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보험성 금리인하'에 쉼표...시장선 "내년 금리인하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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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배인선, 최예지 기자
입력 2019-10-3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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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들어 세번째 금리인하 단행...성명서 '적절한 행동' 문구 삭제 관망모드

  • BOJ는 금리동결, 선제안내 수정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中은 '마이웨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세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하며 이른바 '보험성 금리인하(insurance cut)' 행진에 사실상 '쉼표'를 찍었다. 시장은 연준이 '관망 모드'에 돌입했을 뿐 금리인하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았고, 더욱이 금리인상 기조로 돌아서려는 건 아니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금리인하 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연준은 30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끝에 기준금리를 1.50~1.75%로 0.25% 포인트 낮췄다. 예상했던 대로다. 지난해 기준금리를 4차례 인상한 연준은 올 들어 7, 9월에 이어 이날까지 금리를 3차례 연속 인하했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 본부. [사진=신화·연합뉴스]


◆보험성 금리인하 '쉼표'··· 시장선 내년에 금리인하 재개 기대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자체보다 연준이 발표한 성명의 문구 변화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회견 발언에 집중했다. 향후 통화정책 향방을 엿보기 위해서다. 

연준은 지난 6월과 7월, 9월 FOMC 성명에 경기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한다"는 문구를 담았지만, 이번에는 삭제했다. 대신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 목표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가늠하면서 입수되는 정보가 경제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연준이 '적절한 행동' 문구를 삭제한 건 보험성 금리인하를 중단한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연준은 지난 7월 △세계 경제의 성장둔화 △무역정책 불확실성 △미약한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금리인하에 나섰다. 당면한 경기침체가 아닌 침체 위험에 대응한 금리인하 조치로 일종의 '보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연준은 대신 경제지표와 대외변수 등을 고려해 향후 기준금리 향방을 정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회견에서 연준이 관망 모드에 진입했음을 시사했다며, 이는 추가 금리인하를 위한 장애물을 높일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매튜 루제티 도이체방크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월부터 이날까지는 연준이 금리인하를 중단하려면 경제지표가 개선돼야 했지만, 이제부터는 금리인하를 정당화하기 위해 경제지표가 나빠져야 한다는 게 이날 연준의 새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연준의 결정을 반겼다. 뉴욕증시 간판지수인 S&P500지수가 이틀 만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건 무엇보다 금리인하 사이클이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도 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한동안은 금리인하 폭을 되찾기 위한 금리인상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대개 연준이 12월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내년 상반기 중 다시 금리인하를 재개할 것으로 본다. 연준이 보험성 금리인하의 명분으로 제시한 악재들이 사실상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는 물론 기관투자가들이 잇따라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고, 미·중 무역갈등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파월 의장이 인정한 대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도 기대에 못 미친다.

미국 경제를 뒷받침해온 고용·소비 관련 지표도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기업투자 지표 등이 이미 흔들리고 있어서다. 미국의 실업률은 3.5%(9월 기준)로 반세기 만에 최저치고,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핵심 부문이다. 

티파니 와일딩 핌코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에 소비지표가 나빠질 위험이 있다며, 연준이 결국 금리인하를 재개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기준금리 추이(%)[그래픽=트레이딩이코노믹스]


◆日도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 中은 '마이웨이'

일본은행(BOJ)은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1%로 동결했다. 단기 국채 금리를 -0.1%, 장기 국채 금리를 0%로 유도하는 장·단기 금리 조작도 지속하기로 했다.

BOJ는 다만 향후 기준금리 향방을 시사하는 포워드가이던스(선제안내)를 수정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BOJ는 기준금리에 대해 "현재의 장·단기 금리 수준 또는 이를 밑도는 수준으로 추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은 "적어도 2020년 무렵까지는 상당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었다.

니혼게이자이는 BOJ가 선제안내를 수정한 건 금리인하를 비롯한 추가 완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브라질·홍콩 등이 연준의 뒤를 따라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중국 인민은행은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앞서 언급한 대로 긴축도, 완화도 하지 않는 온건한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국내 물가상승, 구조개혁 등 문제에 대응할 것으로 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1일 보도했다.

또 금융시장 안정을 유지하면서 인프라 건설에 재정을 투입하고, 민영 중소기업에 적절한 대출을 지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경기하방 압력에 대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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