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SOS’ 요청에 정용진 반전카드는 ‘자사주 매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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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9-08-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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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50억원에 90만주 매입 “주주가치 제고”…1兆 규모 자가점포 매각

  • 자사주 매입 발표후 확실한 ‘캐시카우’ 입지 다지기 위한 포석

창립 이래 첫 분기 적자 충격에 빠진 이마트가 반전 카드로 ‘자사주 매입’을 꺼내들었다. 또 ‘세일 앤 리스백(Sales and Lease back)’ 방식의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재무 건전성 강화에 나선다. 

이마트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발행주식 총수의 3.23%에 해당하는 자기주식 90만주를 949억5000만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 기간은 14일부터 11월 13일까지며 장내매수를 통해 자사주 매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마트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2011년 ㈜신세계에서 기업 분할을 통해 별도 상장한 이후 처음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석유선 기자 stone@]


이마트는 최근 회사 주가가 실제 기업 가치보다 과도하게 하락하면서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초 30만원대이던 이마트 주가는 올 들어 20만원선으로 떨어졌고 12일 10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부터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쿠팡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와 새벽배송을 무기로 한 마켓컬리 등의 공세로 인해 대형마트 특히 이마트의 위기감은 컸다. 올 들어 본격 가동한 신세계 온라인통합몰 SSG.COM(쓱닷컴)이 뒤늦게 이커머스 대열에 합류했지만, 아직은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은 회사의 미래 실적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라며 “앞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기존점 리뉴얼, 수익성 중심의 전문점 운영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주주이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마트의 자사주 매입 공시가 발표되면서, 당일 주가는 장중 한때 11만3000원까지 오르며 반등했다. 이는 전날 종가 대비 7.11%(7500원) 오른 것이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대주주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지난 3월 27일부터 4월 4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이마트 주식 14만주를 약 241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마트는 자사주 매입과 함께 점포 건물을 매각한 후 재임차해 운영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의 자산유동화도 새로운 카드로 내놨다. 이를 위해 이날 오후 KB증권과 10여개 내외의 자가점포를 대상으로 자산유동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재 이마트 점포 142개 중 121개, 트레이더스는 16개 중 14개 등 전체의 85% 건물이 임차가 아닌 자가점포다.

자가점포는 임대료 부담이 없고 언제든 매장운영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부동산보유세(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담으로 재정 건전성에 악재가 되고 있다. 올해 이마트의 부동산보유세는 84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0억원 늘었다. 올 2분기 이마트의 연결 영업손실이 299억원에 종부세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자산유동화를 하게 되면, 자가점포 보유에 따른 세금 부담을 줄이는 한편 불필요한 차입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마트는 주관사인 KB증권과의 협의를 통해 자산유동화 대상 점포를 선정한 후 투자자 모집 등 연내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자산유동화 대상인 부동산 자산 규모는 약 1조원이다. 이마트 계획대로 10여개 자가점포를 매각할 경우 1개당 100억원 규모로, 대부분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소규모 점포가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마트는 현금 부족 문제로 자산 유동화에 나선 것이란 아니란 입장이다. 실적 개선을 위한 취지가 가장 크며, 매각으로 확보된 자금은 재무 건전성 확보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점포를 매각한 이후에도 점포들을 10년 이상 장기간 재임차해 사용하게 된다”면서 “기존 점포운영은 자산유동화와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올 2분기 첫 적자를 기록, 시장의 저평가를 불식 시키기 위해 신속하게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마트가 여전히 신세계그룹의 최대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임을 시장에서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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