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핵심기술 집착…이번엔 양자컴퓨터 패권 야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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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10-1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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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정치국 집체학습, 양자기술 논의

  • 금융·군사 등 암호 무력화 절대 병기

  • 習 "국가안보에 중요, 고지 선점하라"

  • AI·블록체인 등 매년 다른 화두 제시

  • 美 압박에 궁지, 기술패권 포기 없다

[사진=신화통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양자 컴퓨터 기술 분야의 글로벌 주도권 선점을 화두로 제시했다.

미국에 맞선 핵심 기술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기술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빅데이터·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에 이어 양자 컴퓨터 기술에 대한 범국가적 차원의 투자 확대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美 제재 속 핵심기술 확보 주력

18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6일 '양자 과학기술 연구·응용 전망'에 대한 공산당 중앙정치국 집체학습을 주재했다.

시 주석은 "현재 세계는 100년간 없었던 대격변을 겪고 있다"며 "과학기술 혁신은 핵심 변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양자 과학기술 발전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인지하고 대세를 파악해 선수(先手)를 잘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미국은 핵심 기술 및 부품의 대중 수출을 제재하며서 중국을 압박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화웨이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궁지에 몰렸고, 반도체 산업 발전 등의 국가 전략도 난항을 겪고 있다.

시 주석이 핵심 기술의 경쟁력 강화를 입버릇처럼 반복하는 배경이다.

그는 '현대판 경연(經筵·왕과 신하가 학문·기술을 연마하던 제도)'으로 불리는 집체학습을 통해 매년 다른 화두를 제시하며 정부와 기업을 독려해 왔다.

2017년 12월 열린 집체학습 주제는 '국가적 빅데이터 전략 시행'이었고 이듬해에는 AI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10월 집체학습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다뤄졌다. 시 주석은 "주공격 방향을 명확히 하고 역량을 집중해 관건적 핵심 기술 정복에 진력하라"고 주문했다.

◆양자컴퓨터, 미래기술의 백미

이번 집체학습의 강사로 나선 양자물리학의 대가 쉐지쿤(薛其坤) 중국과학원 원사는 "양자 기술을 활용하면 손톱 크기의 메모리에 전 세계 모든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자 과학이 적용된 컴퓨터·통신·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전복성 기술'로 표현했다. 기존 판을 뒤집을 정도의 파급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궈궈핑(郭國平) 중국과학원 양자정보중점실험실 부주임은 지난해 중국과학보와의 인터뷰에서 양자 컴퓨터를 '갓 탄생한 열병기'에 비유했다.

슈퍼 컴퓨터를 비롯한 기존 컴퓨터는 양자 컴퓨터와 비교하면 활이나 칼 같은 냉병기 수준이라는 얘기다.

예컨대 기존 컴퓨터로 1000년이 걸리는 비밀 암호 해독이 양자 컴퓨터를 사용할 경우 4분이면 끝난다.

1600대의 컴퓨터로 8개월이 걸리는 129자릿수 소인수분해도 양자 컴퓨터로는 3~4시간 만에 계산할 수 있다.

양자 컴퓨터 개발에 성공하면 전 세계 금융 거래와 전자상거래 내역, 군사·민간 암호가 손바닥 안에 들어온다. 이보다 더한 권력은 없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러시아 등이 양자 컴퓨터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시 주석은 "양자 과학기술은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고 국가 안보를 보장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며 "자금 투입을 보장하고 지방정부와 기업의 투자 확대도 이끌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우수 인재 육성과 산학연 협력 강화를 주문하며 "글로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라"고 강조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은 이미 안후이성 허페이에 세계 최대 규모의 양자 연구소 건설을 추진하는 등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시 주석이 직접 언급한 만큼 향후 범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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