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돼지고기 가격 열달 만에 '깜짝' 하락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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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11-1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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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말~11월초 돼지고기 도매가 2주째 하락세

  • 비싼 가격에 소비↓​ , 돼지열병 추가 발발 소문에 도축↑

  • 단기적 하락세…연말연시 앞두고 가격 또 다시 오를듯

중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10월말 들어서부터 일시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인이 돼지고기 소비를 줄인 데 따른 영향으로 연말연시를 앞두고 또 다시 오름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농업농촌부 정보중심에 따르면 10월말부터 전국적으로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2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통계에 따르면 11월4~8일 전국 16개 주요 성(省)·시(市)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1kg당 평균 51.01위안(약 8484원)으로 전주 대비 1.92위안(3.6%) 하락했다. 앞서 전주인 10월28~11월1일 돼지고기 도매가격도 1kg당 평균 52.93위안으로, 전주 평균(53.4위안)보다 약 0.9% 하락했다. 11일 기준,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49위안대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중국 돼지고기 도매가격 동향. [자료=중국농업농촌부]


로이터는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10개월 만에 급락했다며 이는 중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하 돼지열병) 발발로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자 중국인들이 비싼 돼지고기 소비를 줄인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8월 중국 대륙에선 돼지열병이 처음 발병했다. 예방백신, 치료약이 없어 현재로서는 살처분이 확산을 막기 위한 유일한 대책이다.

지난 1년 새 돼지열병 여파로 전 세계 사육두수의 절반가량인 4억 마리가 넘던 중국 내 돼지 사육두수가 반토막이 났다.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중국 내 돼지 사육두수는 전년 동비 41.1% 줄었다. 이로 인해 올해 돼지고기 생산량이 전년보다 4분의 1, 약 1300만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부족분을 해외에서 사들이곤 있지만 중국인의 수요를 메우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돼지고기 공급량 감소로 중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새 70% 폭등하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돼지고기 가격이 너무 올라서 중국인들은 이제 소고기, 닭고기 등으로 소비를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쩡융 중국 농촌과학원 연구원은 "돼지고기 가격 급등에 10월 들어 돼지고기 소비량이 약 30% 감소햇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베이징 신파디(新發地) 육류도매시장에서는 도축돼지의 약 10~20%가 팔리지 않아 다시 도축장으로 보내졌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일각에선 2주 전쯤 중국 동북 지역에서 돼지열병 추가 발발 사례가 나타나자 놀란 양돈업자들이 서둘러 돼지를 대거 도축하면서 돼지공급량이 늘어나 가격이 내려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시장은 돼지고기 가격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연말연시를 앞두고 돼지고기 수요가 늘면서 조만간  가격은 다시 급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돈육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중국인의 돼지 사랑은 유별나다. 돼지고기와 식량이 천하를 평안케 한다는 '저량안천하(猪糧安天下)'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돼지고기는 중국인에게 주식이나 다름없다. 최근 중국 지도부는 돼지열병 방역에 주력하는 한편, 돼지고기 공급량 증대와 가격 안정을 ‘긴박한 정치적 임무’로 삼고 돼지고기 가격 방어에 발 벗고 나선 상황이다. 

세계 최대 농업 은행인 네덜란드 라보뱅크는 중국이 돼지고기 수입을 늘리는 등 돼지고기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중국이 돼지열병 파동에서 회복하기까지 약 5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 5년 후엔 중국인들의 육류 식습관도 바뀌어서 생고기 대신 냉동가공 고기를 더 많이 소비하고,  닭·오리 등 가금류 소비도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 베이징의 한 시장에서 소비자가 돼지고기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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