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5개국, 中 대체하는 글로벌 생산거점으로…"對중국 수출의존도 낮출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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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룡 기자
입력 2019-09-2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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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산업구조 고도화 및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생산거점' 역할 축소

  • 베트남·필리핀 등 외국인직접투자↑…저임금 노동력 등으로 中 대체

  • "중장기적으로 아세안 5개국 주목…해외 생산기지 및 내수시장 확보"

베트남 사이공 일대.(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동방]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주요 5개국이 중국을 대체하는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국가로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다. 우리나라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22일 해외경제포커스에 게재한 보고서 '아세안 5국의 외국인직접투자 유입 배경과 전망 및 시사점'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세안 5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베트남) 경제는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제고됐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FDI의 역할이 컸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안 5국에 대한 FDI 유입액은 2007년 약 337억달러에서 지난해 약 686억달러로 2배 이상 늘었다. 전세계 FDI 유입액에서 이들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1.9%에서 지난해 5.3%로 증가했다. 신흥국 FDI 유입액 대비 비중도 같은기간 4.3%에서 9.3%로 상승했다. 통상적으로 FDI는 투자 증대, 선진 경영기법 및 기술의 국내 이전 등을 통해 투자대상국의 경제성장에 기여한다. 특히 국내 자본이 부족한 신흥국의 경우, FDI는 투자 증대를 통해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아세안 5개국 FDI 유입 추이. (자료=한국은행)

보고서는 "중국이 담당해 왔던 글로벌 생산거점의 역할이 향후 아세안 5국으로 이전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의 FDI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임금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 정부의 가공무역 억제 및 내수 중심의 산업구조 고도화 정책 등으로 글로벌 생산거점으로서의 역할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중국 무역 가운데 가공무역의 비중은 2007년 45.4%에서 지난해 27.3%로 감소한 반면, GDP 중 내수중심의 3차 산업 비중이 같은기간 42.9%에서 52.2%로 늘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세계 수출증가율 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였던 중국의 수출은 지난 2016년부터는 세계 수출증가율을 하회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세안 5국은 저임금 노동력, 정부의 적극적인 외자유치 노력 등에 힘입어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아세안 5국의 제조업 임금수준은 지난해 연간임금 기준으로 중국(1만520달러)보다 낮으며 특히 인도네시아(5027달러), 필리핀(4056달러), 베트남(3812달러)의 경우는 중국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의 생산비용 증가에 따른 수출 증가율 둔화.(자료=한국은행)

특히, 최근 심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도 아세안 5국으로의 FDI 유입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전쟁 이후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관세부담 증가 등의 이유로 중국에서 아세안 5국 등으로 생산기지 이전 의향을 피력하고 있다. 중국 내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상당수 기업들이 아세안 5국을 포함한 여타지역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역내 분업체계에서 아세안 5국의 역할이 강화되고 이들 국가들의 내수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나라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기업의 경우, 아세안 지역에 대한 투자전략 수립 시 조립·가공을 위한 해외 생산기지 구축 외에 향후 내수시장 확보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의 생산거점이 아세안 5국으로 이전되는 구조전환 과정에서 우리 기업이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경우 향후 우리나라의 對중국 수출의존도가 낮아지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중간재의 최종 목적지가 아세안 5국으로 전환되면서 對중국 중간재 수출이 對아세안 5국 수출로 대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품목 가운데 중간재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75.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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