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연임된 송종욱 광주은행장 인터뷰 "100년 은행으로 거듭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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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박승호 기자
입력 2021-01-1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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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팬데믹으로 긍융시장 급변 혁신 만이 살길

  • 수익과 경영건정성을 기반으로 질적 성장 이뤄내야

  • ESG경영 실천하고 지역과 상생 지역민과 동행 방침

 

송종욱 광주은행장[사진=광주은행 제공]



송종욱 광주은행장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최근 연임이 결정돼 내년 말까지 2년 동안 은행장으로 일하게 됐다. 총 5년 4개월 간 은행총수를 맡게 된 셈이다. 송 행장은 새로운 기록이 많다. 경영실적 만이 아니다. 2017년 9월 광주은행 창립 49년 만에 처음으로 내부에서 승진한 은행장이다. 광주은행의 대주주격인 JB금융지주가 지주회장과 광주은행장을 분리하기로 결정하자 김한 은행장의 뒤를 이은 것이다. 지역정서를 잘 알고 현장과 소통하는 능력이 뛰어나 조직안정에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송 행장은 당시 “광은인이라면 누구나 은행장을 꿈꿀 수 있다는 희망이 광주은행의 전통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취임소감을 밝혔다. 취임 1년 만에 당기순이익을 9.2% 늘리고 영업이익을 15% 이상 늘렸다. 지표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후 2019년 전격 연임됐다. 광주전남 점유율을 늘리고 수도권 영업을 잘 한 점, 선도적으로 디지털화 하고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역민과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은 점이 주효했다. 두 번 연임하는 사례는 국내에서 보기 드물다. 금융권이 어떤 곳인가. 실적이 미약하면 한 순간에 밀려나기 십상이다. 송 행장은 2019년 연간 당기순이익 1733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실적을 올렸다. 지난해는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1377억원을 달성하고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전 은행권에서 최고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목포시청 금고지기가 됐고 이어 광주 광산구청 1금고 자리도 꿰찼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상공인을 돕는데 앞장섰다. 현장을 직접 찾아 기업인을 만나고 중소기업 특별자금을 풀어 지역 상생을 실천했다. 임명권을 가진 JB금융지주가 2년 연임을 결정한 것은 송 행장의 탁월한 경영 능력을 평가한 셈이다.
새해 벽두 송 행장의 소망과 포부를 들어본다. 


-올해 국내 금융시장 어떻게 진단하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우리 사회는 어느 때보다 급변하고 있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오픈 뱅킹이 고도화하고 지급결제시장에 빅테크 기업이 진출하고 있다. 마이데이터와 금융샌드박스 등 핀테크 기술력으로 규제완화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정책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시장 효율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금융산업 간 경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업권을 구분하지 않고 단일화하는 빅블러(Big Blur)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 어려운 시기다. 타개책은.

“혁신이다. 혁신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한다. 혁명은 모든 걸 뒤엎고 새 판을 짜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하지만 금융에서 혁신은 공공의 가치와 사회적 규율 안에서 도전과 노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경제적 과실을 수확해야 정당성을 인정받는다. 광주은행이 새롭게 도약하려면 혁신해야 하기 때문에 혁신의 문을 활짝 열겠다. 내실 있게 성장하고 체질을 개선해 지속가능한 은행으로 나아가야 한다. 리딩뱅크로 도약하려면 지방은행 최고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갖춰야 한다. 지역과 상생하고 지역민과 동행하는 100년 은행으로 거듭나야 한다.”

 

포용금융센터에서 고객과 상담하는 송종욱 은행장[사진=광주은행 제공]



- 수익성과 경영건전성 확보 방안은.

