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새 먹거리 찾아 리츠시장에 속속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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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19-09-1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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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림산업ㆍ대우건설ㆍ롯데건설 등 사업 본격화ㆍ참여검토

  • 주택개발 이어 서울 강남 오피스빌딩 등으로 사업대상 확대

  • 정부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사업영역 확대ㆍ수익구조 다각화 복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형 건설사들이 소액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지분에 투자,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리츠(부동산투자신탁)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정부의 리츠 시장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수익구조도 다각화한다는 복안이다.

건설업 호황기에 비교적 안전한 단순 도급 시공만으로도 벅찼던 대형 건설사들이 건설업 침체기를 맞아 부동산 금융업에까지 손을 뻗어 새로운 활로를 찾아나서는 셈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2016년 리츠사업에 뛰어든 뒤 최근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력, 주택개발리츠사업을 꾸준히 펼쳐온 데 이어 대우건설·롯데건설 등도 리츠사업을 본격화하거나 참여를 검토 중이다. 대형 건설사들의 리츠사업 대상은 주택개발뿐만 아니라 서울 도심 내 고가 오피스 빌딩 재건축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노상윤 한국리츠협회 연구위원은 "그동안 대형 건설사들은 PFV(Project Financing Vehicle)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부동산을 준공한 후 일반분양, 통매각 방식으로 매각 차익을 추구해왔다"며 "최근에는 리츠를 통해 개발 부동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매각하거나 위탁운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자체 AMC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는 리츠를 통해 자산의 유동화뿐 아니라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상당한 이점을 취할 수 있다. 향후 건설사의 AMC와 리츠 설립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라며 "리츠 시장에 우량한 대형 공모리츠가 다수 등장하면 일반 투자자들이 좋은 배당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될 것"이라 덧붙였다.

리츠란 채권 발행이나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 운용 대상 자산을 사들인 후 여기서 거둔 임대수익을 투자자들에 배당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건설사들은 이 같은 일을 해줄 리츠를 직접 설립하기 위해 우선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를 설립, 국토교통부의 영업인가를 받아야 한다.

기존 보유 자산의 유동화뿐 아니라 개발을 통한 신규 부동산 투자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2016년 7월 건설사 가운데 가장 먼저 리츠 자산관리회사 대림AMC를 설립하고 리츠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대림산업은 지금까지도 주택개발리츠사업 등 분야에서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 2일 올해 첫 LH 주택개발리츠 민간사업자 공모 사업인 ‘인천영종 A-28BL’을 수주했다.

주택개발리츠사업이란 LH가 장기 미매각 공동주택용지를 민간이 출자한 리츠에 매각하는 사업이다. 건설사는 리츠 설립 인가를 받아 토지를 인수, 주택을 짓고 이를 통해 임대사업을 벌여 수익이 나면 이를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임대사업을 위해 리츠를 만들었다"며 "예전에 들어갔던 뉴스테이 사업은 최근 들어 운용에 진입한 경우가 많다. 가장 최근 운용에 들어간 사업지는 인천 도화지구와 위례"라고 전했다. 이어 "주택개발리츠는 우리가 LH와 꾸준히 많이 해왔다"며 "수익성이 괜찮은 만큼 사업지가 발생하면 당연히 계속 들어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리츠사업에 관심을 보여왔던 롯데건설은 최근 롯데지주가 리츠를 설립하면서 건설사 차원에서 리츠 설립을 검토하진 않고 있지만, 향후 롯데지주 측과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지주사가 리츠를 설립하고 전담 조직까지 신설한 상태라 우리 차원에서 따로 리츠 설립을 계획하고 있진 않다"면서도 "추후 협력할 수 있는 영역이 있는지에 대해 검토 중이다.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은 민간임대주택사업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사들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들려는 목적으로 리츠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호텔이나 오피스를 운용하는 방식도 떠오르고 있다. 대우건설이 구상하는 모델이 대표적이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자산관리회사 '투게더자산운용' 설립을 위해 국토교통부에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연내 AMC 설립 인가가 나는 대로 1호리츠를 모집할 것"이라며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자사 소유 부지에다 호텔, 오피스 등을 짓고 이를 운용해 얻어지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이 같은 시도에 전문가들은 긍정적 평가를 내놓는다. 노 연구위원은 "서울의 3대 오피스 권역인 종로, 여의도, 강남 중 가장 늦게 조성된 강남권역이 1980년대 조성됐다는 점에서 강남을 비롯한 종로와 여의도 내에 준공된 지 40년이 넘은 노후 부동산이 다수 존재하고, 이들은 주로 역세권 등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춰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재개발, 재건축 기회가 건설사에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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