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신조어] 신입이 사라졌다 '고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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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기자
입력 2019-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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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다니던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서 신입사원을 뽑게 된 J 회사. 면접을 통해 뽑힌 신입사원 A씨에게는 바로 업무가 주어졌다. 그렇게 하루가 지난 다음 날. 출근 시간이 지나도 A씨가 출근을 하지 않아 다른 직원이 연락했지만 '없는 번호'라고 뜰뿐 연락이 닿지 않는다. 이렇게 신입사원은 출근 하루 만에 바람처럼 사라지고 만다.


앞에서 언급한 예처럼 어떠한 예고 없이 유령처럼 사라져버리는 행위를 두고 '고스팅'이라고 한다. '고스팅(ghosting)'은 마치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는 사람들을 '유령(Ghost)'에 빗대고, 이 단어에 '~ing'를 붙여 만들어진 신조어다.

원래 고스팅이라는 단어는 연인 사이에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리는 행위를 의미했다. 하지만 직장이나 조직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을 크게 늘자 현재는 취업 시장 신조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기업들은 고스팅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글로벌 인력회사 로버트 하프에 따르면 2017년 대비 2018년 고스팅 현상이 무려 10~20%나 증가했다. 

고스팅이 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사회생활 경험이 전혀 없거나 짧은 요즘세대들은 이러한 과정도 번거롭고 불편하다. 결국 출근하지 않은 채 손쉽게 연락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퇴사 의사를 밝히는 것. 또한 '워라밸' 등 자신의 삶을 중요시하는 세대인 만큼 직장에 애정을 두지 않고, 고스팅을 해도 '회사가 이상한 것'이라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자기중심적인 심리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고스팅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어렵게 잡은 기회마저 포기하고 죽을 만큼 싫은 취준생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면접 당시에 들었던 수많은 미사여구와는 전혀 다른 근무 환경과 근로 조건 등 이유로 하루 만에 직장에 나가지 않게 됐다는 이들도 많다. 회사라는 ‘갑’ 앞에서 취준생에 불과한 ‘을’이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퇴사 밖에 없는 것이다.

빈번하게 고스팅이 일어나고 있는 회사라면 다시 한번 객관적인 시각으로 회사를 판단해보자. 면접에서 이야기했던 처우와 급여, 근무환경은 약속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상명하달 식 군대 같은 조직문화로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이제는 직원도 회사도 모두 함께 윈윈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많은 경영자가 깨닫길 바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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