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테크] 산둥성의 '백일몽'…실리콘밸리서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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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진 기자
입력 2019-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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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회의 플랫폼 기업 ‘줌(ZOOM)'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줌의 주가는 공모가에서 72.22% 급등한 주당 62달러에 마감했다. 창업자 에릭 위안(Eric Yuan) 줌 최고경영자(CEO)가 보유한 주식 22%는 35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아 단숨에 억만장자가 됐다.

억만장자가 된 위안 CEO는 중국 산둥성에서 태어나 학교도 산둥과학기술대학교를 졸업했다. 산둥성 토박이인 그가 어쩌다 실리콘밸리에서 IT기업을 세웠을까?

위안 CEO는 대학생 시절 다른 도시에 사는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10시간이 넘는 기차 여행을 떠나야 했다. 이때마다 여자친구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누는 원격 기술이 있으면 좋겠다고 상상했다. 당시 인터넷을 몰랐던 그는 훗날 "백일몽 갔던 상상이 결국 줌의 기초가 됐다"고 회상했다.

1994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연설을 우연히 듣게 된 위안 CEO는 인터넷의 가능성을 직감하고 미국행을 택했다. 위안 CEO는 2년 동안 9차례의 미국 비자 발급 신청 끝에 1997년 겨우 실리콘밸리로 입성할 수 있었다.  

위안 CEO는 지난 1월 블로그 플랫폼 미디엄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인터넷이 미래의 물결이라 생각했다. 실리콘밸리는 인터넷 열풍이 불었지만, 중국에선 생소한 개념이었다"며 미국행을 선택한 이유를 소개했다.
 

줌의 창립자 에릭 위안 [사진=연합뉴스]

실리콘밸리에 터전을 잡은 위안 CEO는 '웹엑스(WebEx)'라는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기술직으로 일했다. 2007년 시스코에 합병된 웹엑스에서 위안 CEO는 시스코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까지 올라갔다. 시스코를 퇴사한 그는 2011년 40명의 동료와 함께 줌을 창업하고 화상 회의 플랫폼을 개발했다. 줌의 플랫폼은 기업, 교육, 진료, 상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줌의 기업문화도 존경받고 있다. 미국 최대 직장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는 올해 최고 IT기업으로 줌을 지목했다. 지난해엔 위안 CEO가 가장 인기 있는 미국 CEO 1위에 뽑히기도 했다.

위안 CEO는 실리콘밸리에 대해 "세상의 문제를 고치려는 사람들의 공동체이자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예찬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기 위해 30차례도 넘게 비자를 신청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위안 CEO와 줌의 이야기를 알아갈수록 실리콘밸리에 대해 부러움만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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