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16주째 이어져… 경찰·시위대 다시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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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09-2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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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리 람 행정장관, 26일 '시민과의 대화' 예정

  • 시위대, 일요일 지하철 운행 방해 등 시위 예고

  • 홍콩 당국, 고속철도 운행·공항터미날 입장 제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홍콩 주말 시위가 16주째 이어진 가운데 경찰과 시위대간 충돌이 또 다시 발생했다. 22일엔 지하철 운행 방해와 국제공항 길목 차단 등의 시위가 예고 돼 당국이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홍콩 툰먼 지역에서 열린 주말 집회에서 시위대와 경찰간의 충돌이 재연됐다. 시위대들은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을 향해 벽돌과 화염 등을 던졌고, 도서관과 정부청사 외부에 걸려있던 오성홍기를 불태우려 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런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여러 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금속 막대, 새총 등 공격용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면서 "과격 시위대가 경전철역 시설을 훼손하는 한편 철로에 물건을 던지고 그 부근에 바리케이드를 쳐 교통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부터 저녁에 걸쳐진 시위는 반(反)중 성격이 강했다. 일부 시위대는 미국에 ‘홍콩을 해방해 달라’는 내용의 플랜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쳤고, 송환법 반대 메시지가 붙여진 ‘레넌 벽’을 둘러싸고 친중파와 반중파의 실랑이도 벌여졌다. 친중파들이 레넌 벽을 청소한다며 메시지를 제거하자, 반중 시위대는 오후 레넌벽에 다시 메시지를 붙이고 꽃을 놓았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오는 26일 ‘시민과의 대화’ 첫 행사를 통해 홍콩 시민 150명과 만날 예정이지만, 시위대들은 여전히 홍콩 정부에 부정적이라고 SCMP는 전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행정장관과 만나는 150명의 시민이 타당한 사람들인지 알 수 없다”며 “설령 그들이 의견을 내더라도 시위대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다만 시위 규모는 이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경찰 추산 최대 4300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22일에는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고 국제공항으로 통하는 도로를 막는 등의 시위가 예고돼 있다. 경찰은 이에 대비해 공항행 고속철도 운행 제한과 공항 주차장 일부 폐쇄 등 조치에 나섰다.

SCMP는 “경찰은 유효한 항공권을 소지한 고객만 공항 터미널에 입장하게 할 것”이라며 “시위참여자를 찾아내기 위해 버스회사로부터 ‘옥토퍼스’ 교통카드 정보와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보할 수 있다는 법원 명령을 받아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우산 쓰고 도심 행진하는 홍콩 시위대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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