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타사 위탁 생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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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9-08-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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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스템LSI,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과 잇따라 접촉

  • 생산망 다변화…자사 파운드리 대형 고객사 확보 영향

삼성전자가 지난 6월 공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의 심벌마크. [사진=삼성전자 제공]

대만산 삼성전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가 나올까.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자사 파운드리 사업부가 아닌 타사 생산 위탁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 고객사 수주로 파운드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만큼, 시스템LSI 사업부 또한 외부 파운드리와의 협업해 안정적인 생산 인프라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최근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계약을 타진 중이다.

계약이 성사되면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물량 일부가 외부 파운드리에서 생산된다. 현재 7나노 생산에 성공한 업체가 삼성전자 외에 대만 TSMC 밖에 없기 때문에 위탁을 맡길 업체로는 TSMC가 유력하다. 하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관련 내용은 아직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기존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리한 바 있다.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세분화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시스템LSI 사업부는 엑시노스와 CMOS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 반도체의 연구개발과 설계만 담당하는 팹리스로 체질을 바꿨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위탁 생산을 전담하며, 외부 팹리스 고객사의 기술 유출 우려를 최소화했다.

조직은 분리됐지만 양쪽의 협업은 지금까지 이어졌다.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한 엑시노스 대부분은 자사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사실상 독점적으로 생산해 왔다. 파운드리 사업부의 매출에서 시스템LSI 사업부 등 내부 물량 비율도 4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시스템LSI 사업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생산망 다변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처음으로 엑시노스 브랜드를 만든 뒤 다양한 영역의 프로세서를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모바일은 물론 사물인터넷, 자동차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또한 출시했다.

지난 12일에는 업계 최초로 1억 800만 화소의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공개했다. 다양한 제품군을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만큼 외부 생산망 구축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다.

파운드리 사업부가 올해 들어 잇따라 대형 고객사를 확보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시스템LSI 사업부의 위탁 물량이 줄더라도 매출에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7나노 생산 공정을 앞세워 퀄컴과 IBM, 엔비디아로부터 잇따라 반도체 수주 계약을 맺었다. 시스템LSI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가 각자도생을 통해 더욱 몸집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자사 엑시노스가 아닌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탑재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경제적 판단을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며 "2030년 비메모리 분야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삼성전자의 계획 또한 한발 더 가까워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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