 면역 형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상용화되고, 백신 여권 도입을 발표하고, 일부 국가의 비격리 여행 권역 실행이 가시화하면서 해외여행 기대감도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또다시 거세지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집단 면역이 올해 안에 형성될지도 미지수다. 해외여행 재개는 '기약 없는 희망'일 수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지역 내 감염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백신여권을 도입하고, 비격리 여행 권역을 실행하는 것은 아무래도 시기상조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업계는 해외여행 재개를 위해 부단히 힘쓰고 있지만, 확산세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하늘길을 개방하면 상황이 더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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