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에 재건축 조합원 추가 분담금 규모 논란…"수억대 수준" vs "지나친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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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윤지은 기자
입력 2019-08-1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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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합 "손해 커 사업 중단해야 할 판" 주장에 시장선 "손해 증가 아닌 이익 축소" 지적

  • 재건축 시장엔 찬바람 '생생' 집주인 콧대 높은 신축은 '고고'…"풍선효과 지속 미지수"

 

다수의 부동산이 위치한 서울시내 한 아파트 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이하 분상제)의 새 적용 기준이 발표된 뒤 재건축 시장이 초토화다. 서울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분상제 적용으로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1억원 가량 늘어날 것이란 추정이 나오자, 최근 조합원 입주권을 산 이들을 중심으로 "재건축을 그만둬야한다"고 주장하는 등 난상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도 즉각 반응하고 있다. 재건축 매수문의는 자취를 감춘 반면, 신축 아파트는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 신축 집주인들은 한주 새 수 천만원씩 호가를 높이는 모습이다. 

◆ “시세에 샀는데 추가분담금이라니” 막차 탄 사람들은 ‘패닉’

분상제 적용 확대로 재건축 단지들의 후분양이 막히며, 조합원 간 갈등이 상당하다. 일반분양가가 예상보다 낮을 경우, 당초 예상한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1억원가량 늘어서다.

신반포3차와 반포 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원베일리(총 2971가구, 일반분양 340가구)는 조합원 1인당 8000만원~1억원 가량 추가 분담금이 늘어날 것으로 조합은 추정한다.

일반분양가가 17억2040만원에서 13억5600만원으로 떨어진다고 가정할 때, 총 2000억원 가량 손해가 나고 이를 조합원 전체가 각각 분담(면적으로 계산)하면 조합원당 8000만원~1억원 가량을 추가로 내야한다.

개포주공 4단지 조합장은 “최근 주변 단지가 3.3㎡당 4560만원에 일반분양했다. 이 가격의 70~80% 수준에 일반분양하면 조합원 분양가나 일반분양가가 비슷하거나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합원 분양가는 당초 3.3㎡당 3300만~3500만원 수준이었다.

둔촌주공은 애초 추가분담금 총액이 100억원 미만으로 적은 수준이었으나 분상제가 도입되면 조합원당 1억원~2억원가량 추가 분담금이 늘어날 것으로 조합측은 예상한다.

다만, 이는 모두 추정치일 뿐이다. 강남 재건축 단지 시공사 관계자는 “대지 가격에 대해 감정평가를 받아야 하는 등 아직 정확한 추가 분담금을 알 수 없다. 손실이라기보다는 이익이 줄어든다는 편이 맞다. 최근 조합원 입주권을 시세 수준으로 산 사람들은 추가 분담금이 나올 수 있다고 하니 불만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조합의 주장처럼 추분이 급격히 늘진 않을 것으로 봤다. 반포동 중개업소 대표는 “원베일리는 조합원 물량과 일반분양 물량의 비율이 8대 1인 점을 감안 하면 일반분양가 하락에 따른 손실분을 한 채 당 8명이서 나누니 큰 부담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개포주공 1단지 인근 중개업소 대표도 “조합원 분담금이 상향조정 되는 게 부담돼서 매매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주변 신축아파트가 상승하면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기 힘들다. 수익성이야 줄겠지만 손해 볼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병기 아파트 분양평가 전문 앱 '리얼하우스' 팀장은 “둔촌주공 등 강남권이나 세운정비구역은 분상제 도입으로 애초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시했던 분양가 이상으로 가격을 낮추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통제에 따를 경우 추정한 분양가. 리얼하우스는 분상제가 도입되면 이보다 분양가가 낮아질 수 있다고 추정한다. 다만, 둔촌주공이나 세운정비구역의 경우 크게 분양가가 하락하긴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제공=리얼하우스 ]



◆ 신축 집주인, '퐁선효과'에 콧대 높아
시장은 분상제 발표에 곧바로 반응했다. 재건축은 매수문의가 사라지고 호가도 하락하는 분위기다. 때 아닌 찬바람이 생생 불고 있는 것이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는 최근 21억1425만원에 거래되며 앞선 최고 거래가격을 넘어섰다.

그러나 분상제 발표 뒤 분위기는 급변했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잠실주공 5단지 전용 82㎡ 매매가는 리센츠보다 항상 1억원 비쌌는데 요즘은 가격이 유사하다”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들은 “재건축에 상투를 잡힌 사람들이 많다. 재건축에서 서둘러 빠지고 강남 신축으로 갈아타야 할 때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신축시장에선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실제 신축은 신고가 기록이 이어지고 있다. 개포동 중개업소 대표는 “개포 블레스티지 전용 84㎡는 23억원에, 전용 59㎡는 이달 18억5000만원에 팔렸다”고 말했다. 각각 전고가는 20억8000만원, 18억2000만원이었다. 이어 “개포 루체하임 전용84㎡는 일주일 전 20억9500만원에 팔렸다. 현재 호가는 22억~23억원 수준이고 21억5000만원을 두고 밀당 중이다”고 상황을 전했다. 신축 집주인들의 콧대가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신축도 짧은 기간 급격히 호가가 올라 눈치보기 장이 이어지고 있다.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전용 84㎡는 호가가 24억원까지 뛰었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남향 등 똘똘한 물건은 다 팔렸고 이제 동향만 남아 매수자들이 주춤한다. 지켜보자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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