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대중화, 어디쯤 왔나] ① 골프는 귀족 스포츠? 이제는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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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9-05-2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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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에서 골프는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웬만한 동네마다 골프장이 있어 이용도 쉽고 비용도 저렴하다. 서양 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골프 저변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일본이나 동남아로 골프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값싼 비용에 골프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마지막 날 수원CC 18번 홀에 몰려든 구름 갤러리 모습. 사진=KLPGA 제공]

하지만 한국에서 골프는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각박한 삶에서 여유 있는 사람이나 즐기는 스포츠로 치부된다. 유명인들이나 공직자들은 골프를 치는 것 자체로 따가운 시선을 받곤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말과 휴일에 골프장을 수시로 들락거리는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낯선 풍경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서도 골프 대중화 바람이 불고 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골프를 즐기는 분위기다. 해마다 골프 인구는 늘고 있고, 골프장도 꾸준히 증가세다. 특히 20~30대 젊은 층 골프 인구의 대거 유입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웬만한 동네마다 골프장이 있는 미국과 비교하면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에서 눈 돌리면 보이는 스크린골프의 폭발적인 인기는 새로운 골프 문화를 만들고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한국의 골프 열기는 어느 정도일까. 대한골프협회가 발표한 2017년 한국골프지표에 따르면 골프 인구는 636만 명으로 집계됐다. 일본생산성본부는 같은 해 일본의 골프 인구를 670만 명으로 발표했다. 일본 인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한국이 2200개가 넘는 골프장이 있는 일본의 인구와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한국의 골프장은 500개 남짓으로 일본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골프 인구 계산법에서 생긴 차이다. 일본은 실제로 골프장에 한 번이라도 나가서 골프를 친 사람을 골프 인구로 집계한 반면 대한골프협회는 골프장, 실내외 골프 연습장, 스크린골프장 등에서 한 번 이상 골프를 친 사람을 기준으로 삼았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미국과 일본의 골프 인구 집계 기준으로 바꿀 경우 한국의 골프 인구는 387만 명으로 추산했다.

이 또한 결코 적지 않은 골프 인구라는 지적이다. 한국의 골프장 수는 2017년 기준 520개소로 미국의 3.5%, 일본의 23.0%에 불과하지만, 한국의 골프장 이용객 수는 3625만 명으로 미국의 8.0%, 일본의 42.4%에 달한다. 18홀 당 이용객 수도 한국이 6만9164명으로 미국과 일본의 두 배에 이른다. 특히 한국 골프 인구는 약 10년 사이 2.5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한골프협회에서 발표한 월 평균 골프 지출 비용도 감소세다. 2007년 43만원에서 2017년 33만원으로 줄었고, 1인당 1회 골프장 라운드 비용도 2007년 28만원에서 2017년 21만원으로 감소했다. 회원제 골프장의 퍼블릭 전환도 골프 대중화를 거들고 있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은 2018년 말 기준 526개소 가운데 대중제 골프장이 314개소로 회원제 골프장 수보다 78.4%나 많다.

최근 한국의 골프 문화도 급변하고 있다. 다양성에서 미국, 일본과 차이가 크다. 스크린골프가 빠르게 젊은 층에 퍼지면서 필드를 나가기 전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중장년층 여성들을 중심으로 스크린골프가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골프 동호회 수도 밴드와 SNS 등을 통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대한골프협회가 집계한 국내 골프 인구는 사실상 필드로 나갈 준비생인 잠정적 골프 인구로 계산해도 무방하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골프가 중산층이 즐기는 대중 스포츠라는 사실은 통계로 나타난다”며 “정부 정책과 골프 업계가 골프가 충분히 대중화됐다는 점을 인식하고 정책과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프가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은 이제 옛말이 되어 가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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