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교사가 최고의 콘텐츠다, 김차명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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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1-03-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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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상이 바뀌면서 콘텐츠를 만드는 선생님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같은 학교 선생님이 아니더라도 유튜브를 통해 다른 학교 선생님들의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교사가 최고의 콘텐츠임을 증명하고 있는 경기도교육청의 김차명 장학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김차명 장학사 제공/ 교사가 콘텐츠임을 증명하는 김차명 장학사]

Q. 참쌤스쿨은 뭔가요?
A. 예전에는 선생님들이 각자 수업하고 개인적으로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등 다 따로 했잖아요. 선생님들이 뭉쳐서 교육 콘텐츠도 만들고 웹툰, 영상, 유튜브, 미디어도 하면서 같이 힘을 합쳐서 해보자고 만들었던 게 참쌤스쿨이에요. 지금은 블로그, SNS 등을 같이 하면서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서 현장에서 학생들이 쉽게 교육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순환시키고 있어요.

Q. 어떤 선생님들이 참여하나요?
A.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많고, 올해부터는 다양한 선생님들이 함께하고 있어요. 중학교 선생님, 영양사 선생님, 사서, 보건, 유치원, 특수선생님들까지 경기도뿐만 아니라 제주도 선생님도 있고 전국 137명 선생님이 있어요.

Q. 처음 선생님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A. 아이들과 활동할 수 있는 고퀼리티 교육자료가 블로그에 올려져 있었는데, 선생님들도 굉장히 좋아하세요.

Q.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고 들었거든요.
A. 처음에는 만화를 그렸었어요. 웹툰이나 교육 콘텐츠에 만화를 넣거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그런 것들을 많이 활용했거든요. 참쌤스쿨 만들 때도 그렇게 만들어서 그림 그리는 선생님들을 모았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이미지 콘텐츠들을 많이 만들다가 지금은 사람들도 많아지니까, 프로젝트 수업, 영상 등 여러 가지를 하고 있어요.

Q. 교육 효과는 큰가요?
A. 참쌤스쿨 모토가 ‘교사가 최고의 콘텐츠다’인데 선생님 자체가 가장 좋은 콘텐츠가 되고 학교 현장을 가장 잘 알잖아요. 그래서 선생님들이 만든 교육자료가 훨씬 더 효과적이고 현장 친화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것 같아요.

 

[사진= 김차명 장학사 제공]

Q. 교사가 최고의 콘텐츠라는 말이 인상 깊었어요. 어떤 의미인가요?
A. 콘텐츠가 예전에는 교과서, 교육자료 이런 것들이었는데 저는 선생님 자체가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교육 내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선생님 자체가 학생들한테 본보기도 되고 유튜버처럼 생산자이자 소비자가 되는 거죠.

Q. 처음 유튜브를 한다고 했을 때 반응은 어땠나요?
A. 작년 이맘때만 해도 교육부에서 교사가 유튜브를 해도 되냐 안 되냐에 대해 이슈가 많았어요. 근데 저는 왜 이런 걸 가지고 논란이 되냐고 말을 했어요.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영상을 만들거나 영업을 하는 등 악용할 수도 있어요. 그렇다고 그걸 막으려고 교육적으로 유튜브 하는 선생님들을 다 막을 거냐고 했거든요. 근데 코로나 때문에 1년도 안 돼서 전 교사가 유튜버가 됐어요. 온라인 수업 때문에 유튜브를 하잖아요. 그때 긍정적으로 사용하고 논의하고 그랬으면 코로나 시국에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됐더라도 이렇게 고생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떻게 긍정적으로 할까를 봐야 되는데 항상 부정적으로 생각해서 전부를 막는 한계를 뛰어넘었으면 좋겠어요.

