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일본 악재' 아랑곳없이 반도체주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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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원 기자
입력 2019-07-1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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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외국인 투자자는 우리 주식시장에서 번번이 한발 빨랐다. 요즘 꽂힌 종목은 '반도체 빅2'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우리나라로 수출하는 반도체 소재를 틀어막으려는 일본에도 아랑곳없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7월 들어 이날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7677억원과 2805억원, 모두 1조482억원 순매수했다. 반대로 개인과 기관은 두 주식을 각각 9772억원과 710억원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어닝쇼크에 일본발 악재까지 겹친 마당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어떤 종목보다 많이 담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1년 만에 56% 넘게 줄었다. SK하이닉스는 이보다도 크게 뒷걸음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일본이 수출 심사를 지연시키면 도리어 반도체주 수익성을 개선할 거라고 말한다. 실제로 반도체 감산 전망이 나오면서 메모리 가격이 뛰고 있다. PC에 가장 많이 쓰이는 DDR4(8Gb) 메모리 가격은 최근 일주일 사이 8% 가까이 상승했다. DDR3(4Gb) 가격도 13%가량 올랐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현물값이 1년 7개월 만에 상승했다"며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지는 않았지만, 스마트폰과 PC를 중심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업체가 일본을 의식해 미리 재고 쌓기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본에서 수출을 틀어쥐려는 고순도 불화수소(반도체 핵심 소재)를 상당 기간 버틸 수 있게 챙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제한하면 삼성전자가 새 먹거리로 삼은 비메모리 부문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은 단기적으로 메모리 공급과잉 해소와 가격 반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일본 기업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한·일 무역분쟁이 길어질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15% 안팎에 불과한 반도체 소재 국산화율을 높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론도 여전히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을 의식하느라 신규시설 투자나 반도체 주문을 줄이고 있다"며 "반도체가 바닥을 쳤는지 확인하려면 앞으로도 1~2분기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오름세를 본격적인 수요 회복에 따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아직 재고도 많이 남아 있어 중립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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