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높아진 미니재건축…청약경쟁률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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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 기자
입력 2020-11-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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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백대1 경쟁률 기본…기존 사업장도 호가 급등

[사진=아주경제DB]


미니 재개발로 불리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서울 주택시장의 새로운 공급처로 부상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스미소지움(벽산빌라 가로주택정비사업)은 1순위 청약에서만 1만개가 넘는 청약통장이 몰리며 평균 537.1대1이라는 서울 내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공급된 서초구 서초 자이르네(낙원·청광연립 가로주택정비사업)도 300.2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두 곳 모두 신규물량이 30가구가 넘어 공개청약을 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변에 84㎡ 이하 아파트가 없다"며 "분양가도 저렴하고, 작은 평형대 수요를 충족시킨 것 같다"고 전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낡은 단독주택이나 빌라 등 저층 주거지를 묶어 아파트를 짓는 소규모 정비사업이다. 일반 재건축·재개발이 완성되기까지 평균 8년 6개월이 걸리는 것과 달리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정비구역 지정과 안전진단 등이 면제돼 조합설립부터 준공까지 3년 정도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실거주 규제와 초과이익 환수제가 적용되지 않으며 공공임대주택을 일정 수준 넣으면 분양가상한제도 면제된다. 올해 법 개정으로 최대 면적이 1만㎡에서 2만㎡로 넓어졌고 최고 층수도 15층으로 높아졌다.

기존 가로주택 정비사업장들의 호가도 무섭게 상승했다. 지난 3월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통해 분양을 완료한 대치동의 현대타운은, 조합을 설립한 지난 2017년 말 전용면적 75㎡의 호가가 8억 중반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거의 18억원까지 상승했다. 3년 새 가격이 두 배 넘게 뛰었다. 지난해 초에는 14억원가량에 손바뀜됐다. 이 단지는 강남구의 첫 번째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지난 3월 착공과 분양을 마쳤다.

현재 사업 시행인가 상태인 삼성동의 영동한양빌라 역시 개발 호재로 지난 4년 새 주택 매매 호가가 배 이상 상승했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에 대한 시장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기준 서울의 가로주택 정비사업장은 모두 65곳이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물량이 강남 4구 등에 집중돼 있다. 서초구의 경우 6곳, 강남구는 5곳, 송파구는 8곳이다. 강동구의 경우 서울에서 가장 많은 11곳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신규 사업장도 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서울시에 접수된 가로주택정비사업 신청 건수는 총 53건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2년 전인 2018년에는 16건에 그쳤지만, 지난해 51건으로 반등하더니 올해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가 아파트가 많아 올해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 외곽지역에 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장위뉴타운 등이 있는 성북구가 13개로 가장 많았고 강북구(7건) 양천구(7건) 노원구(6건) 등의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 시내 노후 대단지들이 잇따라 안전진단 벽에 막혀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소규모 재건축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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