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냐 대화냐…긴장 고조되는 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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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박은주 기자
입력 2019-05-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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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등 주요국 이라크서 자국민 철수 권고 등

  • 트럼프 "미국 위협하면 이란은 공식적 종말 맞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공식적인 종말(the official end)"을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만약 이란이 전쟁을 원한다면, 이란은 공식적 종말을 맞게 될 것이다. 미국을 다시는 위협하지 말라!"고 올렸다. 

최근 중동 지역에 미군 군함이 추가로 배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 같은 발언에 외신들은 중동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트위터 게시글)은 최근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자제해온 분위기에서 (강경한 쪽으로) 톤이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적 개입에는 반대하면서도 핵개발은 긴급한 예외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핵 개발을 재개할 징조가 보일 경우 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해군은 이날 에이브러햄 링컨항공모함 전단과 키어사지 강습상륙함 부대가 지난주 아라비아해에서 공동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군은  B-52 폭격기, 지대공 요격미사일 패트리엇 포대, F-35A 전투기편대 등을 페르시아만 일대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중동 지역에 미군 12만명을 파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이 중동에서 전력을 키우는 가운데, 이란의 발언도 나날이 강경해지고 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이날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도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국가를 방어하는 모든 분야에서 준비는 끝났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모두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미국과 중동지역 주요국들이 이란과 이라크에서 자국민 철수를 권고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는 비상인력을 제외한 이라크 주재 직원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고, 미국 석유업체 엑손모빌은 이라크 남부 유전지대에서 자사 직원 전원을 철수시켰다. 

2015년 이란 핵협정으로 회복되는 듯했던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악화일로를 걸었다. 미국은 핵협정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부활시켰다. 이란은 핵협정 의무사항을 따르지 않고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우라늄 농축 수준 제한도 지키지 않겠다고 맞불을 놓아 갈등을 심화했다.

이달 초 페르시아만의 한 항구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원들이 완전 조립된 미사일을 소형선박에 싣는 모습이 포착된 것도 미군이 중동 군사력을 증강하는 촉발제가 됐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안보 관리들이 이를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을 공격하기 위한 준비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20일 "이라크에서 일하는 교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면서 "유사시에 이라크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하면 유기적으로 신속하게 철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라크를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했지만, 현재 특별허가를 받은 한국 국민 1500여 명이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현지에 체류 중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14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란 각료들에게 이란과 미국의 대결은 군사적 충돌보다는 의지의 시험이라면서 "미국과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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