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떠는 신흥국] ①코로나19에 경제 와르르...연쇄충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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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03-2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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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전역이 코로나19 감염권에 들면서 신흥국 곳곳에서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여파는 국가 경제 규모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지만, 신흥국의 경우 다르다. 신흥국은 외부 요인에 취약한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코로나19라는 공중보건 비상상황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미 인도와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국에서는 경제 위기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들 국가에서는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하자 근로자 해고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 이로 인해 가계 수입이 감소해 빈곤 상태에 놓인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하늘길이 속속 막히자 주요 산업이 관광업인 국가들은 울상이다. 호텔과 항공업, 서비스업은 집단 해고와 임금 삭감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시장 경제에 타격을 주는 암울한 상황이 계속되면 신흥국 경제가 크게 휘청거릴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바이러스 감염 확대로 글로벌 경제가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 가장 먼저 신흥국에 투자한 자금부터 회수하려고 하는 성질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 공포감에 신흥국에서 자본이 탈출하기 시작했다"며 "2008년 금융위기와 맞먹는 경제적 충격을 그대로 흡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신흥국의 경제 위기가 이들 국가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세계 경제 침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NYT에 따르면 신흥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의 경제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연쇄 타격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제로금리부터 무제한 양적완화(QE), 회사채 매입 등 '대규모 슈퍼 부양책'을 연달아 내놨다. 세계 경제를 판가름할 수 있는 미국 중앙은행이 시장에 돈을 풀기 시작하자 상황이 심각하다고 느낀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서는 일단은 현금을 확보해두는 게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하면서 신흥국의 자본 이탈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 24개국에 순유입된 투자금은 지난해 총 790억 달러(약 97조억원)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본격화하자 지난 두 달 동안 70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2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신흥국의 경제 위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입을 모은다. 투자은행 SEB그룹의 퍼 함마룬드 신흥시장 전략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신흥시장이 받을 충격은 금융위기만큼 나쁘거나 오히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인도 자원봉사자가 12일(현지시간) 잠무카슈미르 주 잠무 시 병원 밖에서 시민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나눠주고 있다. 주 당국은 대학을 포함해 주 내 모든 학교를 오는 31일까지 폐쇄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인도에서는 최소 5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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