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CEO의 변신은 무죄...스타트업, 사외이사, 중국行 등 각분야서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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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20-06-1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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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트업 코칭'하는 LG그룹 전직 CEO

  • 몸값높은 삼성 전직 CEO...타 업종 대표, 교수, 사외이사 등 다양한 분야서 활동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사진=삼성전자 제공]


장원기 삼성전자 전 사장이 중국 업체로 옮겼다는 소식에 11일 업계가 주목했다. 삼성 출신 임·직원의 이직은 있었지만, 최고경영자(CEO)의 중국 이직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장 전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서 반도체초괄 액정표시장치(LCD)사업부 공장장과 LCD사업부장, 중국삼성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40년간 삼성맨'으로 일했던 일했던 장 전 사장은 2017년 중국삼성본부장을 끝으로 고문으로 활동하다가 최근 중국 OLED 구동칩 회사인 '에스윈'으로 자리를 옮겼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 중국 업체에서 삼성전자에서 배웠던 장 전 사장의 경험을 높게 산 것으로 본다"며 "핵심 기술직이 아니기 때문에 삼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직 CEO가 경쟁업체로 옮겨가거나 해외로 이직하는 등의 일은 하루이틀 된 일은 아니다. 특히 대기업의 CEO 급은 업계 고위직들과 주로 교류하고, 회사 내 중요 정보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물러난 뒤에도 헤드헌터의 연락을 많이 받는다.

이에 국내 대기들은 CEO가 현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분야에 따라 1~3년 가량의 고문 자리를 유지해준다. 경쟁업체로 이직을 막기 위함이다.
 

(좌측부터) 박진수 전 LG화학 부회장, 유진녕 전 LG화학 사장, 이우종 전 LG전자 VC사업본부 사장, 박종석 전 LG이노텍 사장, 신문범 전 LG전자 사장, 김종립 전 지투알 사장.[사진=LG그룹]


◆'스타트업 코칭'하는 LG그룹 전직 CEO

박진수 전 LG화학 부회장, 유진녕 전 LG화학 사장, 이우종 전 LG전자 VC사업본부 사장, 박종석 전 LG이노텍 사장, 신문범 전 LG전자 사장, 김종립 전 지투알 사장. 한 때 LG그룹 각 계열사에서 최고경영자로 활약했던 이들이 뭉쳤다.

평균 연령 64세인 이들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엔젤6+(ANGEL6+)'를 결성했다. 엔젤6+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 육성과 발굴을 위해 액셀러레이터로서 창업보육, 컨설팅, 신사업 등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사진=금호타이어 제공]


채양기 전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장은 지난달 금호타이어 사장으로 선임됐다. 완성차 제조업체는 아니지만, 같은 자동차 업종으로 옮긴 케이스다.

채 사장은 197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고, 1999년 재무관리실장(이사 대우), 2005년 현대차 기획관리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2006년 은퇴 후에 자동차 부품사 아이아 사장, 회계법인 삼성KPMG 부회장 등을 거쳤다. 2018년 7월에는 금호타이어 사외이사를 했고, 올해는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좌측부터)황창규 전 KT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임형규 전 SK텔레콤 부회장, 이상완 한양대 특훈교수, 이순동 호서학원 이사장.


◆몸값높은 삼성 전직 CEO...타 업계 대표, 교수, 사외이사 등 다양한 분야서 활동

한 회사의 CEO를 역임했다는 것만큼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은 없다. 특히 CEO 재임 시절에 탁월한 실적을 달성했던 사람이라면, 여기저기 부르는 곳이 많기 마련이다.

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게 활약하는 전직 CEO는 역시 삼성 출신 CEO다. 삼성그룹 출신들은 체계적인 조직관리 노하우와 일에 대한 열정 등이 있기 때문에 타 업계에서도 선호가 높다. 다만 최근에는 삼성보다 외국계 기업 등 출신 등 해외경력을 선호하는 사례가 늘고있는 추세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으로 업종을 갈아탄 대표적인 인물은 황창규 전 KT 회장이 있다. 1989년 삼성반도체 DVC에 입사한 황 전 회장은 1994년 세계 최초로 256메가 D램을 개발한 반도체 전문가다.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에서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해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발표해 유명해졌다.

국내 대표적인 SNS인 카카오톡을 만든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삼성SDS 출신이다. 1992년 삼성SDS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1998년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하며 자기 사업을 시작한 케이스다.

SK그룹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조대식 의장도 삼성 출신이다. 조 의장은 삼성물산에 입사해서 재무부서 리스크관리부 상무, 삼성물산 미주법인 재무책임자 등을 맡은 바 있다. 조 의장은 2007년 SK에 입사해서 현재 투자지주회사인 SK(주)의 근간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형규 전 SK텔레콤 부회장은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 등을 하며 삼성에서 20년이상 몸담았던 인물이다. 2014년 최태원 SK 회장이 직접 이직 요청을 했던것으로 알려져서 화제가 됐다. 임 전 부회장은 SK텔레콤 부회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ICT기술성장위원장 등을 역임한 이후에 2016년 고문으로 물러났다.

'미스터 LCD'라 불리던 이상완 전 삼성전자 사장은 한양대 특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 전략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던 이순동 전 사장은 지난달 학교법인 호서학원 8대 이사장에 선임됐다. 이 전 사장은 삼성 퇴임 임원 모임인 '성우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업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해 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재계에 범삼성 출신 CEO는 26명으로 가장 많다. 그다음으로 외국계 기업 출신(25명), 관료 출신(18명) 순이었다. 범현대 출신 CEO는 9명, 범LG 출신은 6명이었다.

헤드헌팅 업체 관계자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삼성 출신이면 모두가 선호했다"며 "여전히 삼성 출신들에 대한 수요가 있고, 삼성 협력사 등에서는 삼성 출신 임원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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