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하이닉스, '70조원' 체외진단기 시장에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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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9-11-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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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오 스타트업 솔과 CIS 공동과제 협약 체결

  • 인구 고령화에 수요 빠르게 증가 중…시장성 기대

SK하이닉스가 CIS(CMOS 이미지 센서)를 앞세워 70조원 규모의 헬스케어(체외진단기) 시장에 도전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협력사와 손잡고 CIS 기반의 체외진단기 사업화를 고려하고 있다. 체액 한 방울로 누구나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시대를 먼저 열겠다는 의지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6일 서울 모처에서 바이오 스타트업 솔(SOL)과 CIS 공동과제 관련 협약식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는 양사 임원과 가톨릭대 성모병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과제 추진 경과 및 현황, 협약 취지에 대한 설명으로 진행됐다.

올해 초부터 SK하이닉스와 솔은 CIS 체외진단기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체외진단기는 인체 조직이나 혈액 등을 통해 몸 밖에서 신속하게 질병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기기다.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체온계나 임신테스트기부터 개당 수천만원에 이르는 최첨단 세균배양기, 세균판독기도 체외진단기의 일종이다.

양사는 렌즈를 CIS로 대체한 체외진단기를 구상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에서 필름 역할을 하는 반도체 센서의 일종인 CIS를 렌즈 대신에 활용하면 기존 제품보다 크기를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고, 더욱 정밀하게 만들 수도 있다. 체외진단 결과를 의료기관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만성질환 관리를 할 수 있어 의료비 절감은 물론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최근 SK하이닉스가 CIS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판매처 다변화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SK하이닉스는 자사 CIS를 '블랙펄(Black Pearl)'이라는 이름으로 독자 브랜드화한 바 있다. 최근에는 경기 이천시 M10 공장의 D램 생산라인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 중이다.

SK하이닉스가 CIS 체외진단기를 주목하는 것은 막대한 시장성 때문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질환 치료 중심에서 조기 진단을 통한 사전 예방으로 의료계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과의 융합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나오면서 의료기관 중심이었던 수요가 일반 가정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글로벌 체외진단기 시장은 2016년 602억 달러(약 70조원)에서 2021년 787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이 같은 잠재력에 주목, 헬스케어 산업을 중점 육성 분야로 일찌감치 지목한 바 있다. 그동안 그룹 내 제약·바이오 관련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헬스케어 사업에 SK하이닉스도 보폭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현지에 건설 중인 종합병원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D램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이 위치한 중국 장쑤성 우시에 종합병원을 건설 중이다. 해당 병원은 2022년 완공될 예정이다. 설립 결정 단계에서부터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헬스케어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다만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솔과의 공동 연구개발 협약은 외부 파트너에 기술을 공유하는 '공유 인프라'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직접적으로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 제3공장 정문. [사진=백준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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