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상반기 실적 급등...1금융권 규제에 '풍선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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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0-08-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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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반기 당기순익 전년대비 두자릿수 증가

  • 코로나 여파 저신용자 몰리며 대출 급증

  • SBI 23% 껑충…최초 총자산 10조 돌파

저축은행들의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2분기부터 본격적인 코로나19 영향에 실적 악화를 우려한 것과 대조적이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로 시중은행 등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저신용자들이 저축은행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요 저축은행의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저축은행에서 고객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김형석 기자]


8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 등 주요 저축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BI저축은행의 지난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090억원)보다 23% 급증한 1340억원을 기록했다. 연체율 역시 2분기 말 1.70%로 1분기 말(2.27%)보다 0.57%포인트 개선됐다.

SBI저축은행의 총 자산도 업계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했다. 2분기 말 SBI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10조2112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말(3월 말) 9조3246억원보다 1조원가량 자산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신한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148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9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늘었다. NH저축은행은 10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13% 성장했다.

이처럼 저축은행 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데는 대출 확대에 성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저축은행의 총 대출잔액은 최대치를 매월 경신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총 대출잔액은 69조2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65조504억원)보다 3조9743억원 급증한 액수다.

저축은행의 대출 잔액은 지난 2월부터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2월 대출 잔액은 66조3717억원으로 저축은행 사태 이전 최대 금액을 기록했던 2010년 5월(65조7541억원)을 넘어섰다. 이후 3월(67조658억원) 4월 68조2792억원을 기록하며 매달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4월의 경우 한달만에 대출잔액이 1조원 이상 늘었다. 대출 잔액이 한달 만에 1조원 이상 늘어난 것은 2018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정부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을 늘리고 있지만, 관련 대출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저신용자들의 대출이 저축은행에 몰리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타 금융기관보다 취약차주가 많은 저축은행 특성상 연체율 관리를 포함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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