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이 뽑은 별별 명장면] '강철비2' 대통령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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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08-1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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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다음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정우성이 직접 뽑은 영화 '강철비2'의 명장면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다음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그들이 직접 고른 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영화 속 한 장면과 그 안에 담긴 의미,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이번 주인공은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이하 '강철비2')의 정우성이다.

영화 '강철비2'는 북의 쿠데타로 북 핵잠수함에 납치된 세 정상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2017년 개봉한 '강철비'의 속편이다. 1편은 남북이 한반도 문제에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으로 시작, 북핵 문제 해결 방안 등으로 결말을 맺었다면 2편은 당사자인 남북이 한반도 문제에 결정권이 없다는 사실적 상황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통일에 대한 염원으로 마무리한다.

극 중 정우성은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 역을 맡았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 냉전의 섬이 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고민하는 대통령이다. 어렵게 성사된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의 쿠데타로 북한 핵잠수함에 감금되자 임박한 전쟁을 막기 위해 목숨을 걸고 노력한다.

"양우석 감독님께서 한경재의 '한숨'을 강조하셨어요. 한숨 쉬던 장면이 많이 기억에 남네요."

극 중 한경재는 여러 차례 한숨을 내쉰다. 남·북·미 정상회담 중 첨예하게 대립하는 북 위원장과 미국 대통령 사이, 전쟁 임박 위기 속, 목숨 건 선전포고 앞에서도. 그는 복잡한 심경을 담아 한숨을 토해낸다.

"정상회담 신은 그런 한경재의 한숨이 가장 짙을 수밖에 없는 장면이죠. 북 위원장과 미국이 대립하는 가운데 인내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니까요. 한숨이 나오는 게 당연한 캐릭터예요."

정우성이 언급한 장면은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신. 남·북·미 정상이 최초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신이다. 남·북·미 정상이 한 데 모여 평화 협정에 관해 논의하지만,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목소리만 높아져 간다.
 

영화 '강철비2' 스틸컷 중, 핵 잠수함에 갇힌 세 정상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숨 쉬는 모습은 따로 연습할 필요도 없고 어느 부분에서 해야겠다고 체크할 필요도 없었어요. 그냥 막 나오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캐릭터를 대변하는 상징성이라고 봐요."

영화 속에는 많은 은유와 상징이 숨어있다. 북 위원장이 협상 테이블이나 좁은 핵 잠수함 안에서 꺼내든 담배는 '핵'을 의미하고, "담배 좀 꺼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좁은 공간 안에서 방귀를 뀌어버리는 미국 대통령의 모습은 UN 제재를 상징한다. 한숨 역시 한반도의 입장을 담아낸 부분.

"한경재를 연기하면서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무척 외롭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첫 장면을 찍고 나서는 무기력한 기분도 느꼈어요. 당사자지만 소리를 낼 수 없기 때문에 참아야 할 수밖에 없잖아요. 외롭고 고뇌가 많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극 중 한경재는 남북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표정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양우석 감독이 정우성에게 한숨 연기를 강조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연기하기에 어려웠던 장면은 없었어요. 배우로서 감당할 필요가 없는 걸 감당해야 할 때가 어려운 거죠. 제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었으니. 어렵고 힘든 일도 없었고요, 또 끝나고 나면 모두 좋은 추억으로 남거든요."

한편 영화 '강철비2'는 지난 7월 29일 개봉, 첫날 22만 관객(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이하 동일)과 만났다. 코로나19 시국 속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꾸준히 관객을 모아 오늘(11일) 누적관객수는 157만256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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