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유튜브] 객장 대신 유튜브로 향하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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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0-11-2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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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들, 10년 만에 영업점 800곳 없애고 유튜브로

  • '동학개미' 2030세대, 익숙한 유튜브로 투자 활동중

  • "유튜브에 현혹되지 말고 관련 정보 검토 후 투자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료 생방송 진행 중. 무조건 수익 납니다.”

26일 오후 3시, 주식 시장 마감 30분 전. 모 유튜버가 진행하는 생방송에 2300여 명이 모였다. 보유한 구독자만 12만 명이 넘는 이 유튜버는 주식 장이 열리는 오전 9시부터 장을 마감하는 오후 3시 30분까지 매일 생방송을 진행한다. 생방송 영상은 매번 조회수 2만회 전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과거 개인 투자자들은 객장(客場) 내 시세를 알려주는 대형 전광판 앞에 삼삼오오 모여 정보를 공유했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객장을 찾는 개인 투자자들이 줄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통해 투자 정보를 찾을 수도, 쉽게 거래할 수도 있게 됐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긴 객장 규모를 줄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증권사 지점과 영업소는 1110곳으로 줄었다. 2010년 같은 기간(1921곳)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800곳 이상 사라진 셈이다.

이후 증권사들은 유튜브로 향했다. 유튜브 채널 'Samsung pop'(삼성증권)과 '스마트머니'(미래에셋대우), '채널K'(키움증권)는 최근 10만 구독자를 넘어 실버 버튼을 획득했다. 하나금융투자의 하나TV도 구독자 수 7만7000명을 넘어서는 등 증권사 유튜브 채널이 흥행하고 있다. 

비결은 투자 정보다. 프로모션 광고 등 마케팅보다 정보 전달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각 증권사 소속 애널리스트들이 주식 유튜버처럼 출연해 업계 전망이나 투자 전략을 전하는 콘텐츠는 타 콘텐츠보다 조회수가 높다.

금투협 관계자는 “증권사 유튜브가 늘다 보니 어느 정도 지켜야 하는 선을 만들었다”며 “지난 20일부터 증권사를 대상으로 유튜브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튜브에 익숙한 2030세대가 ‘동학개미운동'(개인 투자자들이 외국인 투자자들에 맞서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상황을 1894년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신조어)에 참전한 것도 증권사 유튜브 흥행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신규 개설된 주식계좌 1100만여 개 중 604만 개가 2030세대의 계좌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주가 폭락이 이어지자 2030세대 개인 투자자들은 이 ‘폭락’을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주식 정보를 구하는 곳은 평소 익숙했던 유튜브였다. 그러나 유튜브 내용과 유튜버만을 신뢰하기보다는 신중한 투자가 중요하다는 경고가 적지 않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2030세대 개인투자자가 많이 늘었다. 유튜브를 봐도 주식은 본인의 판단 하에 책임지고 투자해야 한다”며 “너무 현혹되지 말고 관련 정보를 면밀히 검토 후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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