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속 이야기]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 맛있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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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희 기자
입력 2019-10-1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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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전어는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식상한 표현이 있을 정도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전어의 맛은 주관적이지만 나라와 민족이 다르면 차이가 더 두드러진다. 특히 전어구이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은 우리와 매우 다르다.

일본말로 전어는 ‘고노시로’다. 일본도 가을 전어를 최고로 여기지만 주로 젓갈을 만들고 식초에 절이거나 회로 먹을 뿐 구워 먹지는 않는다고 한다.

여기에는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 일본 중부지방에 예쁜 딸을 둔 노인이 있었다. 딸의 아름다움에 반해 영주가 첩으로 삼으려고 했다. 그러자 부모가 딸이 병들어 죽었다며 영주를 속이고 영주가 보낸 신하 앞에서 바로 화장을 한다며 관을 태웠다. 관 속에는 딸 대신에 생선을 넣었는데 바로 전어였다. 생선 타는 냄새를 맡은 신하가 딸이 정말로 죽었다고 영주에게 보고했다. 이때부터 사람들이 전어를 자식 대신에 태운 물고기라고 해서 ‘고노시로(子の代)’라고 불렀다. 일본인들이 전어구이를 먹지 않는 풍습이 여기서 비롯됐다고 한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는 ‘난호어목지’에 “전어는 고기에 가시가 많지만, 육질이 부드러워 씹어 먹기가 좋으며 기름이 많고 맛이 좋다. 상인들이 소금에 절여 한양으로 가져와 파는데, 신분의 높낮이를 떠나 모두 좋아해서 사는 사람이 값을 생각하지 않고 사기 때문에 전어라고 한다”고 적었다.

임진왜란 때 오희문이 쓴 일기인 ‘쇄미록’에도 “듣자니 시장에서 큰 전어 한 마리의 값이 쌀 석 되 값”에 이른다고 적었다. 지금도 조그만 전어 한 마리가 쌀 석 값이면 비싼 편인데 지금보다 쌀이 귀했던 옛날에는 진짜 만만한 가격이 아니었다.

전어에는 글루코사민과 핵산이 많은데, 이는 두뇌와 간 기능 강화에 좋다. 잔뼈가 많아서 먹기 불편할 수 있지만, 뼈째 먹으면 칼슘을 다량 섭취하게 된다. DHA, EPA 등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콜레스테롤을 낮춰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 비타민B와 D가 풍부해 노화 방지와 피부에도 좋다. 전어를 구울 때 발암물질이 발생할까 걱정된다면, 비타민C가 많이 들어 있는 과일과 함께 섭취하면 된다.

전어를 구매할 때는 비늘이 많이 붙어 있고 윤기가 나는 것이 좋으며, 배는 은백색을 띠고 등은 초록색을 띠는 것이 좋다. 손질할 때는 비늘, 머리, 지느러미, 꼬리, 내장을 제거한 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으면 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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