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어헤쳐] ② 포지티브 규제에 눈물짓는 스타트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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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0-03-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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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투자보다 규제 완화에 신경써야"

타다 승합차. [사진=연합뉴스]


국내 스타트업 창업의 자금 조력자가 정부라면, 제도적으로 가로막는 주체 또한 정부다. 네거티브가 아닌 포지티브 규제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게 만든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트업 누적 투자금은 4조원 규모로 2018년보다 20% 이상 늘었다. 정부가 편성·집행한 정책자금 덕분이다.

하지만 스타트업들은 정부가 투자보다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정책적인 지원에 더 신경쓰길 바라는 눈치다. 이는 스타트업이 성장 이후 회수와 재투자를 거치는 과정을 탄탄하게 만들고, 보다 많은 민간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을 통해 스타트업의 진입장벽을 낮춰야 유니콘 기업도 계속 탄생할 수 있는 것"이라며 "창업 의지를 꺾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국내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은 총 11개다. 전 세계 유니콘 기업 수는 430개로, 미국 212개, 중국 101개, 영국 22개, 인도 18개, 독일 12개 등과 비교할 때 여전히 초라한 수준이다.

실제 지난해 8월 발간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상위 100대 스타트업이 국내에서 사업한다고 가정할 때 약 53%가 규제로 인해 회사를 운영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3곳의 사업 모델은 한국에서는 아예 금지된 것이다.

혁신의 소지에는 다소 논란이 있지만, 최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업을 접게 된 '타다'가 포지티브 규제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운수법 개정안은 현재 기사가 포함된 승합차로 승객을 나르는 타다의 영업 방식(베이직 서비스)을 부정한다. 정부의 의도가 어떻든 법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추가) 나열해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타다 서비스를 금지시킨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에 VCNC(타다 운영사)는 내달 11일부터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다. 차고지도 서울 기준으로 종전 20곳에서 5곳으로 축소했다. 결국 타다 드라이버들이 생계 위협을 이유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항의하기에 이르렀다. 비대위는 이재웅 전 쏘카(타다 모회사)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는 물론이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도 대화의 물꼬를 트길 바라고 있다.

한편 우버, 카카오, 차차, 마카롱택시 등 타다를 제외한 모빌리티 업체들은 개정안을 수용하고, 국토부와 기여금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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