Q. 코로나 때문에 교육계에서 새로운 기회가 생긴 거네요.
A. 그렇죠. 학교에 와이파이, 구글 드라이브, 이메일 다 막혀 있었어요. 근데 코로나로 인해서 한 번에 다 풀렸거든요. 보안 때문에 안 된다고 했던 무선 와이파이도 교육부가 먼저 2021년부터 전국에 다 깔겠다고 했고요. 코로나19가 많은 고통을 주긴 했지만 교육 현장에 긍정적인 현상들이 많이 생겼어요. 대표적인 게 선생님들의 수업이에요. 원래 선생님들 수업을 볼 기회는 1년에 한두 번 공개수업이 전부였거든요. 근데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이 되면서 저희 아들 수업 듣는 걸 옆에서 같이 들으면서 선생님이 무슨 자료 쓰는지, 어떤 말 하는지 알 수 있거든요. 모든 수업이 공개수업처럼 됐어요. 물론 선생님들은 부담스럽겠지만 이제는 수업이 열렸어요.

Q. 교육 콘텐츠의 범위를 어디까지 봐야 할까요?
A. 선생님들이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사의 브이로그를 두고도 말이 많아요. 특히 교사들이 같은 교사의 브이로그를 제일 싫어해요. 예쁘고 잘생긴 선생님들이 아름다운 모습만 보여주잖아요. 교실의 환상인데, 저는 나쁘지 않다고 봐요. 어쨌든 선생님들이 소통하는 방식이고, 예쁘고 좋은 모습만 보여준다고 하더라도 예전과는 다른 교실의 모습이거든요. 학부모님들이나 옛날에 학교를 나온 사람들은 자기 학교 다녔을 때를 생각해요. 그러면 지금의 현상을 이해 못 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선생님들이 브이로그 하면서 보여주시는 것도 좋다고 봐요. 저도 장학사 브이로그를 해보려고 해요.
 

[사진= 김차명 장학사 제공]


Q. 선생님 때 초등학교와 지금의 초등학교는 얼마나 달라졌나요?
A. 하늘과 땅 차이죠. 그때는 교실 중앙에 난로도 있었고요. 교실에 장학사가 온다고 하면 왁스로 바닥을 닦았어요. 장학사가 되어 보니까, 왁스 칠할 만큼 대단한 사람은 아닌 것 같거든요. 근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죠. 올해부터는 고등학교도 무상교육이에요. 최근 10년 동안 교육에 있어서 의미를 느끼는 건 공공성 강화라고 봐요. 예전에는 공부 잘하는 친구들만 칭찬받고 그런 친구들만 일종의 승리자였어요. 학교에서 독서실을 쓰더라도 1~30등까지만 쓰라고 했었어요. 예전 교육의 모습은 아이들을 경쟁시켜서 30명 중에 서울대 갈 수 있는 10%만 골라서 본 거예요.

학교에 있을 때는 국가로부터 공교육을 적절하게 받아야 하거든요. 그래서 지금 초등학교에는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없어요. 모두가 시작점이 다르잖아요. 3학년을 보더라도 어떤 친구는 6학년 같은 3학년도 있고, 유치원생 같은 3학년도 있어요. 같은 나이라고 해서 똑같이 가르치는 것도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1학년, 2학년, 3학년이 없는 무학년제를 통해서 내 수준에 맞게 선택하는 거죠. 2025년에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려는 이유 중 하나예요.

Q. 주로 어디서 수업 콘텐츠에 대한 영감을 얻으세요?
A. 초등학교는 아직도 국정교과서가 대부분이긴 해요. 전국에 있는 학교가 같은 교과서, 같은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진도가 거의 다 비슷해요. 그래서 선생님들께서 선생님들이 다 연결되어 있다고 보거든요. 근데 중고등학교는 교과서도 다르고, 선생님이 가르치는 방식도 다르거든요. 초등학교 같은 경우에는 인디스쿨이나 제가 운영하는 참쌤스쿨에서 교육자료를 많이 받으시는 것 같아요.

Q. 선생님의 삶이 콘텐츠가 된다면 첫 자막, 첫 내레이션을 뭐로 하고 싶나요?
A. ‘저는 교사가 최고의 콘텐츠임을 증명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로 하고 싶어요. 그걸 증명하기 위해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어요. 선생님 중에 “교사는 수업만 해야지”라고 하시는 분이 계세요. 이해도 하지만 저는 다른 생각도 가져요. "그러면 선생님은 교육 전문가인가요, 수업 전문가인가요?"라고 물으면 교육 전문가라고 해요. "그러면 왜 수업만 한다고 하세요?"라고 반문하거든요. 선생님이 최고의 콘텐츠라는 건 수업 측면은 기본이에요. 거기에 교육 시스템 전반인 교육철학, 교육 행정적인 부분과 교육정책들이 어떻게 흘러가나에 대해 고루고루 현장 중심적으로 알았으면 좋겠어요.

