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폴 메카트니의 전속 사진가 김명중의 사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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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기자
입력 2019-12-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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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많은 아티스트, 바로 비틀스 출신 폴 매카트니. 그의 이름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 유명인의 사진을 찍는 사람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아마 대부분 몰랐을 거다. 

폴 메카트니의 전속 사진가는 김명중(Mj Kim)이다. 그는 2008년부터 11년째 일하고 있다.

그는 마이클 잭슨의 사진가로 대중 앞에 선 마지막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으며 조니 뎁, 빅토리아 베컴, 클라우디아 시퍼, 내털리 포트먼, 스파이스 걸스, 무하마드 알리, 찰스 왕세자 등 세계적인 인물들과 함 일했다. 국내에서는 방탄소년단(BTS), 류준열 등의 사진을 맡았던 ‘잘나가는 인싸 사진가’다.

어떻게 유명해질 수 있었지? 스펙이 좋을가?  사실 그는 대학도 떨어지고 유학도 포기하는 등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김명중 Mj Kim의 인터뷰를 통해 폴 메카트니의 전속 사진사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진= 김명중 MJ Kim 작가 제공/ 김명중 MJ Kim 작가]

Q. 사진작가라는 꿈을 가지고 있던 게 아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처음 사진을 찍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미국에서 대학교를 다녔는데 영화과였어요. 영화과는 공동 작업이다 보니까 되게 힘들었고 점수도 잘 안 나오고 해서 학점을 딸 겸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시작한 게 사진이에요. 사진에 대한 관심도 없는 상태에서 궁여지책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 그게 좋았던 거예요.

Q. 그렇다면 그 후에 학점을 잘 따셨나요?

A. 사실 큰 의미가 없었던 게, IMF가 터져서 학업을 중단했어요.

Q. 대학교를 다 마치지 않은 게 행운이라고 하셨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지금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게 어떠한 정규과정을 다 마치고 한 게 아니잖아요. 그때는 그게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과연 학교를 마쳤으면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을지 생각을 해봤을 때, 없었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Q. 처음 찍었던 사진은 어떤 거였나요?

A. 그냥 런던 길거리 사진이었어요. 흑백필름 사진을 찍어서 인화하고 했었죠.

Q. 풍경사진에서 인물사진으로 넘어간 계기가 있었나요?

A. IMF가 터지고 나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그게 뉴스에 관련된 일이었어요. 그래서 뉴스에 관련된 사람의 사진을 찍다 보니까 그게 인물사진이 된 거예요. 사실 그때는 매력을 느끼기보다도 그냥 돈벌이를 위해서 했었어요. 먹고 살려고.

Q. 유명인들의 사진을 찍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유명한 신문사로 옮겨서 연예부 담당 기자를 하게 되면서 유명인들의 사진을 찍기 시작한 거예요.

Q. 유명인의 사진을 찍을 경우 저작권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A. 처음에 찍을 때 계약하기에 따라 틀려요. 저작권에 대한 정확한 명시가 없으면, 외국에서는 찍는 사람이 저작권을 가져요.

유명인의 경우는 사전에 계약서에 저작권 명시를 하는데 그에 따라서 출판사가 갖는 경우도 있고 찍힌 사람이 가질 때도 있고 제가 가질 때도 있어요.

Q. 폴 메카트니의 경우 사진을 찍은지 11년이 됐는데 사진을 찍으면서 여러 번 만나는 스타들과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나요?

A. 인연이 되는 사람들은 계속 만나고 있어요. 그걸 일부러 이어나가려고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인연이 될 만한 사람들은 인연이 되더라고요.
 

[사진= 김명중 MJ Kim 작가 제공/ MJ Kim 작가와 폴 메카트니]

Q.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 스타들의 사진을 찍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외국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우리나라 스타들도 찍고 있어요. 방탄소년단도 찍었고 가수 이은미 씨도 찍었고 되게 많이 찍었어요.

Q. 사진을 잘 찍는다는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소통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인물을 중점적으로 찍으니까, 그 인물과 소통을 잘 해서 인물도 좋아하고 나도 좋아하는 사진이 나오는 게 잘 찍는 거라고 생각해요.

Q. 사진을 찍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일단 폴 메카트니와 11년간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11년간 일하고 있는 게 거대한 에피소드이고요. 마이클잭슨이 돌아가시기 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났는데 그것도 굉장히 마음에 있는 에피소드이고, 스파이스걸스를 통해서 연예계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됐는데 그분들과 작업한 것도 마음에 남아요.

그리고 독일 모델인 클라우디아 쉬퍼라는 모델과 작업을 하면서 처음으로 1대1로 작업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때 여러 종류의 기억에 남는 작업들이 있어요.
 

