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현미경③] 아이돌에서 아티스트로…K팝 트렌드 바꾼 양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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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12-1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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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힙합서 스포츠 사업까지 영역 확장…연습생 때부터 제작 참여

  • 버닝썬 게이트로 하루 시총 1100억 증발…블랙핑크로 반등

[사진=YG엔터테인먼트 CI]

한류, K팝 등으로 대변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핵심 산업이 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발표에 따르면, 2019년 콘텐츠 산업 전체 매출액은 125.5조원으로 전년 대비 5.4% 성장했고 관련 종사자와 수출 규모도 덩달아 증가했다. 국가별 콘텐츠 시장 규모도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 이어 623억 달러로 한국이 7위를 차지했다.

해외에서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1위는 무엇일까? 바로 'K팝'이다. 3위는 '드라마'가 차지할 정도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산업군이자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에 한류 문화를 이끈 주요 엔터테인먼트의 설립부터 현재,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보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내일을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오랜 시간 'K-팝'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국내 아티스트들의 탄탄한 실력이 밑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치열한 시장 경쟁 속 범람하는 아이돌 사이에서 결국 출중한 실력을 갖춘 이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외모 중심에서 실력 중심으로 변화하게 된 일등 공신은 YG엔터테인먼트였다. 힙합을 중심으로 최신 트렌드까지 삼켜버린 YG엔터테인먼트를 톺아본다.

◆ 양군, '힙합'을 대중화시키다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였던 양현석이 1999년 YG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다. 당시 대한민국 연예 기획사 중 본격적인 힙합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 최초의 기획사로 팝(POP) 문화에 큰 영향을 받아 미국의 힙합, 일렉트로니카, R&B 등을 선보였다.

1990년대에는 힙합 듀오 지누션, 힙합 그룹 1TYM도 엄청난 성공을 끌어내 힙합 레이블로서 입지를 다졌고 2000년대 초반 여성 솔로 렉시가 신드롬을 일으킨 뒤 M-boat와의 제휴를 통해 휘성, 거미, 빅마마 등 R&B 가수들을 대거 발굴했다. 이후 세븐, 빅뱅, 2NE1까지 연타석 홈런 했다. 그루 빅뱅, 2NE1 등도 아이돌 그룹으로 탄생했지만, 힙합과 흑인음악을 베이스로 한 음악을 만들어 힙합 레이블의 정체성을 이어갔다. 현재는 POP 음악으로 영역을 확장해 블랙핑크, 트레저, 악동뮤지션 등 힙합 중심이 아닌 다양한 음악들도 선보이고 있다.

'양군기획'으로 시작, YG엔터테인먼트로 성장 시킨 양현석[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 아이돌 그룹, 아티스트가 되다

앞서 언급했듯 YG엔터가 육성한 아티스트의 가장 큰 장점은 자체적으로 작사, 작곡하고 안무 등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그룹 빅뱅은 물론 위너, 아이콘 등도 음악에 수록되는 음악을 직접 만들고 있다.

양현석은 아티스트가 연습생일 시절부터 자체적 음악 생산에 관한 중요성을 강조해왔기 때문. SM엔터테인먼트가 외부 프로듀서들에게서 곡을 사오는 방식이라면 YG엔터테인먼트는 자체 생성을 중요하게 여겨 내부 프로듀서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 사옥을 이전하며 스튜디오만 5개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YG엔터의 대표 아이돌그룹 빅뱅[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 드라마 외주 제작부터 스포츠 사업까지

여타 소속사들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듯 YG엔터테인먼트도 사업 확대에 집중했다. 광고대행사인 YG플러스를 중간지주사로 삼고 화장품(코드코스메),골프 관련업(YG 스포츠), 머천다이징(와이지넥스트), 요식업(와이지푸즈), 모델기획(케이플러스), 의류업(베이프키즈) 등의 사업을 했었다. 삼성물산과 함께 51(삼성물산):49(YG)의 비율로 의류 사업도 진행했지만, 중간 지주회사 격인 YG플러스부터가 다년간 적자인 데다가 의류업 투자 역시 이득을 보기 힘들었다. 현재는 YG푸드와 프로덕션 사업 등 적자가 나는 분야들은 전부 다 정리한 상태.

지난 2월 KTB투자증권의 연구원은 "지난해 연간 YG푸드와 프로덕션 부문 합산 영업손실은 약 100억원으로 파악된다. 두 사업을 정리하며 올해는 전년 대비 약 100억원 영업이익이 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빅뱅 멤버 승리[사진=연합뉴스]


◆ 사회면에서 만나는 YG엔터 아티스트

실력이 출중하고 엄청난 인기와 파급력을 가진 아티스트가 수두룩하지만, YG엔터는 엄청난 사건·사고들로 대중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지는 못했다.

2011년 10월 지드래곤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입건됐다. 검찰 모발 검사 결과 양성 판정. 검찰 조사에서 "2011년 5월 중순 일본 클럽에서 모르는 일본인이 준 대마초를 담배로 착각, 한번 빨고 바로 버렸다"라고 주장, 검찰은 "초범이며 깊이 반성한 점 등을 참작했다"라고 답하며 기소유예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후에도 대마초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빅뱅의 탑, 작곡가 쿠시, 스타일리스트 양갱의 코카인 투약 등으로 논란이 됐다. 2019년 2월에는 승리가 사내 이사를 맡고 있었던 강남클럽 '버닝썬'에서 폭력 사건이 벌어진 뒤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찰 유착, 마약, 성관계 몰카 촬영·유포, 성매매 알선, 해외원정 도박 의혹 등이 고개를 들었다. 승리로 시작된 '버닝썬 게이트'는 동료 가수 정준영, 최종훈, 용준형, 이종현 등이 연루돼 대중을 충격에 빠트렸고 그해 3월 11일 하루 만에 YG의 주가는 10% 넘게 폭락, 시가총액이 1100억가량 공중분해 되었다.

전직 대표이사이자 전직 프로듀서였던 양현석은 시민단체로부터 소속 가수들의 일탈을 방치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고, 설상가상 국세청 세무조사 최대규모로 YG엔터테인먼트 특별세무조사를 착수한다고 했다. 양현석 자택, 서태지와 아이들 당시 백댄서가 운영하던 클럽까지 조사에 들어갔다. 양현석과 승리는 성폭행, 마약, 성매매 알선, 탈세, 해외 원정도박, 환치기 등의 혐의를 조사받았지만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승리는 입대를, 전직 대표이사이자 전직 프로듀서였던 양현석과 동생 양민석은 대표직과 대표 이사직을 사임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글로벌 인기를 끄는 블랙핑크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블랙핑크로 기사회생…YG, 음원 실적으로 성장

사건 사고로 YG엔터 주식이 폭락했으나 2020년 4분기에는 음반·음원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게다가 온라인콘서트에 따른 이익 효과가 반영돼 지난해보다 500%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예상 음반 판매량은 1484만장으로 전년동기대비 115% 성장할 것이다. 엔터 산업에서 영업이익 70%가 집중되는 빅히트와 YG엔터를 최선호로 꼽는다. 특히 이 중 YG엔터의 블랙핑크 비대면 콘서트가 강력한 실적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YG엔터의 걸그룹 베이비몬스터 공개, 기존 주력 아티스트 지드래곤 컴백 또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내년 오프라인 공연이 재개될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은 60%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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