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대한민국] ② 절반이 맛본 재택근무의 달콤함… “집에서 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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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1-03-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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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팬데믹 1년 동안 직장인 절반 이상 재택근무 경험

  • 재택근무 장점으로 출퇴근 시간 절약, 감염 우려 최소화 등 꼽아

  • 기업과 직장인 모두 만족한 재택근무... 앞으로 확대 기대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대한민국 사회·경제의 모습을 180도 바꿨다. 더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달라진 대한민국의 모습을 연재를 통해 조망한다.

코로나19 사태 1년 동안 직장인의 상징 ‘나인 투 식스’(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가 줄어들고 '재택근무'가 떴다. 실제로 직장인 절반 이상이 코로나 팬데믹 동안 재택근무를 경험했다. 과거 유연근무제 유형 중 하나였던 재택근무가 이제는 업무 방식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재택근무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평범한 근무 형태로 자리 잡은 재택근무 환경에서 업무 성과가 보장되자 기업들이 근무 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재택근무가 지속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1년···직장인 절반 이상 재택근무 경험
 

[그래픽=김한상 기자, rang64@ajunews.com]

 

지난 1월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반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778명 중 56.8%(442명)가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 재택근무를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기업 규모별 재택근무 경험 비율은 대기업 76.4%, 중견기업 70.7%, 중소기업 46.8% 순으로, 회사 규모가 클수록 재택근무 경험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를 한 기간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다. 직장인 재택근무 실시 기간은 평균 55.3일이었다. 이 역시 규모가 클수록 재택근무 실시 기간도 길었다. 대기업은 61일로 두 달이 넘었지만, 중견기업은 57일, 중소기업은 48일에 그쳤다.

정부 부처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재택근무를 적극 도입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행안부 재택근무는 월 기준 최고 1513명을 기록했다. 2019년 행안부 소속 공무원 중 재택근무를 한 인원이 총 2명인 것에 비하면 재택근무 인원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행안부의 인력이 대략 3000명 정도 되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이 재택근무를 한 셈"이라고 전했다.

행안부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있던 시기에 집중적으로 재택근무를 했다. 코로나19 1차 유행이 일어났던 3월과 4월 행안부는 각각 1513명과 1480명이 재택근무를 했다. 이후 5‧6‧7월에는 재택근무 인원을 각각 58명, 92명, 103명 수준으로 유지했다. 2차 유행이 시작된 8월에는 다시 595명으로 확대하고, 9월에는 1394명까지 늘렸다. 이후 10월 코로나19의 기세가 약해지자 다시 154명으로 재택근무 인원을 줄였지만, 3차 유행 시작과 함께 11월 881명, 12월 1504명으로 재택근무를 확대했다.

재택근무를 경험한 사람은 앞으로도 재택근무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2021년에도 재택근무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839명 중 94.6%(794명)에 달했다. 행안부가 진행한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에 관한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 1만4654명 중 89.6%(약 1만310명)가 "비대면으로 일하는 방식이 변해야 한다"고 답했다.
 
기업과 직장인 모두 만족한 재택근무··· 변화는 시작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앞으로 재택근무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이번 재택근무 경험을 계기로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에도 국내외에서 재택근무가 상당 부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은은 "개인은 통근 시간을 아껴 삶의 질을 개선하고 도심 직장과 근접성이 덜 중요해짐에 따라 거주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며 재택근무의 장점을 설명했다.

실제로 직장인이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출‧퇴근 시간 절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7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에 만족을 표한 사람은 77.5%였다. 이들은 ‘출‧퇴근 시간 절감(29.5%)’, ‘감염 우려 최소화(23.5%)’, ‘불필요한 회식·행사 자체가 사라짐(15.0%)’, ‘(업무 외)가사·육아 도모 가능(10.4%)’ 등을 재택근무 만족 이유로 꼽았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직장인 A씨(31) 역시 "출퇴근 시간이 절약되고 불필요한 회의가 없다. 재택근무를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업무효율 저하(24.1%), 원격근무 환경 부족(20.7%)’ 등을 이유로 재택근무를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한 오히려 출퇴근 시간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업무시간 외 지시사항으로 인해 오히려 근무시간이 더 늘어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업들도 재택근무 효율성을 인정하고 확대하는 분위기다. 올해 1월 취업 포털 사람인이 재택근무를 한 기업 109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55%(60개)가 ‘재택근무 이전과 생산성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재택근무가 근무 효율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직원 만족도를 높일 기회인 셈이다.

한은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활용하는 업무 범위를 점차 넓혀나가고 상시 재택근무보다는 사무실과 재택근무의 조합을 찾아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근무시간보다는 성과를 중시하는 문화가 점차 자리 잡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1년 전에는 온라인 재택근무를 처음 하면서 혼란을 겪고 업무 수행에 불편이 있었지만, 지금은 여건도 마련돼 이전보다 적응하고 원활하게 수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하다 보면 분업을 통한 일에서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 생기는데 재택근무라는 단절된 상황에서 어려움이나 고립감에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기업이 조직 운영 차원에서 과거와 큰 차이가 없으면 재택근무나 비대면 방식을 일정하게 유지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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