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홍콩사태에 43조 ELS·56조 수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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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19-08-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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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현지시간) 홍콩 카오룽반도 몽콕경찰서 인근 거리에서 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 H지수를 좇는 주가연계증권(ELS)을 43조원 가까이 산 수많은 투자자들이 좌불안석이다. 두 달 넘게 이어진 홍콩 시위가 파국으로 치닫는다면 우리 무역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18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을 보면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 미상환액은 7월 말 기준 42조599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내놓은 ELS만 32조1869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체 ELS 발행액(47조6585억원) 가운데 약 68%를 차지했다.

ELS는 일정 수준을 벗어나는 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원금손실을 볼 수도 있다. H지수는 현재 9981.12로 연고점인 1만1848.98(4월 17일)보다 16% 가까이 내렸다. 원금손실이 생기는 구간은 발행일 지수 대비 35~50% 하락한 수준이다. ELS를 올해 상투에 샀다면, H지수가 7700선(연고점 대비 -35%)보다 더 떨어질수록 원금손실도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럴 가능성을 낮게 본다. H지수가 단숨에 20% 이상 빠져 7700선으로 주저앉지는 않을 거라는 이야기다. 금융감독원도 얼마 전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H지수는 2018년 말과 비교하면 아직 2.7%가량 빠졌을 뿐이고, 원금손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H지수 하락으로 ELS 조기상환은 한동안 어려워 보인다. 그래도 전체 ELS 가운데 H지수를 좇는 상품만 70%에 가까운 상황은 개선해야 하겠다. 2015년 하반기에도 H지수 추락으로 똑같은 지적을 받았었다.

ELS는 연 4∼6%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원금손실 가능성도 있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부르는 이유다. 은행권에서 마치 원금보장형 상품처럼 팔아 번번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와 홍콩 주식시장은 2010년 이후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다"며 "과거 H지수 추락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홍콩 시위로 H지수 조정이 더 길어질 수 있다"며 "그러나 홍콩 달러화 매력이 커지고 있고, 알리바바가 홍콩 주식시장으로 이전상장한다는 호재도 있다"고 전했다.

홍콩 사태가 악화될수록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 우리나라 제품을 세계에서 넷째로 많이 사주는 나라가 홍콩이다. 한국무역협회와 코트라는 2018년 홍콩을 상대로 한 무역액을 480억 달러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수출액만 460억 달러(약 56조원)에 달했다. 홍콩으로 수출하는 제품은 대부분 중국으로 재수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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