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황 상징으로 추락한 '주4일 근무'... 제주항공 이어 티웨이·이스타도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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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02-1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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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에 이어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잇달아 ‘주4일 근무’를 실시한다.

앞서 희망휴직 등으로 군살 줄이기에 나섰으나, 자발적으로 나서는 임직원이 많지 않아 나온 임시 조치다. 국내 LCC들은 지난해 ‘일본의 경제도발’에 이어 올해 중국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적자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을 비롯한 국내 주요 LCC들이 3월부터 최대 6월까지 임시적으로 주4일 근무를 도입한다. 이들 회사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공지하고 신청자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4일 근무는 같은 기간 진행되는 무급휴직 등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시행된다. 앞서 이 회사들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단기휴직 등의 군살빼기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회사가 어려운 가운데 자리를 비울 경우 향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신청하는 직원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해 주4일 근무의 경우, 자리는 지키면서 회사의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CC들이 주4일 근무를 도입하는 배경이다. 다만 주4일 근무를 신청하는 직원들의 경우 월급이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주4일 근무 역시 미봉책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데다 여전히 업황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과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노선의 운항을 중단 또는 감편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그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되는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대만 등에 대해 여행과 방문을 최소화해달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에 티웨이항공은 인천∼클락(필리핀), 인천∼하노이(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 노선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진에어도 17일부터 부산∼방콕(타이) 노선을 잠정 중단하는 데 이어 인천∼칼리보(필리핀) 노선도 운항 중단하기로 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 다른 LCC도 마찬가지 상태다.

항공 업계 임직원들은 최근 잇따른 이 같은 조치로 지칠 대로 지쳐 있다. 일각에서는 회사는 양보하지 않고 임직원에게만 책임을 돌린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주4일 근무도 참여자가 많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제주항공 본사 관계자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의 상징인 주4일 근무가 업계의 위기를 대변하는 제도로 전락했다”며 “오랜만에 좀 여유를 가지게 됐다는 직원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고 호소했다.

티웨이항공 본사 관계자는 “다른 LCC에 비해 복지도 적은 상태에서 직원들의 희생만 강요한다”며 “함께 고통을 나누고, 미래를 함께 준비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LCC 업계의 대부분 수익노선의 운영이 중단된 상태로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며 “재정상태가 취약한 LCC의 버티기는 오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경우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4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같은 기간 각각 192억원과 491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스타항공 등 다른 LCC도 숫자만 다를 뿐 영업손실을 막지는 못했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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