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1조 달러 부활 전사들 ④플라스틱] 화학·식품사도 뛰어든 ‘바이오플라스틱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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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12-17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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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시장 규모 2022년 45조원 전망...SKC·LG화학·CJ제일제당 R&D 가속화

정부가 이달 초 미래 유망산업으로 ‘화이트바이오’를 선정, 대대적 지원을 예고하면서 관련 업계의 연구개발(R&D)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화이트바이오는 기존 화학산업의 소재를 식물 등 재생 가능한 자원을 이용하거나 미생물, 효소 등을 활용해 바이오 기반으로 대체하는 산업을 말한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이 플라스틱 쓰레기와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SKC의 친환경 생분해되는 PLA필름으로 포장된 스타벅스 제품들 [사진=SKC 제공]



◆바이오플라스틱, 100% 생분해로 ‘썩는 플라스틱’

화이트바이오의 핵심은 ‘바이오플라스틱’이다. 이는 옥수수와 같은 식물 바이오매스 등을 이용해 만든 플라스틱으로, 자연에서 썩지 않는 일반 플라스틱과 달리 토양 중 미생물의 작용으로 100% 분해된다. 한마디로 완전히 ‘썩는 플라스틱’인 셈이다. 

한국IR협회가 파악한 인도 시장조사기관 프로그레시브 마켓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20년 288억 달러(약 31조원 )로, 2022년에는 409억 달러(약 45조원)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생분해성 소재 시장은 지난해 4조2000억원이었으나, 연평균 약 15%씩 성장해 2025년이면 9조7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화이트바이오사업 지원 방침 등으로 석유화학 소재를 대체하는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이 향후 플라스틱이나 용기 시장 등에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다수 있는 만큼, 향후 무역 수출 효과도 상당할 것이란 예측이다.

 

LG화학 미래기술연구센터 연구원이 신규 개발한 생분해성 신소재의 물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아주경제 그래픽팀]



◆SKC·SK케미칼·LG화학 등 대기업 기술 혁신 주도

국내에서는 화학 대기업들이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SK그룹 계열 화학소재 전문 SKC는 2008년 세계 최초로 ‘생분해 PLA 필름’을 상용화했다. 생분해 PLA 필름은 옥수수에서 추출된 바이오매스 성분으로 개발돼 땅에 묻으면 약 14주 만에 유해성분 없이 생분해된다. 기존 종이 재질보다 물에 강하고 내구성이 우수하다. 투명성과 강도가 높고 인쇄하기도 좋다. 스타벅스의 바나나, 머핀 등 포장재를 비롯해 신세계TV쇼핑의 아이스팩포장재, 의류용 비닐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SK케미칼도 옥수수를 발효해 만드는 100% 바이오 원료 기반의 친환경 바이오폴리올(PO3G)을 개발했다. 울산공장 내 부지에 연내 생산 설비를 착공, 내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PO3G는 100% 바이오 원료를 사용해 동일 양의 기존 폴리올(Polyol) 대비 생산 전 과정 평가에서 온실가스 발생이 40% 감축되는 효과가 있다. PO3G는 폴리우레탄, 스판덱스 등 주로 탄성이 필요한 운동화, 패션 의류, 가구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지난 10월 세계 최초로 100% 생분해성 ‘단일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기업들이 다른 플라스틱 소재나 첨가제를 합성해 생분해성 소재를 개발한 적은 있지만, 단일 소재로 폴리프로필렌(PP) 등의 합성수지와 동등한 유연성과 투명성을 구현한 것은 LG화학이 처음이다. LG화학은 이 신소재 개발을 위해 총 25건의 특허를 보유하는 등 원천기술을 확보한 상태로 오는 2022년 고객사 대상 시제품 평가 등 진행, 2025년 양산이 목표다. 
 

[CJ제일제당이 100%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PHA를 활용해 만든 다양한 플라스틱 시제품 [사진=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소재 내년 대량 양산

시장 수요가 커지면서 화학기업뿐만 아니라 식품기업들도 바이오플라스틱 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독보적인 발효 기술을 앞세워 PHA(Poly Hydroxyl Alkanoate)를 주력제품으로 삼아 바이오플라스틱 소재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PHA는 100% 해양 생분해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생분해 난이도는 산업(공장)-가정(퇴비)-토양-해양 순으로 난이도가 높아진다. PHA는 가장 높은 단계인 바닷물에서도 100% 생분해되는 세계 유일의 소재로, 이 분야의 원천기술을 CJ제일제당이 확보했다. 이미 5000t 이상의 선주문이 들어온 상태로, 내년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소재 바이오공장에 PHA 전용 생산 라인을 신설하면 연간 5000t 규모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다.

삼양사(구 삼양제넥스)도 2014년 옥수수를 원료로 한 100% 천연 바이오플라스틱 소재인 이소소르비드(Isosorbide) 생산에 성공했다. 이소소르비드 소재 플라스틱은 내구성, 내열성, 투과성 등이 향상돼 전자제품 외장재, 스마트폰 액정필름, 자동차 내장재, 건축자재 등까지 활용도가 높아 주목받고 있다. 삼양사는 오는 2021년 하반기 군산자유무역지역 내 연산 1만t, 2만9000m²(약 8800평) 규모의 이소소르비드 생산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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