[사진= 김명중 MJ Kim 작가 제공/김명중 MJ Kim 작가가 촬영한 폴 메카트니의 사진]
 

[사진= 김명중 MJ Kim 작가 제공/ 김명중 MJ Kim 작가가 촬영한 폴 메카트니의 사진]

Q. 마이클잭슨과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떠한 일인가요?

A. 마이클잭슨이 영국에서 자신의 마지막 콘서트를 한다고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저는 마이클잭슨의 포토그래퍼로 그 자리에 있었어요.

기다리다가 마이클잭슨이 뒷 무대에 나타났는데 마이클 잭슨이 눈을 마주치며 환하게 웃으면서 말을 건네는데 정말 따뜻해지는 기운을 느꼈어요. 그래서 이 사람하고 오래 인연을 이어나가고 싶었는데 안타깝게 일찍 돌아가셨어요.
 

[사진= 김명중 MJ Kim 작가 제공/ 김명중 작가 MJ Kim 작가가 촬영한 마이클 잭슨의 사진]


Q. 유명인들의 포토그래퍼는 한 명 밖에 없나요?

A. 그렇죠, 여러 명일 필요는 없는 거 같아요. 왜냐면 그 분은 한 사람에게만 붙어서 찍으면 되기 때문에 보통 백악관 담당 기자가 아닌 이상 배우나 연예인은 한 명이 촬영을 하고 있어요.

Q. 김명중 작가는 보정한 사진과 보정을 하지 않은 사진 중 어떠한 사진을 추구하시나요?

A. 그 사진의 목적에 따라서 틀린 거 같아요. 사진의 사용 목적이 보정이 들어가도 그 목적의 뜻이 충분히 전달된다면 보정을 해도 상관이 없다고 봐요. 근데 그 사진의 목적이 뉴스 사진처럼 진실을 전달하거나 사실을 전달하는 거면 보정을 하면 안 되겠죠.

Q. 스타들의 사진의 경우 지원을 한 건가요? 아니면 스카우트 제안이 온 건가요?

A. 요청을 받기도 하고 요청을 하기도 해요. 저와 관련이 없는 배우나 가수들이 공연을 한다고 정보를 얻으면 그쪽에 이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저를 알고 있는 분들은 촬영을 해달라고 먼저 제안을 하시기도 해요.

Q. 사진을 찍었던 스타들을 통해서도 연결이 되는 경우가 있나요?

A. 그럼요. 스타들도 친한 사람들이 있잖아요. 어쩌다가 우연히 친한 사람에게 소개를 받기도 해요.

Q. 가장 사진을 찍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A. 마이클잭슨이요. 저의 가슴을 가장 뛰게 하는 게 마이클잭슨이었고 마이클잭슨의 공연을 한 번도 못 봤거든요, 저는 마이클잭슨의 노래를 듣고 자란 세대고. 그래서 마이클잭슨의 공연을 보고 너무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는데 정말 며칠 안 남은 상태에서 꿈이 깨져버려서 가슴의 한이 남았어요.

그리고 전인권 선생님의 사진을 꼭 한번 찍어보고 싶어요. 어렸을 때 들국화를 너무 좋아했었거든요. 그런 한국의 잊혀진 거장들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사진을 통해 특별한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으신가요?

A. 그건 있는데 뭔지는 모르겠어요. 무언가 특별한 사진작업을 하고 싶은데 그것이 무엇인지는 끊임없이 고민하는 중이에요.

Q. 사진가로서의 김명중 그리고 사람으로서의 김명중은 어떠한 사람인가요?

A. 그 두 사람은 같은 사람이어야 할 거 같아요. 사진이라는 게 ‘나’를 통해서 나오는 건데 그런 ‘나’가 나의 본심을 통해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사진가인 김명중은 똑같은 사람이면서 사람을 좋아하는 사진가인 거 같아요.

Q. 사진이 엄청나게 많은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데 이러한 세상에서 사진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삶의 기록이요. 예전처럼 사진 한 장이 어마어마하게 큰 의미를 주는 시대는 조금씩 지나가고 있는 거 같아요. 그만큼 사진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에. 넘쳐나는 것에 명품이라는 칭호는 안 붙이잖아요.

그 대신 모든 사람들이 사진으로 누군가의 삶을 찍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진과 삶, 인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와 있고 모든 사람은 ‘누군가의 삶 또는 자신의 삶을 담아가고 있는 사진가’라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사진을 잘 찍고 싶어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사진에 대한 기본적인 건 공부는 하는 게 좋다고 생각을 하고 그런 걸 마스터 한 상태에서 자신이 찍고 싶은 사진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자세히 찾아나가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그걸 찾으면 그것에 대한 좋아하는 마음을 갖고 많은 시간을 들여서 정성껏 자기가 좋아하는 걸 바라보면서 더 좋은 사진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사진은 마음에서 찍히는 거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김명중 MJ Kim 작가와 ]
 

-김호이의 사람들-
인터뷰: 김호이
기사 작성 및 수정: 김호이/ 김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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