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금융.배터리...위기의 건설사. 먹거리 찾아 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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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0-01-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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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시장 규제 강화, 항공·금융·배터리 등 신사업 진출 활발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항공·금융·배터리·프롭테크 등 이색 신사업에 뛰어드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기존 주력산업이던 주택시장은 장기간 조정국면에 접어들고, 해외시장은 미국·중국·중동 분쟁 등 대외 여건이 악화돼 새로운 먹거리 없이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인공지능(AI)·스마트팜(첨단기술 적용 농장) 사업추가에 이어 최근에는 전기차에 쓰이는 2차전지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사업에 진출했다. 포항시 영일만4 일반산업단지 내 약 12만㎡ 부지에 2차전지 재활용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GS건설 측은 2022년까지 총 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2차전지 배터리 시장을 차세대 먹거리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1차 투자가 완료되는 즉시 생산규모를 2배 이상 키운다는 전략도 세워놨다. GS건설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배터리 재활용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업계 최고의 화공플랜트 시공경험과 전체 직원의 90%에 달하는 전문 엔지니어를 바탕으로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금융 노하우를 통해 디벨로퍼 회사로 변신 중이다. 지난해 '신사업 추진본부'를 신설한 데 이어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부동산투자신탁(리츠) 자산관리회사인 '투게더투자운용' 설립 인가를 받았다. 리츠는 투자자를 모아 부동산을 매입하고 임대 수익 등을 배당하는 간접 금융 투자상품이다. 회사 측은 베트남 하노이 복합개발단지 '스타레이크시티'를 개발하는 사업에 첫 투자를 결정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정부의 리츠 시장 활성화 기조에 맞춰 해당 분야로 신사업을 확장하고, 수익구조를 다각화할 계획"이라면서 "2025년까지 자산운용규모를 4조원으로 키우고, 20개 이상의 리츠를 운영해 단순 시공사가 아닌 종합 디벨로퍼 회사로 변신하겠다"고 말했다.

GS건설이 2차전지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짓는 포항 영일만4 일반산업단지 모습. [사진=GS건설 제공]

 

대우건설이 투자하는 베트남 하노이 복합개발단지 '스타레이크시티'의 전경 모습. [사진=대우건설 제공]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과 반도건설은 항공분야를 통해 건설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현산은 아시아나 항공을 인수하고, 반도건설은 최근 대한항공을 소유한 한진칼 보유 지분을 기존 6.28%에서 8.28%로 늘리며 각각 항공산업에 진출했다. 항공산업은 4차 산업 기술의 발달로 IT산업과 함께 꾸준한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이다.

우미건설은 오너 2세인 이석준 대표 주도로 '부동산+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적극 발굴 중이다. 현재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공유주택, 부동산 기반 P2P(개인 간 거래) 금융 플랫폼 테라펀딩을 운영하는 테라핀테크, 3D 공간 데이터 플랫폼 어반베이스 등 부동산 첨단기술(프롭테크) 기반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자본금 50억원을 출자해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육성 기업)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하고 건설업과 연계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스마트팜 플랫폼 쎄슬프라이머스, 인공지능(AI) 기반 건축설계 솔루션 텐일레븐, 안면인식 보안 솔루션 씨브이티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동부건설은 건설폐기물 사업에 뛰어들었다.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인 WIK-용신환경개발 4개사를 인수한 에코프라임PE 사모펀드에 간접 투자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태영건설은 수처리사업, 서희건설은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에 따라 비무장지대 지뢰 제거 사업, 계룡건설산업은 제로에너지 관련 설계·시공·유지관리업에 각각 진출했다. 

건설사들의 신사업 진출은 사업다각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기존 사업역량을 흐트러뜨리고,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단점도 제기된다. 특히 급격한 변화는 기존 건설업과의 시너지가 아닌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고, 거시경제 환경이 부정적이라 해외 일감도 전만큼 못하다"면서 "기존 사업에 안주하다가는 향후 2~3년도 버틸수 없다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사업·수익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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