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훈 기자의 해외주식 '톡']​ 지구를 살리는 식물성 고기...'비욘드 미트'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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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19-05-1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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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쉽게 속으리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진짜 닭고기의 맛과 질감이었다. 육류 대용품이 아닌 음식의 미래를 경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비욘드 미트(Beyond Meat)'를 경험하고 남긴 후기다. 식물성 원료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100% 식물성 고기를 만드는 푸드테크 기업인 비욘드 미트는 빌 게이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많은 유명인사가 극찬한 스타트업이다.

비욘드 미트는 채식주의자이자 동물 애호가인 이던 브라운 최고경영자(CEO)이 2009년 창업했다. 어린시절 농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그는 동물 대량 도축 시스템 등에 문제 의식을 품었고, 사람들의 식습관을 바꾼다는 비전을 세우고 사업을 시작했다.

비욘드 미트는 건강 뿐만 아니라 실제 고기와 비슷한 식감과 향을 내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유명해지게 된 계기도 실제 치킨과 구별할 수 없어 발생한 마트 리콜 사건 때문이다.

2014년 미국 식료품 유통업체 홀푸드마켓은 비욘드 미트가 만든 닭고기 대체품 '치킨스트립'을 일반 치킨샐러드와 같이 판매했다가 뒤늦게 리콜했다. 이는 진짜 닭고기와 구분하기가 힘들만큼 맛있다는 입소문을 냈고, 회사 매출의 증가로 이어졌다.

국내에서도 동원 F&B가 독점 계약을 맺고 지난 2월부터 인터넷과 마트 등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227g 한 팩에 1만1900원으로 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출시 1달 만에 1만팩이 넘게 팔리며 인기를 입증했다.

비욘드 미트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건 전세계적으로 커진 채식 시장 때문이다. 비단 한국만 보더라도 채식인구는 급증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채식 인구는 100만~150만명으로 지난 2008년(15만명) 대비 10배 가량 늘었다. 완전 채식은 아니지만 주 2~3회 채식을 하는 간헐적 채식주의자와 건강을 위해서 고기 소비를 줄이려는 사람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 신선한 식재료를 오후 11시까지 주문하면 아침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건강한 음식을 먹으려는 열망이 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비욘드 미트]


비욘드 미트는 지난 3일 미국 주식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상장했다. 상장 첫날 163% 급등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37억 달러(약 4조3500억원)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8790만 달러(약 1000억원)의 40배를 넘어선다. 시장에서 식품 기업이 아닌 실리콘밸리 IT 기업처럼 환호를 보낸 것이다.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미래 식품'으로서 가치를 높게 평가받은 것이다.

정크푸드 대명사인 햄버거 업체도 채식 열풍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먼저 버거킹은 지난달 대체육 생산 스타트업인 '임파서블 푸드'와 손잡고 식물성 고기를 이용한 와퍼를 출시했다. 이에 눈치를 보고 있는 맥도날드도 독일에서 채식 버거 판매를 시작하면서 반응을 살피고 있다.

"우리는 지구를 살리는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믿는다"는 비욘드 미트의 미션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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