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기술표준 협회도 '화웨이 보이콧'...SD카드·와이파이 이어 블루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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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5-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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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 '타격'…연내 출하량 최대 24%↓

미국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재로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기술표준 협회에서도 잇달아 화웨이를 '보이콧(배제)'하고 나서며 화웨이에 적지않은 타격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화웨이가 최근 디지털 기기용 메모리카드 표준을 제정하는 SD연합 회원사 명단에서 제외된 데 이어 무선 인터넷인 와이파이 산업표준을 규정하는 와이파이동맹(Wi-Fi Alliance)에서도 일시적으로 회원자격이 중단됐다. 일각에선 근거리 무선 통신 규격인 블루투스 동맹(블루투스 SIG)에서도 화웨이가 배재될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이는 모두 지난 16일 미국 상무부가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에 거래 제한 조치를 내린 직후 나온 움직임이다.

일본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와이파이동맹 대변인은 최근 이메일 성명을 통해 "화웨이 회원자격을 완전히 박탈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상무부의 명령을 준수할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화웨이의 와이파이동맹 회원자격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무선 인터넷 기술을 인증해주는 와이파이 동맹 본사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텔, 애플,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IT업체가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IT전문매체인 안드로이드 오토리티는 일시적인 회원 자격 중단인만큼 이는 화웨이가 와이파이를 탑재한 제품을 생산하거나 사용하지 못함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와이파이 기술 발전에 있어서 화웨이가 예전처럼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메모리 SD카드 표준협회인 SD협회도 미국 상무부의 명령에 따라 화웨이를 회원사 명단에서 아예 삭제한다고 발표했다. SD협회는 2000년 파나소닉, 샌디스크, 도시바 등 메모리 카드 제조업체 3사가 표준 제정을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로,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소재하고 있으며, 회원사는 100여개가 넘는다.

화웨이는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SD카드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소비자는 계속해서 해당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화웨이가 입을 타격은 적지 않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IT매체인 안드로이드 폴리스는 미국 워싱턴주에 위치한 블루투스 기술동맹도 화웨이의 회원사 자격에 제재를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블루투스 기술 동맹의 인증을 받지 못하면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앞으로는 블루투스를 이용한 무선 이어폰·마이크는 물론, 스마트 헬스용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 가전, 스마트 시계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홍콩 명보는 이는 화웨이 스마트폰이 앞으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지원받지 못하게 된 데 이은 또 하나의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강력한 제재를 가하면서 화웨이는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다. 미국 퀄컴·구글·인텔·MS와 영국 ARM 등 민간 기업들은 이미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주요 ICT 기술표준 협회마저 화웨이를 배제하면서 화웨이의 글로벌 경쟁력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25일 전문가들 분석을 인용해 미국의 대 화웨이 제재가 계속되면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 4~24%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1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이 19%로 애플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출하량은 1년 전보다 50% 늘었고, 1위 삼성(23.1%)과의 점유율은 차이는 4.1%포인트로 바짝 좁혔다.

화웨이는 이미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이마 안드로이드와 호환되는 자체 OS인 '훙멍'을 개발하는 한편, 산하 계열사인 반도체 설계회사 하이실리콘과 중국 내 공급망을 확충하는 '플랜 B'를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대변인은 최근 성명에서 "화웨이는 글로벌 모든 협력파트너와 기구와의 관계를 중시하며, 그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이러한 상황이 해결될 것이라 희망하며, 현재 최상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24일(현지시각)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국가의 힘을 동원해 중국 민영기업인 화웨이를 탄압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치를 동원해 중국 기업과 인민, 국가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만약 형세가 불리하게 흘러가면 이른 시일 내에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음도 시사했다. 추이 대사는 “중국 정부는 미국과 무역협상 합의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반격조치도 준비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화웨이 매장 밖에서 한 여성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제재가 계속된다면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작년 2억580만 대에서 올해 1억5천600만 대, 내년 1억1천960만 대로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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