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속 이야기] '미역'의 숨겨진 효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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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희 기자
입력 2019-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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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미역을 좋아한다. 평소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미역을 먹지만 특히 산모가 아이를 낳으면 미역국을 끓여 먹는다. 

우리가 이토록 미역을 즐겨 먹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예로부터 미역이 몸에 좋다는 속설을 믿어 왔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익은 ‘성호사설’에 “미역은 산모에게 신선의 약만큼이나 좋다”고 적었다. 또 조선시대 여성들의 풍습을 기록한 ‘조선여속고’에는 “산모방의 남서쪽에서 쌀밥과 미역국을 세 그릇씩 장만해 삼신상을 차려 바쳤는데 여기에 놓았던 밥과 국을 산모가 모두 먹었다”고 기록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에도 미역이 나온다. 책에는 “옛날 어부가 물가에서 헤엄을 치다 새끼를 갓 낳은 고래가 물을 삼킬 때 함께 빨려들어갔다. 고래 배 속으로 들어가 보니 배에 미역이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갓 출산한 고래의 오장육부에 나쁜 피가 가득 몰려 있었지만 미역 때문에 모두 정화되어서 물로 바뀌어 배출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미역이 산후의 보약임을 알게 되었고 이후 아이를 낳고 미역을 먹는 것이 우리의 풍속이 되었다고 한다”고 적혀 있다.

미역은 열량이 낮아 살을 빼려는 사람에게 좋다. 미역에 풍부한 히스타민 성분은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칼슘도 풍부해 뼈와 관절을 튼튼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미역 내의 미끈미끈한 점질 성분인 ‘알긴산’은 장에서 당 물질과 젤을 형성, 당의 흡수를 지연시켜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 알긴산은 소화·흡수가 잘 안 되고 배설되므로 변비 해결에도 효과적이다.

미역은 달걀·고기 등 단백질 식품과 함께 먹으면 효능이 더 좋다. 미역 자체에는 단백질이 없어, 단백질의 흡수와 대사·소화를 돕기 때문이다. 미역은 오이와도 잘 어울린다. 특히 여름철에 미역과 오이를 같이 먹으면 갈증을 해소하고 몸의 열을 떨어뜨리는 데 효과적이다. 미역초무침을 할 때도 오이를 소금에 살짝 절여 짠 후 함께 무치거나 오이미역냉국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단, 생미역은 중금속과 같은 나쁜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해독 효과가 뛰어나지만 나트륨 함량이 높아 조리하기 전에 물에 충분히 담가 짠맛을 없애야 한다. 생미역은 전체적으로 짙은 녹색을 띠고 잎이 두껍고 손으로 눌렀을 때 탄력감이 느껴지는 것이 좋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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