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노무현의 길 가려한다”…서거 10주기 추도식 엄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도형 기자
입력 2019-05-23 15:5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노무현이 걸었던 길은 국민통합의 여정…우리가 해야 할 몫”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엄수됐다. ‘새로운 노무현’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추도식엔 당·정·청 인사들이 총집결, 내년 총선을 위한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영부인 김정숙 여사,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여야 지도부 등이 참석했다.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 대신 조경태 최고위원이 자리했다. 다만 모친상을 당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재판 중인 김경수 경남지사 등은 불참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맡았던 문희상 국회의장, 대선 후보 및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맡았던 이낙연 국무총리는 차례로 단상에 올라 ‘새로운 노무현’의 길을 가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문 의장은 “노무현이 걸었던 그 길은 국민통합의 여정이었다. 당신께선 지역주의와 분열의 정치에 단호했다”며 “19년 전 지역주의에 맞섰던 바보 노무현이 남긴 낙선소감 앞에서 이분법에 사로잡힌 우리의 정치는 한없이 작고 초라해질 뿐”이라고 했다.

문 의장은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 이제 노무현의 꿈을 향해 다시 전진하겠다”며 “우리는 지난 10년을 통해 잠시 멈출 수는 있어도 결국 역사는 진보한다는 명제가 참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했다.

문 의장은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노무현을 찾으려 한다”며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이건만 정치는 길을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하늘에서 도와달라고, 지켜봐달라고 말씀드리지 않을 것이다. 이 길은 이제 남아 있는 우리가 해야 할 몫”이라고 했다.

이 총리는 “대통령님의 생애는 도전으로 점철됐다. 그 도전은 국민과 국가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었다”며 “그들은 대통령님 자체를 수용하지 않으려 했다. 그들은 대통령님을 모멸하고 조롱했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대통령님의 좌절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아픔을 주었다. 가장 큰 고통은 세상의 모멸과 왜곡으로부터 대통령님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자책이었다”며 “고통은 각성을 주었다. 대통령님 퇴임 이후의 전개는 그 각성을 더 깊게 했다”고 했다.

이 총리는 “대통령께서 꿈꾸시던 세상을 이루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그래도 저희들은 그 길을 가겠다”며 “대통령님을 방해하던 잘못된 기성질서도 남아 있다. 그래도 저희들은 멈추거나 되돌아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씨는 인사말을 통해 “아버님은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신념으로 정치적 삶을 채우셨다”며 “깨어 있는 시민, 그들의 조직된 힘에 대한 믿음은 고인께서 정치를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신조였다”고 했다.

노씨는 특히 이날 참석한 부시 전 대통령에게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일이지만, 아버님께선 항상 부시 전 대통령의 지적 능력과 전략적 판단에 감탄하시곤 했다”며 “짚어야 할 것은 반드시 짚고 전략적 핵심 사안을 놓친 적이 없다며 경탄하신 것을 제게 개인적으로 말씀해 주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분은 재임기간 중 참으로 많은 일을 일궈냈다. 한·미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발전됐다”며 “여기까지 와주셔서 우정과 추모의 표시를 해주신 데 대해 유족을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전달한 부시 전 대통령은 “저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강력한 지도자의 모습을 그렸다”며 “그 목소리를 내는 대상은 미국의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다. 노 전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모든 일도 마다하지 않으셨고 목소리를 내셨다”고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물론 의견 차이는 있었지만 그런 차이점들은 한·미동맹에 대한 중요성, 그리고 공유된 가치보다 우선하는 차이는 아니었다”며 “우리는 이 동맹을 공고히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추도식을 마친 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김 여사, 여야 지도부 인사들은 사저로 이동해 환담을 나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 해, 새로운 노무현을 시작하는 해로 선포를 했다”며 “노무현재단과 민주당이 함께 모든 추도행사부터 올해 기념행사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노 전 대통령 묘역 일대를 찾은 시민들이 게시판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