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국내시장 포화·실적 악화…수익 찾아 해외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석유선 기자
입력 2019-08-23 07:4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롯데면세점, 해외점 상반기 누적매출 작년 총매출 이미 넘겨...내년 1조 목표

  • 신라면세점, 해외매출 작년 1조 돌파...상반기 영업익 작년대비 14% 늘어

  • 양사, 싱가포르 창이공항 1~4터미널 사업자 놓고 한판 승부 예고

국내 면세점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업계의 고심이 깊다. 올 2분기에만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빅3 면세점’ 중 영업이익을 늘린 곳은 신라면세점이 유일하다.

정부는 이에 아랑곳 없이 또 한번 추가 시내면세점 특허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어 시장 포화는 심화될 전망이다. 이에 주요 면세점들은 더이상 국내에서 활로를 찾기 어렵다는 절박함에서 해외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점유율 1위인 롯데면세점은 2분기 매출 1조5097억원, 영업이익 7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절반 가까운 45.3%나 급감했다.

업계 2위 신라면세점은 2분기 매출 1조2265억원, 영업이익 69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지난해 동기대비 16.3%, 9.1% 늘어난 것으로 빅3 중 유일하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3위인 신세계면세점은 2분기 매출 7713억원, 영업이익 173억원으로,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73.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5% 줄었다.

면세점 업계는 더이상 국내에서 신규점포 확대와 마케팅비를 써대는 ‘출혈 경쟁’은 실익에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5월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특허를 추가로 5개(서울 3개, 인천 1개, 광주 1개)를 허용키로 했지만 시큰둥한 이유도 이런 탓이다. 

 

롯데면세점 베트남 하노이공항점 [사진=롯데면세점 제공]



업계는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따이공(보따리상) 의존도가 커지면서 수익성이 낮은 국내 대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국내 점유율이 올해 초 30% 후반대까지 떨어지는 와중에도 해외시장의 파이는 계속 키우고 있다. 국내 보다 해외에서 실익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국내 최초로 해외로 진출한 롯데면세점의 연간 해외 매출은 2014년 550억원에서 지난해 2400억원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점 누적 매출은 이미 지난해 총매출을 넘겼다.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미국(괌), 일본, 태국, 베트남, 호주까지 진출하면서 롯데면세점은 2020년엔 해외 매출 1조를 달성, 글로벌 1위가 되겠다는 목표다.

신라면세점은 국내 점유율은 2위지만, 해외에서는 롯데보다 우위다. 신라면세점의 해외 점포는 싱가포르·홍콩 공항점을 비롯해 마카오공항, 태국 푸켓시내점, 일본 도쿄시내점 등 5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부진 사장의 리더십에 따라 2013년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시작으로 홍콩 쳅락콕공항, 인천공항 등 아시아 3대 공항을 모두 점령하면서 신라면세점의 해외사업은 시너지가 커졌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만 전년 대비 14% 늘었다. 또 지난해 이미 국내 면세사업자 중 최초로 해외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

 

2015년 2월 10일 호텔신라는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면세점 '그랜드 오픈 기념식'을 열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에서 세번째), 리서우향 창이국제공항 CEO(오른쪽에서 두번째),가수 동반신기(왼쪽에서 두번째) 등이 리본을 자르고 있다. [사진=호텔신라 제공]


이처럼 해외시장 개척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롯데와 신라는 세계 면세점 매출 순위(무디리포트)로도 스위스 듀프리에 이어 각각 2, 3위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오는 26일 입찰제안서를 마감하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1~4터미널 ‘담배·주류’ 사업자 선정 입찰은 양사 모두에게 피할 수 없는 승부가 될 전망이다. 임차 기간은 2020년 9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총 6년간으로, 롯데면세점이 창이공항을 접수하면 해외 매출 1조원 달성은 용이해진다.

신라면세점도 기존 창이공항 사업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데다, 아시아 최대 시장인 싱가포르를 놓칠 수 없기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따이공에 의존해온 국내 면세시장은 매출은 늘지만 실익은 적어 ‘속빈 강정’인게 사실”이라면서 “해외 시장은 그간 국내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업이익을 키울 수 있는 여지가 큰 만큼 업계가 향후 꾸준히 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