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몰락한 천재 바둑소녀…한국기원, 김은지 1년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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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0-11-2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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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세 김은지 AI 프로그램 사용

  • ORO 국수전 24강서 부정행위

  • 2020년 '1단→2단→자격정지 1년'

  • AI냐로 '설왕설래' 처벌로 '갑론을박'

 

김은지 2단[사진=한국기원 제공]


김은지(13) 2단은 '천재 바둑소녀'라 불렸다. 6살 때부터 어린이 대회를 휩쓸었고, 현역 프로기사 중 최연소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올해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 1월 제53회 여자 입단대회를 통해 입단했고, 10월 2단으로 승급됐다. 약 9개월 만의 쾌거.

그러나, 몰락의 씨앗이 싹텄다. 지난 9월 ORO 국수전 24강전에서다. 김 2단은 온라인으로 펼쳐진 대국에서 이영구(33) 9단을 상대로 완승을 했다. 이 9단은 한국 바둑랭킹 7위이자, 국가대표팀 코치다.

완승을 두고 설왕설래(說往說來)했다. 패배한 이 9단은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사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결국, 김 2단은 부인하다가, 일부 시인했다.

지난 3일과 17일 1·2차 진상조사위원회가 열렸다. 결과는 20일 징계위원회를 통해 발표됐다. 한국기원은 "소속기사 내규와 전문기사 윤리 규정을 위반한 김은지 2단에게 자격정지 1년 징계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 2단은 통지서를 받은 날부터 1년간 대회 출전이 금지된다.

이날 징계위원회에는 미성년자인 김 2단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대신 그의 어머니가 자리했다. 김 2단의 어머니는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으며 아이 키우는 데만 급급하다 보니 주변을 살펴보지 못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금 생각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일로 당사자인 김 2단과 목진석 국가대표팀 감독의 사과문이 한국기원에 제출됐다. 김 2단은 사과문을 통해 "본인의 잘못된 선택을 반성하고 있다. 이 9단에게 사과한다"고 했고, 목 감독은 "선수를 지도하는 감독으로 바르게 훈육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느낀다. 심려 끼쳐 드린 바둑 팬들에게 사과한다"고 전했다.
 

한국기원 전경[사진=한국기원 제공]


한국기원은 향후 이러한 일을 방지하고자 'AI 프로그램 사용금지 등'에 관한 소속기사 내규를 신설했다. 위반 시 자격정지 3년 또는 제명의 징계가 내려진다. 김 2단의 경우 미성년자인 점과 본인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으로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이번엔 '자격정지 1년'을 두고 갑론을박(甲論乙駁)했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쪽과 과하다는 쪽으로 나뉘었다. 한 누리꾼은 "아마추어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쓰면 영구제명에 1년 징역이다. 프로가 1년밖에 안 받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고, 한 기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 2단이 1년 징계를 받았는데 국제전을 두고 있다. 흐지부지 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대국에서는 대회 정지가 맞지만, 대회장에서 하는 대회까지 못 두게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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