Q. 랩 하는 초등학교 선생님 달지쌤의 ‘우리도 꿈을 꾼단다’라는 노래에서도 ‘딱 스물다섯 평짜리 작고 네모난 내 자리 어떤 사람들은 우린 여기에만 가만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봐’라는 내용이 나오거든요.
A. 원래 먼저 하는 사람은 힘들 수밖에 없어요. 초기에는 랩 하는 것에 있어서 비난도 많이 받았죠. 제가 경기도교육청에 있으면서 홍보대사로 위촉했어요. 그래서 ‘다시 만날 때’라는 노래를 만들어서 완전 대박났죠. 그러면서 교실 안에서 커버곡을 부르는 것도 좋지만 교육적으로 아이들과 소통하는 노래를 만드는 데도 선생님의 영향력을 활용해보자고 했죠. ‘마스크송’이나 ‘손씻기송’ 등이 교육청과 같이 만든 콘텐츠예요.
 

[사진= 김차명 장학사 제공/김차명 장학사와 랩 하는 초등학교 선생님 달지]


Q. 게임도, 유튜브도 공부가 되는 시대입니다. 공부의 범위가 어디까지라고 생각하세요?
A. 이제는 공부라는 개념보다 배움이라는 개념이에요. 예전에는 우리가 학생들은 독서실, 학원, 학교 교실에서만 배운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런 배움은 게임을 하면서도, 친구들과 싸우면서도 얻을 수 있죠. 우리 삶이 배움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배움이라는 것을 예전에는 안에서 배우는 것만이 배움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모든 것에서 배우죠. 모든 공간에서 어떻게 배움을 끌어낼 것인가가 요즘 교육의 핵심이에요.

Q. 부모 세대와 지금의 아이들 세대는 많이 다릅니다. 콘텐츠를 대하는 데 있어서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인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A. 저는 부모 교육도 많이 하거든요. 근데 아이가 유튜버들이 하는 게임방송을 보는데 답답해 죽겠대요. 차라리 그 시간에 네가 게임을 하면 되지 않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남편이 손흥민 축구 경기를 하는 걸 볼 때 “넌 왜 축구하는 거 보냐, 차라리 나가서 뛰어라”라고 안 그러잖아요. 같은 차원이에요. 게임 보는 게 더 재밌을 수 있거든요. 가장 결정적인 건 기준이 본인이라서 그래요. 변하는 시대에는 아이들에게 맞춰야 하거든요.

10년 전만 해도 초등학교 5학년한테 발표를 시키면 모둠별로 한 명은 파워포인트를 잘 다뤘어요. 나머지는 아래아한글을 쳐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만들어 와요. 근데 요즘에는 발표시키면 PPT 할 줄 아는 애들이 없어요. 타자도 독수리 타법으로 치고요. 근데 영상으로 만들어서 발표하라고 하면 잘해요. 10년 전 아이들은 영상 만들 줄도 몰랐거든요. 우리 시선이 거기 머물러 있으면 부족한 것만 보이는 거예요.

그러니까 내 시선이 사회의 변화에 맞춰서 같이 따라가야 해요. 이제 2~3년만 있으면 2000년대생 교사들이 나오고 초등학생 기준으로 90년대생 학부모님들이 들어와요. 세상은 우리가 가만히 있는 사이에 너무 빨리 지났어요. 우리 시선 자체도 계속 새로 업데이트를 해줘야 하는데 한곳에 머물러 있으면 “요즘 애들이 저래서 안 돼”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거예요.

Q. 선생님을 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A. 취직 잘된다고 해서요. 저희 집이 굉장히 어려웠거든요. 고등학교, 대학교도 제가 다 돈 벌어서 내고 다녔어요. 빨리 취직을 해야 하고, 등록금도 싼 곳으로 골라야 하니까 등록금이 저렴한 교대로 갔죠. 교수님이 “왜 교대로 왔어?”라고 했을 때 다른 예비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좋아서요”라고 얘기했는데 저는 ‘취직 잘 돼서요’라고 얘기했어요. 저는 그게 창피하지 않았어요. 직업이라는 건 소득을 얻는 거잖아요. 그때 교수님께서 “어떤 이유에서 교직의 길을 선택했든 절반은 선생님이다”라고 하셨어요. 선택한 게 절반이면 나머지 절반은 채워나가라고 해서 정말 열심히 채웠어요. 그래서 좋은 영향력을 미치려고 노력했죠.

