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北에 "카자흐 경제성장 배경엔 핵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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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04-2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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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22일 카자흐 초대 대통령과 '카자흐 비핵화 모델' 공유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나자르바예프 센터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초대 대통령을 면담하고 한반도 비핵화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비핵화를 이끌고 계신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께 경의를 표한다. 전 세계가 초대 대통령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핵을 내려놓고 경제를 선택하는 게 국민을 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금 카자흐스탄의 GDP(국내총생산)가 중앙아시아 전체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이런 높은 경제 성장 배경에는 자발적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포기하고 경제 성장을 선택한 초대 대통령의 결단력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통찰력 있는 결단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추구하는 한국에 영감을 줬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에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지속해서 지지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평화프로세스가) 성공할 때까지 관심·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나자르바예프 센터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비핵화는) 단순하지만 고귀하고 좋은 것"이라며 "우리는 핵을 포기하면서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비핵화를) 지연하면 힘들어진다"며 "오늘 인류가 결정해야 할 것은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며, 우리는 국제무대에서 같이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께서 남북관계에서 어려운 과제를 용감하게 시작했다. 저는 모든 면에서 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이날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이 한반도 비핵화에 유익한 참고가 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구소련으로부터 승계받은 전략핵탄두 1410기와 ICBM 등 당시 세계 4위 규모의 핵무기를 포기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참모들로부터 이런 내용의 이른바 '카자흐스탄 비핵화 모델'을 보고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과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향후 이같은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을 깊이 있게 검토하기 위해 양국 전문가 간 협의를 장려할 계획이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또한 "화력발전소를 짓기로 했는데 환경적 관점이 달라져 그 자리에 원전을 건설할 생각"이라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한국이 원전을 짓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은 40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높은 실력과 안정성을 보여줬다"며 "카자흐스탄이 추진하면 한국 참여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또 "지금 (우리가 한국으로부터) 40억 달러 투자까지 유치한 것도 좋지만 더 큰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면 한다"고 거듭 밝히며 "우리는 중국으로도, 카스피해 쪽으로도 철도가 개설됐는데 우리를 통하면 유럽으로 갈 수 있다. 이 분야에서도 큰 협정을 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평화가 구축돼 남북철도가 해결되면 중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연결되면서 남북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면담 후 문 대통령을 나자르바예프 센터 내 비핵화 이니셔티브 전시실로 안내하고 전시된 사진과 자료를 직접 소개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등과 함께 대통령궁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2일(현지시간) 누르술탄 대통령궁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함께 국빈오찬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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