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직원들 “공장철수 발표에 비통”…서울에 숨은 제니 정 한국얀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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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19-07-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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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산업2부 기자[아주경제DB]

“지난해 6월 갑작스런 공장철수발표를 접한 전 직원들은 비통함을 금치 못했습니다”

최근 한국얀센 향남공장 철수 관련 기사를 보도하고 뜻밖의 이메일을 받았다. 한국얀센 본사관계자로부터 화성시 소재 향남공장 철수소식은 들었지만, 고용승계 등의 프로그램을 착실히 준비해왔다고 설명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일을 보낸 현지 직원의 말은 달랐다. 그는 “결정되지 않은 미래, 고용승계에 대한 불안감으로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사실 한국얀센이 향남공장 철수에 대한 마땅한 대비책이 없음은 일정 부분 짐작하고 있었다. 취재 과정에서 수차례 고용 승계 등에 대해 본사 측에 문의했지만 담당자 부재를 이유로 회신을 주지 않았다. 한국얀센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을 감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이 같은 메일을 받으니 씁쓸함이 더 커졌다.

다른 한국얀센 관계자는 “35년간 일궈온 공장을 하루 만에 접어버렸다”고 탄식했다. 한국얀센 측의 철수 이유는 향남공장 직원들의 복잡한 심경과 달리 간단했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 거점을 차츰 줄여간다는 본사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

더욱 아쉬운 것은 리더십의 부재였다. 이럴때 최고경영자(CEO)의 말 한마디가 천금의 가치를 지닐 수 있지만 직원들을 감싸줄 제니 정 대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서울 본사 직원들과 소통에 적극적이라는 제니 정 대표가 왠일인지 향남공장에 내려오는 일은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본사도 지역 직원들의 고용보장보다 제니 정 대표 이미지 사수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향남공장 동료들의 아픔은 서울 본사와 거리 60㎞만큼이나 온도차가 느껴졌다. 서울본사에 향남공장 대책을 물을 때면 “글쎄”하고 머리를 긁적였다.  

제니 정 대표는 지금이라도 향남제약산업단지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생산거점 철수라는 기업논리 속에서도 현장에서 존슨앤존슨이라는 자부심으로 땀 흘려 일하는 직원들을 보듬는 것이 비겁함을 최소한이라도 덜어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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