Q. 학생들이 줄면서 초등학교 선생님도 많이 줄었어요. 그때는 안 그랬나요?
A. 그때는 안 그랬죠. 지금 아이들이 많이 줄었으니 교원 정책이나 교사를 뽑는 것에 있어서 자율성을 둬야 해요. 아이들이 줄어든다고 교사를 줄이는 것보다 아이들이 줄어드니까, 한 명 한 명 눈맞춤 하면서 개별화된 수업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거든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자신이 살아왔던 시대와 비교를 하면 끝도 없는 것 같아요.
A. 저도 학부모라서 이해는 해요.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세상이라 불안한 거죠. 불안하면 눈에 보이는 것부터 해요. 그리고 입시 관련 학원들은 “애들 망치는 길이에요”라고 불안을 조장하죠. 저는 인스타그램도 하는데 학부모님들이 DM을 많이 보내요. 근데 어떤 부모님이 자기 아이는 2학년인데 4~5학년 과정인 약분이랑 통분은 무난하게 한대요. 근데 옆에서는 6학년 과정을 나가니까 불안하다는 거예요. “시켜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라고 하면 저는 “저희 아들은 같은 나이인데 두 자릿수 덧셈하는데요”라고 말해요.

사실 더 먼저 나가는 애와 비교하면 끝도 없어요. 이 기준 자체가 나로 맞춰야 하는 거예요. 성공의 경험이 다른 성공을 견인해요. 뭔가 성공을 해서 칭찬을 들으면 또 다른 성공의 경험으로 이어지는데, 실패의 경험은 자존감 문제로 이어지거든요. 그래서 선생님이나 학부모님들이 자존감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썼으면 좋겠어요. 자존감이 높은 친구와 낮은 친구는 그 이후 사회생활이나 모든 측면에서 차이가 크게 나는 것 같아요. 실패를 맞닥뜨렸을 때 꺾이지 않는 힘, 성공했을 때 다른 성공을 가져올 수 있는 힘이 중요해요.

Q. 교사가 보는 교사라는 직업은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A. 신분으로는 공무원이잖아요. 그래서 굉장히 안정적이죠. 2019년 기준 학생들의 희망직업 상위 20위를 보면 초등학생들의 경우 교사가 되고 싶다는 답이 운동선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고 중고등 학생들은 모두 1위가 나왔어요. 많은 사람이 선망의 대상으로 갖고 있다는 것이죠. 반면 선생님들한테 교사 된 걸 후회하냐고 물어봤을 때 후회한다고 말한 비율이 OECD 국가 중에 1위에요. 이 간극 자체가 내가 되고 싶어 하는 교사의 모습과 실제로 현장에 와서 느끼는 게 달라서 그런 거예요. 교육 전문가로서 교육관을 인정해주고, 교권을 존중해줬으면 좋겠어요. 학생도, 교사도 인권 측면에서 다가가야 하는 것 같아요.

Q. 선생님은 교사가 된 걸 후회하세요?
A. 저는 후회 안 해요. 교사 만족도로 따지면 5점 만점에 5점이에요. 기본적으로 저는 선생님을 하는 것도 좋고, 선생님들과 작당하는 것도 재밌고, 현장을 조금씩 바꿔 가는 것도 재밌어요. 다른 직업을 가졌어도 잘했겠다는 생각도 하지만요. 

Q. 교사의 장단점은 뭔가요?
A. 장점은 여러 가지예요. 방학도 있고 공무원으로서 신분이 보장되고 다른 직장에 비해서 개인 시간이 비교적 있는 편이에요. 단점은 아파도 그날 연가를 쓰기 어려워요. 그리고 방학 때마다 해외여행을 간다고는 하지만 제일 비쌀 때 간다고 말해요. 제일 더울 때 가고 제일 추울 때 가니까 오히려 단점인 것 같아요.
 