“지난해 ‘Rebuilding 2400’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지금이 위기상황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광주은행이 전반적으로 수익성과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고 특히 빅테크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영업기반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동안 현실에 안주하며 목표 달성에만 매달린 것은 아닌지 되돌아봤다. 올해는 장기 성장기반을 다지기 위해 지난 수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부터 강력하게 혁신하려고 한다. 우선 자금운용과 조달의 균형을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해 수익성 중심의 내실있는 질적 성장을 이뤄내려고 한다. 영업력을 키우기 위해 PB고객과 VIP고객을 중심으로 대면 채널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 디지털역량은 곧 은행의 경쟁력이다. ‘Bank in Bank’ 전략으로 비대면 채널 영업을 늘리고 성공적인 DT(Digital Transformation)전략을 추진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

-자산건전성 관리에 힘쓰겠다고 했는데 부실자산을 걱정하는가.

“그렇다. 부실자산이 수면 아래에 잠복해 있다고 진단한다. 금융시장은 현재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서 정책적 양적완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정책적인 대출이 크게 늘고 있고 만기연장, 원리금상환유예 같은 정부의 금융지원 대책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국면이 진정되고 경제활동이 다시 정상화한다면 정책적 금융지원도 중단될 것이다. 그 때 잠재부실이 되면서 일시에 현실로 드러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지난 2019년 기준 외감법(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대상 기업 가운데 한계기업의 비중이 14.3%였다. 올해는 그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또 ‘After 코로나시대’를 거치면서 한국판 뉴딜정책 등 산업패러다임이 크게 변해 시장에서도 구조조정을 할 것이고 자원 배분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 자산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직원들에게도 경기흐름을 잘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영업현장에서도 기민하게 움직여 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의 성패는 조직관리에 달렸다고 한다. 조직관리는.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활력있는 조직을 만들겠다. 광주은행은 새로운 시대를 맞아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당장 오늘부터 함께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도전해서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또다시 도전할 수 있는 조직이 절실한 시기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용기는 많은 것을 바꾸는 원동력이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 개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존중하고 도전을 장려하고 격려할 작정이다. 도전자 정신을 조직에 확산시켜 활력있고 패기가 넘치는 광주은행을 만들어가겠다.”

-평소 사회적 가치와 ‘포용금융’을 강조했는데 취지는.

“과거 우리 사회는 경제적 논리를 바탕으로 선택과 배분이 이뤄졌다. 지금은 환경적 요인과 사회적 책임, 공정과 투명의 비경제적 요인들에 의해 성과가 창출된다. 또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시 말해서 공공의 이익과 상생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또 사회 구성원으로 기업의 책임이 커지고 있다. 지역 대표은행으로서 100년 은행의 청사진을 완성하려면 ESG 경영(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 환경보호 사회공헌 윤리경영)을 제대로 인식하고 곧바로 실천해야 할 때다. 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서민 지원에 앞장서는 ‘포용금융’을 지향해야 한다. 지역과 상생하는 은행이 돼야 한다. 그래야 광주은행의 위상이 더욱 굳건해지고 이익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게 될 것이다. 윤리의식을 기반으로 정도영업을 실천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역 금융환경을 조성하겠다.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려고 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제 세상이 기후변화에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광주은행은 내부적으로 탈석탄정책을 실천하고 에너지 절감을 위해 업무혁신 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에 발맞춰 금융지원을 늘리겠다.”

- 광주은행 임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편안함에 안주하며 도전을 외면하기보다 호시우행(虎視牛行 호랑이처럼 노려보고 소처럼 간다)의 자세로 날카로운 통찰력과 창의적인 사고로 금융의 미래를 바라보고 목표를 향해 우직하게 도전해 가길 당부하고 싶다. 올해의 키워드를 변화와 속도 그리고 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이겨낼 수 없고 시대의 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 또 아무리 우수한 전략이 준비됐어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백범 김구 선생은 “산고를 겪어야 새 생명이 태어나고 꽃샘추위를 겪어야 봄이 오며 어둠이 지나야 새벽이 온다”고 했다. 변화와 도전은 언제나 어려운 것이지만 모든 변화는 결국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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