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로 이야기②] “정부사업 매칭, 오픈이노베이션 구축”...AC 내 ‘이색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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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0-08-0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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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은 정부지원사업 리드, 박원미 비즈니스 리드 인터뷰

[편집자 주] 10여 년 전,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구글의 에릭 슈미트가 커피를 마시는 사진 한 장이 찍혔다. 편안한 복장으로 마주앉아 이야기를 주고받던 두 거장이 만난 장소는 팔로알토 시내의 작은 카페였다. 격식을 차리지 않고 효율성을 추구하는 그들의 가치관이 그대로 담긴 장면이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벤처캐피탈(VC)과 창업자의 만남이 카페에서 자주 이뤄진다. 커피를 마시면서 투자 이야기를 하고, 화장실에서 창업자를 만나 기술 트렌드를 공유한다. 한국에서는 강남이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특히, 역삼로사거리 스타벅스에서는 창업자와 투자자의 ‘만남의 장’이 펼쳐진다. 창업과 투자, 트렌드가 이야기되자 사람들은 자석같이 모였다. 대한민국 혁신의 최전선에 있는 그들의 이야기, 퓨처플레이와 동행하는 ‘역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ㅣ [역삼로 이야기] 권오형 퓨처플레이 투자 파트너 “오프라인 시장에 기회 있다”

 
스타트업 성장 생태계 조성하는 ‘숨은 주역’
 

스타트업 성장을 돕는 김지은 정부지원사업 리드(왼쪽), 박원미 비즈니스 리드.(사진=퓨처플레이)


스타트업은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가능성을 좇는다. 대부분은 프로토타입 단계이기에 인적‧물적 인프라는 갖춰져 있지 않다. 가설을 검증하고, 사업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방위적인 도움이 요구된다. 보육, 인큐베이팅, 액셀러레이팅 등 다양한 단어로 표현되는 지원 프로그램의 필요성은 여기서 나온다. 스타트업에 정부사업 매칭을 도와주는 김지은 정부지원사업 리드와 대기업‧스타트업 협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박원미 비즈니스 리드는 '지원 업무의 전면'에 서 있다. 퓨처플레이 소속 직원이면서, 포트폴리오사 성장에 동행하고 있는 두 이색직군의 주인공을 만났다.


- 각각 어떤 일을 하고 있나?

김지은 리드 (이하 김) : "포트폴리오사의 운영자금 확보 및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정책자금을 추천해주고, 알맞은 지원사업을 매칭하는 역할을 한다. 중소기업 산업현장에 있는 연구개발(R&D) 코디네이터를 생각하면 쉽다. 여기에 퓨처플레이가 팁스 프로그램 운영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일하고 있다."


박원미 리드 (이하 박) :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운영하는 오픈이노베이션 그룹에 속해 있다. 기업이 혁신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자원 이외에 외부 자원을 끌어 와야 한다. 대기업 공동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하는 오픈이노베이션 기회를 만들고 있다."



- 정부지원사업은 부수적인 프로젝트라는 인상이 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창업에 뛰어는 스타트업이 정부지원을 받고, 그런 사업을 매칭해주는 역할이 꼭 필요한가?

김 :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해 지원하는 자금이 연간 500조원 이상이다. 스타트업에 정책자금은 중요한 시드 자금이다. 사업 구조와 성장 단계에 따라 적절한 과제를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빠르게 기술을 개발하면서 성장해야 하는데, 투자받기 힘든 기업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다양한 과제를 찾고, 담당 공무원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규정에 맞게 사업비를 사용하는 문제는 우리가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특히, 팁스 프로그램은 민간 투자와 연계되면서 자금 운영법이 일반회계와 다르다. 이제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가 됐다."



- 오픈이노베이션은 한 때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강조한 개념이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대학, 연구기관 등 모든 주체가 모여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목표였다. 한두개 기업이 나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정부가 주도했다. 퓨처플레이에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박 : "기업은 생존을 위해 혁신을 해야 한다. 대기업은 빠른 의사결정이 어렵지만 혁신의 니즈가 있고, 스타트업도 대기업이 필요하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은 너무 다른 조직이지만, 서로 만나서 대화하게 한다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단순히 재무적으로 투자해서 수익을 얻는 목적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동행하면 산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을 정책적으로만 풀어야 한다는 건 오해라고 생각한다."

 
“창업자의 열정, 소소한 보람 느낄 수 있어야”

김지은 리드는 사립 중‧고등학교 교육행정직, 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엔젤투자협회를 거쳐 퓨처플레이에 입사했다. R&D 코디네이터로 일하면서 관련 업무 자격증도 취득했다. 박원미 리드는 서울과기대 토목공학과 출신이다. 대학원에서는 과학기술경영정책을 공부했다. 다른 회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색직무이면서, 현재 직업과 쉽게 연결되지 않는 독특한 경력이다.


- 역삼로에서나 만날 수 있는 이색 직업이다. 솔직히 감이 잘 안 온다. 해당 직무는 어떤 사람에게 어울리나

김 : "서류를 많이 봐야 하는 직업이다. 매년 발표되는 정부지원과제가 다양하기 때문에 꼼꼼하게 찾아 볼 수 있어야 한다. 과제마다 유권해석도 필요하다. 같은 문구라도,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융통성이 있다면 이 역할에 적합할 것 같다. 지원업무다 보니 겉으로 보이는 큰 성과가 없을 수 있다. 작은 성과에도 소소하게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분이 도전하면 좋겠다."

박 :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 스타트업과 대기업 사이에서 조정하는 일이 많고, 이해관계도 다양하다. 사람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스킬이 있으면 유리하다. 변화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도 필요하다.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창업자들 옆에 있으면 그들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는다. 반짝이는 에너지이지만, 그들은 밤낮‧주말이 없다. 그들과 동행할 수 있는 열정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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