[사진= 김차명 장학사 제공]


Q. '나 참 교사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할 때는 언제인가요?
A. 성장하는 아이들을 봤을 때 제일 가치가 느껴져요. 13살짜리가 졸업을 하면 저는 그 친구를 13살로 기억해요. 근데 7년이 지나고 성인이 돼서 나타나면 저랑 똑같은 성인이 됐다는 생각에 너무 놀라운 거예요. 13살 수준으로 기억하는데 20살이 되면 어른으로서 하는 얘기들이 너무 놀라운 거죠.
그리고 제가 만든 콘텐츠나 교육적인 것들이 선생님들한테 영향을 미칠 때가 좋아요.

Q.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교육적 가치와 철학은 뭔가요?
A.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한 명 한 명 빛날 수 있을까가 가장 중요해요. 세상이 변했잖아요. 2022년에 초등학교 교과서가 바뀌어요. 근데 2022년 교과서를 2019년에 만들었거든요. 2022년에 나오는 교과서는 온라인 상황이 하나도 반영이 안 되어 있다는 거예요. 2019년에 만들어진 교과서랑 2020년 교육 활동은 하늘과 땅 차이거든요. 너무 빨리 바뀌니까, 따라갈 수 없는 거예요. 더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어떤 역량을 가져야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죠. 급변하는 시대에 뭘 가르쳐야 할까를 생각해야 돼요. 이제 모든 교육의 화두는 다양성이에요. 모범생만 정답으로 보는 게 아니라 모든 친구를 인정해주는 게 다양성이거든요. 다양한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생님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Q. 선생님이 생각하는 참스승은 뭔가요?
A. 없다고 봐요. 옛날에는 진정한 스승이 많았다, 요즘에는 직업으로서의 선생만 있다고 얘기하거든요. 근데 저희 학창 시절에 진정한 스승이 누구였는지 모르겠어요. 참스승은 없고, 노력하는 선생님과 노력하지 않는 선생님만 있다고 봐요. 그리고 스승의 날도 '교육의 날'로 바꿔서 교육공동체들이 재밌는 행사를 하거나 공휴일로 만드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Q.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뭔가요?
A. 급변하는 시대에서 우리가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해요. 그게 공부라면 공부하는 게 맞죠. 경제 공부를 위해서 주식을 하는 등의 다양성하는 등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문화,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 충분히 다양한 지원을 받고 책임지고 나아갈 수 있고 사회적 편견도 없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제는 어떻게 배울지가 중요해요.

Q. 교사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선생님들을 만나면 ‘2030년에도 우리는 교사일까’라고 항상 물어봐요. 사회가 급변하면서 선생님들이 수업하는 모습들이 온라인으로 공개되고 관련 콘텐츠들도 굉장히 많아지고 있잖아요. 교육 전문가로서 공공성 차원에서 어떻게 구현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Q. 아빠가 아닌 선생님으로서 자녀에게 가장 가르쳐주고 싶은 건 뭔가요?
A. 자기 삶에서 선택한 걸 책임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굉장히 독립적인 사람이라서 얘를 끝까지 책임지고 싶지 않아요. 아이한테 제 노후를 책임져 달라고 바라지도 않고요. 나중에는 각자의 인생을 살 것이거든요. 그래서 인간으로서 자기가 한 걸 책임지고 멋지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 최대한 전문성을 발휘하고 몰입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아빠처럼 살아라(웃음).

Q.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수많은 선생님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예전에는 교사, 학생, 학부모 3주체가 거의 소통이 없었던 것 같아요. 교사가 생각하는 학부모는 민원하는 사람이었고, 학부모가 생각하는 교사는 우리 아이한테 얼마나 관심 가져줄지 궁금해하는 정도였죠. 그런 관계를 어디까지 오픈하고 어디까지 소통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코로나가 앞당겼다고 봐요. 이제는 가정과 연계를 안 하면 수업이 안돼요. 초등학생 저학년만 봐도 부모님이 줌(Zoom)을 켜줘야 수업을 들을 수 있거든요. 이런 걸 어떻게 고민할 수 있을지 같이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김차명 장학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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